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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증의 시간, X파일 둘러싼 썰전

‘검사 윤석열’ 행적 정조준…여권發? 황교안發?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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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공개 행보를 펼쳤다. 검찰을 떠난 이후 석 달 동안 정치를 하는 것도, 하지 않는 것도 아닌 ‘신비주의 행보’가 길어지자 언론은 물론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간보기 정치’라는 비판이 커졌다. 측근을 통해서만 메시지를 내놓던 윤 전 총장은 6월9일 부랴부랴 공식석상에 얼굴을 비췄고, “국민의 기대와 염려를 알고 있다…지켜봐 달라”며 입을 열었다. 

 

이날 발언을 두고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권 수업’이 한창이던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도덕성 검증 국면도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여의도 정가에는 벌써부터 ‘윤석열 X파일’을 둘러싸고 온갖 설(說)이 돌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은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간보기 정치’ 비판 커지자 공식석상 등장…사실상 정치 선언
여의도 정가엔 벌써부터 ‘윤석열 X파일’ 둘러싸고 온갖 說·說
송영길, 일찍이 ‘윤석열 파일’ 거론…도덕성 검증 신호탄 쐈나?

 

▲ 야권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월9일 처음으로 공개 행보를 펼쳤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지난 3월 검찰을 떠난 후 ‘측근발(發) 메시지’만 내놓던 윤 전 총장이 6월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에 나타난 것.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지 석 달 가까이 이른바 ‘측근들의 카더라’ ‘전언 정치’를 계속하면서 ‘안철수 간보기 정치 기시감’ 등 피로도가 커진다는 비판이 높아가자 몸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전 총장의 ‘너무 긴 잠행’과 관련,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치공학의 침묵으로 일관하지 말라”고 쓴소리를 날렸고, 유승민 전 의원도 “너무 숨어서 간보기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뛰어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말하며’ 정치 데뷔


윤 전 총장이 이날 행사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기자들의 질문이 쇄도했고, 자연스레 ‘스스로 말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시기와 관련해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면 차차 아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것을 저희가 다 경청하고 알고 있다”며 “지켜봐 주길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지켜봐 달라”는 윤 전 총장의 이날 발언을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로 해석했다.


그렇다면 ‘정치인 윤석열’은 과연 정치를 할 준비가 돼 있을까?


이날 윤 전 총장의 발언과 행동을 두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첫 공식 등장에 현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벌어졌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연호가 쏟아지는 한편 반대편에서는 ‘윤석열 구속하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 수십 명은 물론 유튜버들까지 그를 향해 뛰어들자 윤 전 총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빠르게 퇴장했다.


윤 전 총장이 이날 가장 길게 내놓은 메시지는 우당 이회영 선생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그는 행사 참석 배경에 대해 “제가 어른들께 어릴 적부터 우당의 그 삶을 듣고 강렬한 인상을 많이 받아왔다”고 했다.


그는 “우당과 (그) 가족의 삶은 엄혹한 망국의 상황에서 정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생생하게 상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은 “한 나라는 어떤 인물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존재 드러난다”며 “이 우당 선생의 기념관 개관은 아주 뜻깊고 대단히 반가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반면 ‘장모의 구형’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 구축’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등 예민한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침묵으로 일관했다.

 

윤석열 혹독한 검증의 시간


어쨌든 윤 전 총장의 공식적인 발언과 행보는 대권 무대 등판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대권에 도전하려면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벌써 여의도 정가에는 ‘윤석열 X파일’이 등장했다고도 한다. 언론에도 관련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신지호 전 의원이 <주간조선>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파일에는 윤석열 검사가 수사하면서 특정 피의자를 친소(親疏)관계 때문에 봐주는 등 사건처리를 엄정하게 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심지어 재벌 비위 수사를 뭉갰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경향신문> 역시 5월31일자 신문에서 “여의도 정가 나돈다는 ‘검사 윤석열 파일’의 정체는” 제하의 기사에서 ‘윤석열 파일’을 거론하며 ‘검사 윤석열’의 행적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재벌 비위 수사를 뭉갰다”는 신지호 전 의원의 전언과 관련, “윤 전 총장이 뭉갰다는 ‘재벌 비위’ 수사의 예로는 윤석금 전 웅진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이 간여된 웅진플레이시티 의혹 관련이 거론됐다”면서 “윤석금 회장 관련은 증권가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테마주’로 오래전부터 주목받던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검사 윤석열 X파일’은 어쩌다 여의도에 떠돌게 됐을까.


<경향신문>은 국민의힘 인사의 말을 빌어 “그 답은 황교안”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 권력의 양대 축은 공안과 특수다. 그런데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이 양대 축이 무너졌다. 윤 전 총장은 주요보직에 특수부 측근들을 포진시키며 황교안 전 총리로 대표되는 공안부 라인을 몰락시켰다. 게다가 황 전 총리는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윤 전 총장을 징계한 당사자다. 당연히 윤 전 총장과 관련한 불만이나 정보가 모이는 것은 구(舊) 공안 라인이 될 수밖에 없다.”

 

송영길, ‘윤석열 파일’ 조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일찌감치 ‘윤석열 파일’을 거론하며 도덕성 검증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바 있다.


송 대표는 지난 5월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집회를 주도했던 개혁국민운동본부 주최 ‘개혁촉구 촛불문화제’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검찰개혁 같은 경우도 사실 제가 지금 다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동안 윤석열의 수많은 사건의 파일을 차곡차곡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윤석열은 8번 고시를 보고 9번째에 합격했는데 송영길은 한 번에 붙었다. 머리도 (제가) 더 크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적당히 되는 게 아니다. 하나씩 (윤 전 총장의) 자료를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6월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도 ‘윤석열 X파일’까지는 아니지만 “검증 자료를 모으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이 고난의 행군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송 대표는 “전날 우당기념관 개장식에서 윤 전 총장과 의례적인 인사를 나눴다”며 “누구든지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가 있지만 검찰총장을 했던 분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구속에 관여했고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된 사람을 자기 당의 대선후보로 모시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며 “국민의힘이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이회창씨 같은 경우 김영삼 정부에서 감사원장, 총리로 발탁됐지만 YS를 배신하고 나와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문 대통령의 발탁 은혜를 입었는데 배신하고 야당 대선 후보가 된다는 건 도의상 맞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한 진행자가 “윤석열 엑스파일을 정말 가지고 있느냐”고 묻자 “대통령이 되고자 하면 모든 요소에 검증을 받아야 되니 그런 차원에서 검증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보좌관을 임명할 때도 보좌관이 그동안 했던 SNS, 논문도 검토해 보는 것처럼 5000만 국민 생존이 걸린 자리인데 얼마나 검증을 해야 되는가”라며 “그런 의미”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지, 대통령이 되면 남북관계는 어떻게 풀어가고 경제문제는, 기후변화 문제 등 하나하나 의견을 밝혀야 된다”며 밖으로 나와 나라 운영에 대해 생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보험상품을 팔 때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팔면 나중에 사기, 설명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라는 예를 든 송 대표는 “대통령은 취소하기도 어려운데 미리 미리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충분히 자신의 상품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윤 전 총장을 압박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한 야당 의원과 만나 “책 잡힐 일이 있다면 시작도 안 했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신의 아내와 장모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 준 적 없다”며 큰소리를 쳤다. 자신이 없으면 나서지도 않았다는 이야기.


윤 전 총장이 침묵을 깨고 서울 남산에서 대선주자 데뷔를 마친 만큼 검증을 더 이상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스케줄이 빠듯한 대선 열차에 올라타려면 정치력도, 도덕성도 혹독하게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래저래 '윤석열 검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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