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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산업 거짓말에 속지 않고 건강하게 잘 먹는 법 깜짝공개

아침 안 먹으면 몸에 나쁠까? 오히려 거르면 좋더라!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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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TV에서 ‘○○슈퍼푸드’를 대대적으로 다룬다. 슈퍼푸드가 갖고 있는 성분 중 하나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노화를 방지하며, 뇌의 노화까지 예방한다고 한다. 정말인가 싶어서 미심쩍어 하면, 관련 연구 결과가 있고 얼굴이 잘 알려진 의사도 옆에서 좋다고 한마디씩 거든다. 그래서 믿고 홈쇼핑에 주문했는데 얼마 후, 이번에는 ‘○○슈퍼푸드’가 다량 함유한 특정 성분이 건강에 상당히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다. 대체, 누구 말이 맞는 걸까?


제약회사가 신약 하나를 개발하려면 기본적으로 1조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가 몸에 좋다고 먹는 슈퍼푸드, 지하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광천수, 오메가3, 크릴오일 같은 것은 돈을 들여서 제대로 연구하고 몸에 좋다고 하는 것일까? 몸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몸에 좋지 않았다면 이걸 누가 책임지는 걸까? 해당 상품을 판 회사가? 아니면 먹으라고 충고했던 지인이? 그것도 아니면 TV의 건강 관련 프로에서 열심히 설명하던 의사나 연예인 같은 인플루언서가?

 

어쩌면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식품 상식 혹은 음식 상식은 모두 틀렸을지도 모른다.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서 먹었는데, 애초에 연구 자체가 근거가 빈약하거나 데이터가 왜곡되어 있다면? 쌍둥이 연구의 대가이자 <다이어트 신화> 저자인 영국의 유전역학자 팀 스펙터가 식품에 대한 유사과학, 결과에 대한 곡해, 식품 산업의 교묘한 비즈니스에 대해 이야기한다. 팀 스펙터의 최신작 <지금 먹는 음식에 엉터리 과학이 숨겨져 있습니다>(시그마북스)를 바탕으로 식품 산업의 거짓말에 속지 않고 건강하게 잘 먹는 법을 소개한다.

 


 

충고 가장한 ‘먹는 것’에 관한 정보는 대부분 과학적 근거 없어
사람은 생활습관 신체특성 달라…천편일률적 의료정책 문제 있다!


여성 2000칼로리, 남성 2500칼로리 일일열량 계산법 해로울 수도
진짜 건강법은 섬유질·식물성 식품 늘리고 설탕·가공식품 줄이는 것

 

아침 식사가 중요하며 에너지 충전한다는 연구는 대부분 너무 부실
연구 결과 아침 거르면 14~15시간 공복 거쳐 체중감량과 건강에 도움


△△ 먹으면 좋다, ○○ 먹으면 안 좋다 식 식품 관련 정보는 무의미
속고 있는 음식 정체와 식품과학 파악…속지 말고 현명한 식품 선택을

 

우리는 먹어야 할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 어디에 좋은 음식과 먹으면 나빠지는 음식, 그리고 음식과 같이 먹으면 좋은 영양제 등에 대해 수시로 듣고 말한다. 어렸을 때는 골고루 잘 먹어야 키가 큰다고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들었고, 어른이 되어서는 젊어서부터 영양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이러한 음식 관련 조언(혹은 잔소리)을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의 식품에 대한 조언과 정보는 나이를 먹을수록 많아진다. 지방을 적게 먹어라, 설탕을 줄여라, 적게 자주 먹어라, 아침을 거르지 마라, 물은 하루에 1리터 이상은 마셔라, 육류를 줄이고 생선 섭취량을 늘려라 등 정말 많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먹으라는 정보가 다양한 곳에서 들어온다. 또 이러한 정보는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오고간다.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는데 1980년대 이후 대부분 국가(특히 미국)에서 비만, 식품 알레르기, 당뇨병 발병률이 치솟았고 심장병과 암 발병률 또한 높아졌다. 우리나라만 해도 비만 유병률이 2005년에 30%를 초과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사실 ‘먹는 것’에 대한 충고를 가장한 정보는 대부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주변 누군가가 먹어보니 좋았다, 혹은 유명한 사람이 SNS에 언급했다가 이유의 대부분이다. 약 하나를 먹을 때는 성분 표시까지 꼼꼼하게 챙기는데, 음식 혹은 식품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제약회사가 신약 하나를 개발할 때 조 단위의 엄청난 돈을 쓰는 비해, 식품 관련 회사가 식품이나 식단을 검증하는 데 들이는 돈은 훨씬 적다. 거의 매일, 매 끼니마다 먹는데도 말이다!

 

▲ 언제, 무엇을, 어떻게 먹으라는 정보가 다양한 곳에서 들어온다. 또 이러한 정보는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를 실시간으로 오고 간다. <사진출처=Pixabay> 

 

왜 ‘먹는 것’ 따져보지 않나?


“사람은 복잡한 존재다. 따라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도 다양하다. 나이나 유전자처럼 바꿀 수 없는 요소도 있고, 먹고 마시는 것처럼 제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사람의 내장에는 수조 마리에 달하는 세균이 사는데, 이를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고 한다. 이 세균 무리는 건강과 소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음식에 포함된 다양한 영양소는 몸이나 마이크로바이옴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므로 식습관, 신진대사, 건강 사이의 관계는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


킹스칼리지런던의 유전역학 교수이자 성토마스 병원의 명예 컨설턴트 의사인 팀 스펙터의 말이다.


900편이 넘는 과학 논문을 발표했으며, 구글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과학자 120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고, 현재 수많은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다이어트와 장내 미생물에 관한 저술과 블로그 활동, 미디어에서의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그는 “권장 섭취량과 추천 식단은 모든 사람이 비슷하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우리에게 건강이나 영양 관련 조언을 제공한다. 이러한 지침은 일반 대중뿐 아니라. 의사나 건강 전문가가 행하는 의료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저마다 생활 습관과 신체 특성이 다르다. 그런데 똑같은 건강조언으로 모두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천편일률적인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 의료정책이 과연 적절하냐는 말이다.

 

인간은 잡식을 하도록 진화했고 사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음식을 먹어 건강을 유지한다. 에스키모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사냥꾼과 10억 명이 넘는 아시아 채식주의자도 나름의 식단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문화와 민족이 섞이며 식문화의 경계가 흐려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단 하나의 식단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가?”


실제로 미국 농무부(USDA) 지침은 많은 나라에서 국민에게 건강 관련 조언을 제공할 때 참고하는 자료다. 2015~2020년 미국 농무부 지침에는 건강한 식단의 이상적인 비율을 보여주는 판 모양 그림이 있다. 야채와 과일이 39퍼센트, 곡물(빵, 밤. 파스타, 감자 등)이 37퍼센트, 콩·알·고기·생선 같은 단백질 식품이 12퍼센트, 유제품과 우유가 8퍼센트, 지방과 설탕이 많은 음식이 4퍼센트다. 또한 매일 과일 주스나 스무디 한 잔을 포함해 5인분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일주일에 2번은 생선을 먹으며 여성은 하루에 2000칼로리, 남성은 하루에 2500칼로리를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팀 스펙터는 이 같은 칼로리 열량 계산은 “생각만큼 과학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그가 보편적인 하루 권장 열량 기준에 오해의 여지가 있으며, 심지어 해롭기까지 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우리는 몸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어느 정도 수치화할 수 있으나, 몸이 태우는 에너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고, 에너지 지출을 결정하는 요소가 무척 많을 뿐 아니라, 사람마다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면서 “기초대사량부터 시작해 근육량이나 건강 상태와 같은 요인도 저마다 가지각색이다. 기초대사량은 건강한 사람 기준으로 1450~1900킬로칼로리인데 여기서만 25퍼센트 가까이 차이가 난다”고 반박한다.


영국의 지침도 비슷하다. 미국에 더해, 반드시 아침 식사를 하고 매일 물이나 음료를 8잔 이상 마시라는 내용이 있다. 영국은 적게 자주 먹는 식습관을 권장하며 저녁에 과식을 피할 것을 추천한다. 미국은 포화지방 섭취 관련 지침이 무척 엄격하다. 하루 열량 섭취량의 10퍼센트 이하로 제한하고 소금은 하루에 2.3그램(약 1티스푼) 이하만 먹는 식이다.


정부 지침 대신 식단이나 건강 전문가의 말을 듣는 사람도 있다 글루텐 프리, 키토제닉, 저탄수화물, 구석기 다이어트 혹은 간혈적 단식 등의 식이요법을 따르는 무리가 여기에 해당하며, 이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한다.


그런 의미에서 팀 스펙터는 “여러 사람에게 같은 지침을 추천해도 괜찮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새로운 연구결과가 등장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영양 성분이 유사한 음식이라도 건강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국에 있는 우리의 공동 연구자들은 34명의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17일간 섭취하는 모든 음식을 상세히 정리해 달라고 요청했고, 해당 기록을 매일 대변에서 채취한 표본과 비교하여 미생물의 다양성을 관찰했다.

 

예상대로 커피, 체더치즈, 닭고기, 당근처럼 겹치는 식품이 많았지만 독특한 음식을 섭취한 사람도 꽤 있었다. 피실험자의 기호는 고유의 마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특정 음식이 일부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증폭하는 현상을 보였다는 사실에서 내린 결론이다. 하지만 음식과 박테리아 사이의 일관성 있는 관계는 찾을 수 없었다.”


팀 스펙터는 “예를 들어 콩은 한 피실험자의 특징 박테리아 비율을 높였지만, 나머지 사람에게는 영향이 미미했다”면서 “관계가 가까운 식품(예를 들면 양배추와 케일)은 마이크로바이옴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했지만, 영양 성분이 유사하더라도 식품 간의 관계가 멀다면 마이크로바이옴에 작용하는 효과가 아예 달랐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기존의 영양성분 표시는 해당 음식이 얼마나 ‘건강한지’ 판단하는 척도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현재 영양과 건강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다. 과학자들은 인간과 공생하는 박테리아 친구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기술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쌍둥이와 음식 연구


팀 스펙터는 ‘쌍둥이 연구’로 유명한 유전역학자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양학 연구인 ‘프레딕트 연구(PREDICT Study)’를 이끌고 있다. 킹스칼리지런던에 있는 팀 스펙터 연구팀은 매사추세츠의 종합병원, 캘리포니아의 스탠퍼드대학교, 정밀 영양 기업인 조(ZOE)와 협력하여 연구를 시행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영양학 연구를 진행하며, 식품에 대한 개인의 독특한 반응을 유발하는 복합 상호작용 인자를 이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특히 혈중 당분, 인슐린, 지방 수치가 자주 치솟는 현상을 위주로 조사했다. 모두 신진대사 스트레스, 장기적인 체중변동, 식욕과 연관성이 있는 문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팀 스펙터 연구팀은 먼저 수백 명의 쌍둥이를 포함해 영국과 미국에서 2000명의 지원자를 선별해 영양에 대한 개인의 반응을 살폈다. 2주 동안 피실험군에 따라 식단을 정해주거나 자유롭게 음식을 먹게 하고 혈당(포도당), 인슐린, 지방 수치(트리글리세라이드)를 포함한 여러 인자의 반응을 살폈다. 또한 활동, 수면, 배고픔, 식사 시기와 간격, 기분, 유전 정보, 마이크로바이옴에 관한 정보를 수집했으며 13만 번의 식사와 특수 생산한 3만2000개의 머핀을 먹는 동안 200만 개의 연속혈당측정기를 활용해 엄청나게 풍부한 자료를 확보했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매디슨>에 발표한 초기 결과는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팀 스펙터 연구팀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의 비율에 따라 모든 사람이 저마다 일정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편차가 무척 커서(최대 10배) ‘평균’이라는 단어로 뭉뚱그릴 수 없는 수준이었다. 심지어 유전자가 같고 성장 환경도 비슷한 일란성 쌍둥이 역시 차이가 발생했다.

 

사람마다 당질 반응이 다른 이유는 30퍼센트 미만이 유전자, 5퍼센트 미만이 지방 때문이다. 놀랍게도 옛날에는 두 가지 요소 사이에 관계가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지방을 먹을 때 나쁜 반응이 나타난다고 해서, 설탕 섭취를 제한하는 일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팀 스펙터 연구팀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수천 명에게 같은 음식을 제공하는 동안 사람들은 설탕, 인슐린, 지방을 섭취했을 때 평균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평균과 정확하게 똑같이 반응한 사람은 1퍼센트도 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우리 중 99퍼센트는 평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일란성 쌍둥이는 위장에 사는 미생물 종이 37퍼센트만 같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정도면 아무 관련 없는 사람을 데려다 놓은 것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결국 유전자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팀 스펙터 연구팀은 식품 포장지 라벨의 조악한 성분표만 가지고는 신진대사 반응의 1/4밖에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식품 반응 대부분은 마이크로바이옴이나 유전자와 같은 개개인의 독특한 특징에 기인하며, 체내 시계, 운동, 수면과 같은 생체 리듬 관련 요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식품 관련 정보 대부분 잘못


그는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지금까지 대다수가 알고 있던 음식에 대한 지식 대부분이 곡해되어 있으며, 심하면 위험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의 원인을 3가지로 꼽았는데, 바로 유사과학(bad science), 결과에 대한 곡해, 즉 식품 산업이다.


식품영양학은 신생 학문에 가깝다. 1970년대 가공식품 산업이 성장하고 정부가 영양 결핍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릴 필요성이 생기면서 대두했다. 의학과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것에 비해, 영양학은 제대로 된 전문가 혹은 제대로 공부하는 의사나 영양학자를 보기가 힘들다. 비만 유병률 같은 현대의 중요한 문제가 영양학과 깊은 관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거기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음식의 해악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 이론에 불과한 연구나 사람과 관련성이 거의 없는 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런 연구나 실험의 후원도, 대상이 되는 식품과 관련이 있는 식품 기업일 때가 많다. 호두의 유용성을 알리는 실험에 ‘캘리포니아 호두위원회(진짜 있는 단체다)’가 후원하는 식이다. 거기다 연구내용 발표도 ‘적절한’ 결과가 나올 때만 이루어진다.


팀 스펙터는 이런 점으로 “미루어 봤을 때 △△를 먹으면 어디에 좋다, ○○는 먹으면 안 좋다는 식의 정보나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혹은 선전하는) 식품 관련 정보는 거의 대부분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내 세대의 의사가 으레 그렇듯. 나 역시 중년의 건강한 삶에 대한 공식 조언을 따랐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자주 운동을 하려고 노력했으며 지방 섭취량을 줄였다. 아침은 저지방 고탄수화물로 먹었다. 뮤즐리, 저지방 우유, 통밀 토스트, 오렌지 주스 한 잔에 차나 커피를 곁들이는 식이었다.

 

▲ 왜 다들 고용량 영양제가 진짜 음식보다 낫다고 생각할까? 실제로는 소박한 토마토 몇 개가 영양제보다 좋다고 한다. 심장병을 예방하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리코펜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프레딕트 연구의 일환으로 신형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해 오래전부터 먹은 ‘건강한’ 아침 식단에 대한 나의 포도당 반응을 확인했다. 혈당은 5.5에서 9.1밀리몰로 급격하게 상승했고, 인슐린이 급증하면서 1시간 뒤에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나는 아내에게 함께 실험용 쥐가 되어 똑같이 아침 식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아내의 혈당은 원래 4밀리몰로 나보다 낮기는 했지만, 식사를 마친 뒤에 5,7밀리몰 이상으로 올라가는 일은 거의 없었다.”


팀 스펙터는 “사람의 몸은 탄수화물에서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데 즉시 사용할 수도 있고 나중을 위해 근육이나 지방 세포에 저장하기도 한다”면서 “몇 분 이상 혈당 농도가 높으면 몸에 좋지 않으므로, 몸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혈당을 빠르게 낮춘다. 혈당이 자주 높아지면서 인슐린을 분비할 일이 많아지면, 면역체계는 압박을 받아 지방 세포에 에너지를 저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팀 스펙터의 몸은 인슐린을 만들고 당을 처리하는 능력이 다른 사람보다 확연하게 떨어진다는 뜻이다.


“내가 10년 동안 유지한 점심 식단을 먹고 병원에서 반응을 확인했는데(여러 차례), 생각보다 훨씬 나빴다. 메뉴는 건강해 보이는 갈색 빵에 참치와 스위트콘을 넣은 샌드위치였다. 나의 혈당은 10~11밀리몰까지 올라갔지만, 아내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중가 폭이 훨씬 적었다. 하지만 파스타나 인도의 바스마티 쌀로 만든 밥을 먹을 때는 혈당 증가 폭이 아내보다 낮았다. 이는 내가 이탈리아 혹은 인도 음식을 점심으로 먹었다면 10킬로그램씩 체중이 느는 일은 없었다는 뜻이다.

 

또한 내가 즐겨 먹는 포도를 먹으면 다른 사람보다 혈당이 엄청나게 올라간다는 사실도 알아차렸다. 반면 딸기, 라즈베리, 블루베리는 혈당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다. 사과나 배는 혈당이 약간 올라갔고 바나나는 혈당 증가 폭이 더 높았다. 와인과 맥주는 혈당을 크게 올리지 않았지만 오렌지 주스는 혈당을 엄청나게 올렸는데, 이는 코카콜라보다 심했다. 여러분이 나와 같은 식품을 먹는다고 해도 결과는 다르게 나올 것이다.

 

평균에 따라 정리한 음식의 GI 지수(혈당을 올리는 정도를 나타낸 수치)만 보아서는 개인의 혈당 반응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프리사이즈 옷이나 자동차 운전석이 모두에게 맞지 않는 것처럼, 나 역시(여러분도 마찬가지다!) 평균에 해당하는 사람은 아닌 듯하다.”


2018년에는 더 확실한 증거가 나왔다. 바로 스탠퍼드대학교 소속 내의 공동 연구자 크리스토퍼 가드너(Christopher Gardner)가 진행한 대규모 연구 ‘다이어트피츠(DIETFITS Stuby)’다. 이 연구에서는 과체중 혹은 비만 지원자 609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건강한 저지방 혹은 저탄수화물 식단을 제공했지만 두 집단 사이에서 의미 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미디어에서는 “무승부!”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썼다.

 

각 집단에서 지방이나 탄수화물 섭취량을 30~40퍼센트 줄이자 평균 6킬로그램 정도 체중이 줄었다. 하지만 집단 평균이 아니라, 개인 수준으로 살펴보면 체중변화는 저마다 달랐다. 27킬로그램을 감량한 사람도 있었지만, 반대로 9킬로그램이나 살이 찐 사람도 있었다. 가공하지 않은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일부 사람에게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식의 식단 조정은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국가적인 지침에서 모두에게 같은 조언(예를 들어 저지방 식품을 먹으라든지)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많은 사람이 잘못된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다이어트피츠’ 연구 결과는 우리의 몸에 가장 적절한 음식을 찾으려면 일단 각자의 영양 반응부터 알아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온라인 유전자 검사 따위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마다 입맛과 기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신진대사와 음식에 대한 반응 역시 다르다고 보는 것이 이치에 맞다.

 

하지만 과학 연구는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마법의 식단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사람마다 식품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물론 모두의 건강을 일반적으로 높이는 방법은 있다. 섬유질과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거나 설탕과 초가공식품 섭취량을 줄이는 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팀 스펙터는 “모두에게 적절한 식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인스타그램 전문가와 정부의 지침은 틀렸다”고 꼬집는다.

 

아침은 왕처럼? 천만에!


팀 스펙터는 또한 “의사의 말은 무조건 따라야 할 진리가 아니다”면서 “내가 연구를 하고 책을 쓴 이유는 영양, 식단, 식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한다.


“나의 연구는 불안하게 만들고 건강까지 해치는 음식 관련 미신 혹은 신화를 해독하는 약인 셈이다. 깨달아야 할 사실은 여러분이, 지침이 대상으로 하는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평균적인 사람이란 없다. 물론 이러한 불확실성이나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전문가에 대한 신뢰를 잃고 누구를 믿어야 할지, 특히 무엇을 먹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전통적인 매체와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의사 행세를 하면서 제품을 홍보하거나 조언을 건넨다. 물론 소셜미디어 스타는 나름대로 전문가 구색을 갖추고 있다. 이빨이 가지런하고 하얀 사람이 하얀색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들이대는 사진만 있으면, 비타민 영양제를 팔거나 식단을 유행하게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심지어 단 한 번도 약을 처방하거나 환자를 진찰한 적이 없어도 말이다.”


팀 스펙터는 새로운 저서에서 총 23개의 식품 관련 이슈를 다룬다. 식단 관련 정부 지침, 아침 식사, 칼로리, 영양제, 식품라벨, 패스트푸드 및 가공식품, 채식, 소금, 카페인, 알레르기,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 생수 산업, 술, 의사의 조언 등이다.


그렇다면 아침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정말 건강이 나빠질까? 팀 스펙터는 “아침 공복이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며 “하루 중 아침 식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건 ‘오개념’”이라고 단언한다. 왜 그럴까?


“‘달걀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아침은 왕처럼 먹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아침 식사가 에너지를 충전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기분을 고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세뇌당했다.

 

지난 50년 동안 세간에는 다양한 가공 시리얼, 뮤즐리, 오트밀 포리지 따위의 음식을 아침으로 먹으면 건강에 엄청나게 좋다는 말이 떠돌았다. 그래서 아침 식사의 정의는 무엇인가? 계란 프라이, 소시지, 베이컨, 토마토, 버섯, 구운 빵, 블랙 푸딩을 곁들인 영국식 아침인가? 아니면 카푸치노와 담배뿐인 이탈리아식 아침인가?”


팀 스펙터는 “따지고 보면 카푸치노에도 우유와 설탕이 들어가니 중요한 3가지 다량 영양소를 함유한 셈”이라면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다 있지 않은가? 양의 차이만 있을 뿐. 공복을 깨어 신진대사를 높이는 아침 식사로서의 효과는 같다”고 설명한다.


조사 결과 아침 식사를 거른다고 응답한 사람 대다수는 기상 직후 우유가 들어간 차나 커피를 마신다. 다시 말해 꼭 식사의 형태가 아니라도 무엇인가를 입에 넣는다는 뜻이다. 팀 스펙터는 “아침 식사에 대한 정의가 정확하지 않다는 부분만 봐도, 지금까지 수행한 아침 식사에 대한 연구 대다수가 부실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앵글로색슨 문화권에서 아침 식사는 삶의 일부다. 팔레오 다이어트를 포함해 현재 유행하는 식단은 오래전 유목 생활을 하던 조상들의 생활 방식을 모방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옛날에도 이런 식으로 아침을 챙겼는지 알아본 사람은 거의 없다.


“나는 탄자니아에서 동아프리카의 마지막 수렵채집자인 하드자족과 함께 생활한 적이 있는데, 이들은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식사를 거의 챙기지 않았다. 게다가 ‘아침 식사’를 의미하는 단어 자체가 없었다.

 

남자는 보통 일어나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사냥을 나선다. 몇 시간쯤 있다가 나무 열매나 조금 따먹는 정도다. 여자는 야영지 근처에 머물며 바오바브나무로 끓인 죽 같은 간단한 요리나 저장한 물을 먹는다. 하지만 10시 이전에 음식을 먹는 일은 거의 없었다. 수면 시간을 생각하면 14시간에서 15시간 공복 후에 식사를 한다는 뜻이다. 잠을 자는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만 공복을 가졌다가 식사를 재개하는 서양 문화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식품 역사가들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인데, 아침 식사를 하는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은 시기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 이후다. 그전에는 전날 저녁에 먹다 남은 음식을 처리하는 느낌이었다. 아침 식사의 독특한 점은, 세계 대부분 나라에서 정확히 똑같은 음식을 일 년 내내 먹어도 질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자신만의 아침 메뉴를 하루라도 빼먹으면 허전하다고 느낀다.

 

서양에서는 플레인, 토스트 두 장, 삶은 달걀, 포리지를 아침으로 챙기며 동양에서는 딤섬, 로티, 알루삭(인도 감자 요리의 인종)을 먹는다. 일본과 한국의 아침은 간단한 서양식 아침과 완전히 딴판이다. 보통 쌀밥, 채소, 된장국, 초절임, 양념한 김치, 메주를 이용한 요리를 즐겨 먹는다.”

 

식품기업 거짓말 속지 말라


이렇듯 아침 식사는 인간의 본능이 아니라 문화와 역사의 산물에 가깝다. 밤새 음식을 보존하는 일이 까다롭고 아침에 요리하는 작업은 번거롭고 시간이 소요된다는 이유를 들 수 있다. 다시 말해 현대식 냉장고가 탄생하기 전에 아침을 즐길 수 있었던 사람은 하인을 부리는 부유층뿐이었다는 말이다.

 

▲ 뮤즐리, 저지방 우유, 통밀 토스트, 오렌지 주스 한 잔에 차나 커피를 곁들이는 식의 아침 식사는 과연 몸에 좋기만 한가? <사진출처=Pixabay> 

 

이러한 양상은 보관기간이 길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까지 저렴한 가공식품이 탄생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켈로그가 1894년에 내놓은 콘플레이크는 대기업이 처음으로 판매한 가공 시리얼이다.


팀 스펙터는 “원래 건강보조식품으로 출시했으나, 지금은 하루 수백만 명이 아침에 콘플레이크를 말아먹는다”면서 “그러나 콘플레이크는 정제 옥수수로 만들어 GI 지수가 81로 높은데, 감자가 78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지적한다.


콘플레이크 생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에서 영양분이 많고 지방 함량이 높은 부분을 제거하고 남은 콘 그리트(Corn grit)를 압력쿠커에 넣고 몇 시간 동안 익힌다. 열처리가 끝나면 납작하게 밀어서 굽는다. 완성품은 엄밀히 말해 구운 녹말일 뿐, 영양분이 거의 없으므로 영양가치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비타민을 첨가한다.


아침 식사용 가공 시리얼의 이익률은 40퍼센트가 넘는다. 제조사는 수익의 25퍼센트를 광고에 투자해 어린이와 젊은이를 유혹하며, 공익 광고와 진문가의 의견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시리얼의 영양 가치를 강조한다. 아침 식사용 시리얼은 대중성과 수익성이 좋은데, 덕분에 미국에만 약 5000개의 시리얼 브랜드가 있다.


그뿐 아니다! 세간에는 진리로 생각하는 아침 식사에 대한 주장이 몇 가지 있다. 대부분은 이를 아예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아침 식사는 우리의 신진대사에 ‘시동을 걸어서 점심에 음식을 효율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든다거나,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배가 고파서 과식을 하므로 체중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예로 든다. 그러나 팀 스펙터는 “이런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지만, 엄연히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인 것 마냥 대접받는다”고 질타한다.


“식품 업계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인 영국 공중보건원(PHE) 소속 공무원이 작성한 영국 국민의료보험(NHS) 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미국 농무부의 식단지침과 현행 호주 영양지침(Australian Guidelines for Nutrition)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나라의 건강 지침에서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볼 수 있다. 언론과 인터넷 사이트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거짓이며, 또 다른 다이어트 신화라면?”


실제로 2019년, 조식을 건너뛰었을 때 생기는 현상을 조사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재검토하고 메타분석한 결과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실렸다. 팀 스펙터 역시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52개의 연구를 조사했는데, 대부분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준이 형편없고 무작위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저소득 국가에서 수행한 4개의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11개의 무작위 연구는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수행했는데, 일본에서 실시한 연구도 하나 있었다.


저마다 접근 방식은 물론 기간도 달랐는데, 짧으면 하루, 길면 6주까지 이어졌다 연구 중 7개는 신진대사율을 측정하면서 에너지 사용 양상뿐 아니라 체중변화까지 기록했다. 메타분석의 결론은 예전에 부족한 근거를 끌어모아 검토한 결과와 같았다. 아침 식사를 거른다고 해서 체중이 불어나지는 않으며 신진대사율이 줄어드는 일 역시 없었다. 오히려 연구자료는 정반대의 사실을 시사했다. 많은 연구에서 아침을 거르면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런데 대체 왜 다들 필요 이상으로 공포에 떠는 것일까? 


그렇다면 왜 옛날부터 아침에 대한 사실이 완전히 반대로 알려져 있었으며, 지금에 와서야 정확한 자료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을까?


팀 스펙터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전부 영양과 식품에 대한 전통적인 믿음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적게 자주 먹어야 좋다는 조언도 등장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음식을 ‘게걸스럽게’ 탐하지 말고 ‘오물오물’ 씹어 먹으면 몸이 많은 음식을 소화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졸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인슐린이 폭증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상승하고 당뇨병에 걸리는 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세간에 따르면, 오후에 특히 효과가 좋은데 현당과 인슐린이 최고치에 달하고 신진대사율이 낮아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조언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단기 연구와 작은 동물에 대한 몇 가지 조사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의학과 영양학의 판도를 바꿔놓았는데, 30여 년 전 권위 있는 학회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매디슨>에 실렸다. 연구진은 피실험자 남성에게 2주 동안 매일 17끼를 조금씩 제공했다. 그다음에는 휴식기를 가진 뒤에 전과 같은 음식을 매일 3끼로 나눠주었다 조금씩 자주 먹은 집단은 혈중 인슐린이 27퍼센트, 스트레스 마커(코르티솔)가 20퍼센트 감소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 연구는 단 7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운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확대 적용해서는 전대 안 된다.”


팀 스펙터는 “아침을 거르면 나중에 과식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이론상 틀린 부분이 없고, 보통 아침을 챙기지 않는 사람은 점심을 많이 먹으며 활동량이 약간 적다”면서도 “몸의 신진대사를 유발하는 요소에는 식이성 열 발생이라는 특이한 개념이 있다. 음식을 섭취하면 일부가 체내에서 열로 변환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침에 먹은 음식이 어느 정도 열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고려해도 아예 먹지 않는 편이 체중감량 효과가 높다”고 설명한다.


그러다 보니 형편없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아침 식사 신화는 영양학의 오개념으로 단단히 자리 잡았고 심지어 전문가들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영양학자, 의사, 식품 업계 전문가 역시 대중과 마찬가지로 몇 가지 관찰 연구의 헤드라인에 현혹당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아침을 거른 사람이 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았다고 주장하는 사람 역시 여기에 해당한다.


“아침 식사가 비만의 원인으로 나온 이유는 실험 과정에서 편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수입이 낮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며 건강이 나쁠 뿐 아니라 식단 자체의 질 역시 열악하다. 언급한 모든 사회적 요인은 비만을 유발한다. 따라서 비만은 아침을 먹는 행위 그 자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연구에 따르면 과체중인 사람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가 폭식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 다음, 다시 식사를 거르는 경향이 높다고 한다. 그 근거로 한 연구에 명백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무작위 대조시험에서 상반된 근거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아침 식사를 거르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생각은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아직도 영국 공중보건원에서 제시하는 국민의료보험의 건강한 삶을 위한 8가지 식단지침, 미국 농무부 식단지침, 호주 영양지침에는 아침 식사를 챙기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팀 스펙터는 “내로라 하는 식품 업계 대기업은 넉넉한 광고 예산을 기반으로 정부 관료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거짓 정보를 정부에서 인정한 건강지침으로 둔갑시킨다”면서 “사람들이 아침을 거르기 시작했을 때 시리얼과 같은 수조 원 규모의 제품 시장이 어떤 피해를 볼지 생각하면 아침 식사에 대한 잘못된 속설이 왜 이렇게 널리, 그리고 끈질기게 퍼졌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개탄한다.

 

아침 거르면 오히려 좋더라


그렇다면 아침을 거르면 우리 몸에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팀 스펙터는 이에 대해 “아침을 먹지 않았을 때 건강상 이점 대부분은 공복 기간이 늘어나는 데서 온다”면서 “음식을 섭취하는 시간을 제한하고 공복 기간을 12시간에서 14시간 이상 가지면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체중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발견한 아침 공복이 몸에 좋다는 사실은 기존의 통념과는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맥락이 맞아떨어진다는 게 팀 스펙터의 설명. 그도 그럴 것이 소장에 모여 사는 100조 마리의 미생물은 우리의 건강 상태와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장기 같은 역할을 한다. 수많은 미생물은 사람과 생체 주기가 비슷하며,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는 간격에 따라 구성과 기능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이크로바이옴이 신생 연구 분야이기는 하다. 그래도 미생물 공동체가 오랜 시간 먹이를 공급받지 않으면 상태가 안 좋아지지만, 아침을 거르는 정도의 짧은 단식은 오히려 순영향으로 이어진다는 자료 일부는 주목할 가치가 있다. 4~6시간 정도 내장에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일부 종은 자기 복제를 시작하며, 내장 내벽 점액에 있는 탄수화물을 먹으면서 위장을 청소하고 내장 벽을 건강하게 만든다. 미생물 집단 역시 사람처럼 생체 주기가 있으며, 이에 따라 규칙적으로 휴식하며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위장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사실이다.”


아울러 그는 한 알의 영양제로 편하게 건강하려는 현대인들의 욕심과 막무가내로 퍼지는 글루텐 프리 유행에 대해 이렇게 비판한다.


“왜 다들 고용량 영양제가 진짜 음식보다 낫다고 생각할까? 소박한 토마토를 예로 들어보자. 토마토는 심장병을 예방하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리코펜이 풍부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토마토는 먹지 않고 고용량 리코펜 영양제를 인터넷으로 사서 복용한다. 30가지 이상의 연구를 검토한 결과, 이 사람들이 돈을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토마토가 리코펜 영양제보다 대부분 효과가 더 좋았는데, 리코펜 말고도 수백 가지에 이르는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루텐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런데 대체 왜 다들 필요 이상으로 공포에 떠는 것일까? 발단은 2013년에 설치류를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글루텐 식단이 체중증가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최근 들어 쏟아져 나온 유사과학 서적은 글루텐을 맹공격하며 해로운 인공성분이 건강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식품과 보건 업계는 글루텐을 향한 대중의 적대심을 기회로 삼았고 소셜미디어, 특히 ‘깨끗한 먹을거리’를 주제로 하는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이용해 글루텐에 관한 내용을 방방곡곡 알렸다.

 

문제의 설치류 연구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물론 실험에서 설치류가 섭취한 글루텐이 인간 기준으로 하루에 통곡물빵 20조각을 먹는 수준이라는 사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굶어 죽기 직전의 사람을 데리고 와도 20조각은 못 해치울 듯하지만 말이다.”


팀 스펙터가 그동안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음식 상식을 비판하고 과학적으로 추적한 이유는 단순하다. 잘못 알고 있는, 혹은 속고 있는 음식의 정체와 식품 과학을 빠르게 파악해 당신 눈을 가리는 수작질에 속지 않고 현명하게 식품을 선택하도록 돕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엇을 어떻게 먹으라는 식의 조언은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음식 상식이 잘못됐음’을 아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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