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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성공 비결

K-할인점 진격의 10년…턱밑에서 코스트코 위협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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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게 섰거라!”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가 국내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하자 위기감을 느낀 국내 유통업계 1위 이마트신세계는 토종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출격을 서두른다. 지난 2010년 1호점의 문을 연 이후 잇따라 영토확장을 거듭, 지금은 전국에 19개의 점포를 거느리고 있다.

 

신세계이마트는 지난 10년간 코스트코에 맞서 할인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는 데 집중했고, 초저가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10년간의 노력이 실적으로 이어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의 매출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17년 매출은 코스트코보다 2조2826억 원이나 적었지만 2019년에는 그 격차를 1조8338억 원으로 좁히며 맹추격 중이다. 1994년 국내 시장에 들어온 코스트코는 총 매출액 3조 원을 찍는 데 15년이나 걸렸지만, 트레이더스는 10년 만에 ‘3조 고지’를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성장 속도는 더 빠르다. 점포 개수(19개)로는 이미 코스트코(16개)를 앞질렀다. 신세계그룹 블로그에 소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진격의 K-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성공 비결을 엿봤다.

 


 

2010년 1호점 첫선 이후 코스트코 앞질러 19개 매장 운영
‘초저가 스마트 모델’로 2030년 점포 50개, 매출 10조 목표

 

▲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상품은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팔레트째로 진열된다. 트레이더스가 운용하는 상품의 종류는 일반 대형마트의 10분의 1 수준인 4000여 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가 OECD 국가를 대상으로 2019년 창고형 할인점 규모를 집계한 결과, 원조격인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한국이 60억 1670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신세계이마트 계열 토종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점유율은 30%를 돌파했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에 멀찌감치 뒤쳐졌던 트레이더스는 지난 10년간 국내 넘버원 창고형 할인점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성장세가 가팔렀던 만큼 기대감도 크다. 신세계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트레이더스 점포를 50개까지 늘려 총 매출액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36.4%. 요즘 잘나간다는 온라인 사업의 신장률이 아니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를 나타내는 수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매출은 올해 9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4%나 뛰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올해 9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신장률인 30.7%를 넘어서는 수치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보다 트레이더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오프라인 리테일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트레이더스의 도약을 두고 희귀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11월11일 이마트 3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1~9월 매출 신장률은 23%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할인점 이마트는 4.3%, 노브랜드를 필두로 한 전문점은 13.2% 등 이마트 내 주요 사업들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중에서도 23%라는 트레이더스의 매출 신장세가 단연 눈에 띈다.


매출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총 매출액 2조 원을 넘어선 트레이더스는 올해는 3분기 만에 총 매출액 2조 원을 달성했다. 3조 원 달성도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0년 11월26일, 이마트가 경기도 용인 지역에 첫 번째 트레이더스를 선보인 이후 10년이 흘렀다. 2006년 월마트에서 이마트로, 2010년 이마트에서 다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로 변신한 구성점은 지난 10년 사이 매출액이 4배 이상 증가했다. 10년 전 매출액 500억 원 달성도 요원했던 이마트 구성점은 트레이더스 구성점으로 변신하며, 올해 매출액 2000억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1호점 구성점을 시작으로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지난 10년간 19개로 늘어났다. 점포 수로는 원조 격인 코스트코의 16개를 제치고, 국내 최다 창고형 할인점으로 도약했다.


이커머스가 득세하는 온라인 쇼핑 시대에 트레이더스가 시장을 압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트레이더스 구성점에서 일하는 직원과 소비자의 반응을 들어봤다.


지난 11월7일 구성점은 평일 오전인데도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고객은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년간 트레이더스 관련 업무를 맡아온 권오현 트레이더스 구성점장은 “고객의 대답 속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팔레트 4000개의 경제학


트레이더스 구성점의 상품은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팔레트째로 전시한다. 트레이더스가 운용하는 상품 종류는 일반 대형마트의 10분의 1 수준인 4000여 개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할인점의 핵심인 ‘대용량, 합리적인 가격의 상품’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 즉, 상품의 가격 거품을 없앴다. 국내 대형마트의 운영상품 수(SKU·stock keeping unit)는 일반적으로 5만 개 이상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4000여 개에 불과하다. 핵심 아이템을 운영해 단일상품 구매력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상품은 모두 대용량이다. 소포장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쌀은 10kg 이상, 과일은 상자째로만 살 수 있다. 상품 종류를 늘리기보다는 잘 팔리는 상품을 집중해서 판매한다. 취급하는 상품의 구성품이 적고, 대용량인 대신 저렴하다. 팔리지 않은 상품은 퇴출한다.


트레이더스는 연회비를 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창고형 할인점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형마트보다 7~15%, 코스트코보다는 3~5%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한다.


모든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결제 수단에 제약도 없다. 전통적인 창고형 할인점의 성공 원리인 ‘선택과 집중’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구매력을 극대화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한다.

 

K-라이프스타일로 고객 공략


북아메리카의 창고형 할인점은 공산품이 주력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신선식품에 초점을 맞췄다. 매장에서도 신선식품 코너의 창을 크게 만들어 내부 손질과정을 고객이 그대로 볼 수 있게 했다.


올해 1~9월 트레이더의 전체 매출에서 신선식품 비중은 42%를 차지한다. 축산 카테고리는 매출의 15%로 전체 상품 카테고리 중 1위를 달성했다. 매출 순위 1위는 냉장 삼겹살, 2위 양념 소불고기, 3위 양념 토시살 구이, 5위가 목심이다. 매출 순위 1~5위 중 4개가 축산 제품이다. 훈제 삼겹살 등 즉석조리 음식도 트레이더스가 자신 있게 내세우는 제품군이다. 즉석조리 제품군의 경우 올해 1~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8% 늘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T카페도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식 입맛에 특화된 코스트코의 카페 음식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염도를 낮춰 부드럽고 담백한 맛으로 토종 소비자의 입맛을 잡았다.


권오현 구성점 점장은 “우리의 장점은 한국인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인은 회전식 통닭구이보다 트레이더스의 두 마리 치킨을 더 선호한다. 경쟁사에는 없는 즉석 반찬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트레이더스는 트렌드를 만든다. 어느새 ‘국민 생활필수품’으로 안착한 에어프라이어의 유행은 트레이더스가 주도했다. 에어프라이어는 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 바삭한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는 소형 가전제품이다. 2016년 출시한 트레이더스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에어프라이어는 현재까지 47만 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에어프라이어다. 에어프라이어가 트레이더스에 입점하는 날에는 1만 대가 오전에 모두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1년 넘게 지속했다.


에어프라이어는 트레이더스만의 ‘스마트 초저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상품이다. 유통단계 없이 상품을 직접 소싱, 필요한 기능에만 집중해 비용을 최소화했다. 소비자 판매 가격을 최대한 낮춰 8만 원대 가격을 현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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