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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떠나는 비대면 여행지

이 가을, 넉넉한 자연의 품에 안겨 ‘갬·성·캠·핑’

정리/김수정 기자 l 기사입력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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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습격 이후 해외여행은 꿈도 꾸기 어려운 세상이 도래했다. 그러다 보니 여행에도 새로운 기준이 생겨났다. 안심하고 떠나는 비대면 여행, 자연과 가까워지는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유명 관광지와 숙박업소를 피하고, 그 대안으로 오토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누구의 간섭도, 재촉도 받지 않은 채 청정 자연 속에서 여행의 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때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는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자연 속에서 느긋하게 쉬었다 오는 캠핑 여행을 권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칼같이 지키면서도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고 가을의 낭만과 멋을 실컷 즐길 수 있는 캠핑·차박 여행지 2곳을 소개한다.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숲속에 텐트 치니 아늑하고 호젓
나뭇잎 부딪는 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가 감성을 깨우고…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밖으로 몇 걸음 떼면 ‘화려한 풍경’
물가 정자에 앉아 주변 풍경 감상하노라면 잡념 사라지고

 

1. 덕유산 캠핑


우리나라 10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으로 불린다.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넉넉한 덕유산 자락에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야영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덕유대야영장이 있다. 면적 96만4631㎡에 자동차 야영장 포함 텐트 497동을 수용한다.


매표소를 지나면 가장 먼저 자동차 영지와 캐러밴 전용 사이트가 있는 자동차야영장(7영지)을 만난다. 자동차야영장은 1993년 면적 2만 400㎡에 71동 규모로 조성했으며, 야영장 등급제 중 최고인 특급(야영 장비 일체를 빌려주거나 전기 이용이 가능한 대형 영지를 제공하며, 가족 단위 야영객 이용이 편리한 곳)을 받았다. 캐러밴 전용 사이트는 8동으로 캐러밴을 가져오는 캠퍼 전용 공간이다. 다양한 캐러밴이 모여 캠핑카 전시장을 보는 듯하다.

 

▲ 덕유대야영장 캐러밴 전용 사이트에서 캠핑을 즐기는 부부. 


자동차 야영장은 편리함이 매력이다. 주차장과 캠핑 사이트가 나란해 장비를 부리기 쉽고, 일반 야영장과 달리 전기 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자동차 야영장 입구에 장작과 참숯 등 캠핑에 필요한 물품을 판매하는 매점이, 중앙에 취사장과 샤워장, 화장실이 있다.

 

▲ 주차장과 캠핑 사이트가 나란하고 전기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한 자동차야영장. 


구천동어사길 입구를 지나면 체류형 숙박 시설과 일반 야영장이 이어진다. 체류형 숙박 시설은 캐러밴, 통나무집, 황토집, 산막 등 4종 28동이다. 황토집 2동과 통나무집 3동은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세웠다. 내부 시설은 깔끔하게 관리된 느낌이다. 특히 통나무집은 아름드리 통나무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지은 지 오래됐음에도 내부에 들어서면 진한 나무 향이 코끝을 스친다.


숲속 곳곳에 산막이 놓였다. 원래는 텐트를 직접 설치하지 않고 캠핑 장비를 대여하는 방식이지만, 이곳 산막은 아무 시설이 되지 않은 고정형 텐트다. 현재 대여할 수 있는 캠핑 장비가 없어 텐트를 제외한 캠핑 장비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
캐러밴은 4인용(4동), 6인용(5동), 8인용(5동) 등 14동이 있다. 캠핑하지 않더라도 캠핑의 분위기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화장실과 샤워실, 주방과 침실을 갖춰 편리하다.


캐러밴 사이트 위로 일반 야영장(1~6영지)이 있다. 산막 바로 위 1영지부터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 식물복원센터 영역을 중심으로 2~5영지가 시계 방향으로 자리 잡아, 6영지가 가장 멀다. 일반 야영장은 도로에 차를 대고 캠핑 장비를 옮겨야 하지만, 숲속에 텐트를 치니 아늑하면서도 호젓하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 부딪는 소리, 저녁이면 풀벌레 우는 소리가 감성을 깨운다. 캠핑 장비를 옮기기 부담스럽다면 도로와 가까운 사이트를 예약해야 한다.


덕유대야영장은 국립공원 공단예약 시스템에서 예약해야 한다. 매월 1·15일에 예약이 시작된다. 5월1일~11월30일이 성수기이며, 평일에도 예약이 많아 마음에 드는 캠핑 사이트를 선점하려면 서둘러야 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매표소에서 출입 명부 작성과 발열 체크를 해야 입장이 가능하며, 캠핑 사이트 가운데 50% 정도만 예약을 진행한다.


체류형 숙박 시설(통나무집, 황토집, 캐러밴, 산막)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덕유대야영장 이용 시간은 오후 3시~다음 날 정오, 이용료는 일반 야영장 1만2000~1만4000원, 자동차 야영장 1만9000원이다. 유튜브 채널 ‘덕유산 일상’을 검색하면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준비한 비대면 탐방 프로그램과 각종 홍보 영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덕유대야영장은 구천동계곡을 따라 백련사를 거쳐 덕유산 향적봉까지 오르는 등산로가 이어져 덕유산을 제대로 즐기기 좋은 곳이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이 암행어사 박문수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천동어사길이다.


백련사까지 가는 옛길로, 덕유마을이 형성되기 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이용했다. 길이 완만하고 울창한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걷다 보면 힐링이 된다. 구천동16경 인월담부터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금포탄, 호탄암 등 구천동33경이 이어진다. 구천동어사길은 현재 안심대까지 3.3km를 복원했고, 올해 말 전 구간을 복원할 예정이다.


구천동 33경 가운데 첫손에 꼽히는 나제통문을 지나 무풍면으로 여정을 이어가자. ‘전쟁이나 천재지변에도 안심할 수 있는’ 십승지 가운데 한 곳이 무풍면 일원으로, 십승지를 주제로 무풍승지마을을 조성했다. 가을이면 빨갛게 사과가 익어가는 이곳에서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사과 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무풍승지마을 일원에서 수확하는 사과, 표고버섯, 호두를 이용한 사과피자 만들기도 흥미롭다. 체험은 방문하기 전에 문의·예약해야 한다.

 

▲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무풍승지마을에서 사과 따기 체험을 진행한다. 


무풍승지마을에는 로컬 푸드로 건강한 음식을 내는 ‘샹그릴라레스토랑’이 있다. 자연치유밥상, 면역력증진밥상 등 메뉴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신선한 자연 바람으로 말린 호박고지를 넣은 호박고지전골이 독특하다. 전골 국물은 한약재와 해산물 등 다양한 재료로 우려내며,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부드럽고 고소한 호박고지 맛이 일품이다.

 

▲ 로컬 푸드로 건강한 음식을 내는 ‘샹그릴라레스토랑’의 자연치유밥상. 


안성면 칠연계곡에 아름다운 용추폭포가 있다. 2019년 7월 진안·무주국가지질공원이 탄생했는데, 용추폭포는 무주의 지질 명소 가운데 하나다. 칠연계곡 하류에 자리한 용추폭포는 선캄브리아기 화강편마암 절리가 폭포수의 침식작용으로 암반이 떨어져 나가면서 계단 같은 지형이 형성됐다. 계단식 폭포와 그 아래 넓은 소, 주변의 울창한 숲이 어울리고, 폭포 뒤로 망봉이 우뚝 솟아 한 폭의 그림같다.

 

<글·사진/문일식(여행작가)>

 

2. 대청호 캠핑


호젓한 오토캠핑 여행지를 찾는다면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이 제격이다. 그 이름과 꼭 닮은 풍경을 선사한다. 로하스(LOHAS)는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약자다. 건강한 삶과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생활 방식으로, 2000년대 초반에 생긴 개념이다. 쉽게 풀면 자연을 지키고 향유하는 삶이다.

 

▲ 숲으로 둘러싸여 호젓한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에서는 이런 하루가 어렵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신탄진역에서 약 6km 거리다. 택시로 부담 없이 이동 가능하다. 신탄진 시가지에서 금강 로하스 해피로드가 이어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금강 로하스 해피로드는 대전을 대표하는 생태 환경 길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강변 산책에 나서기 알맞다.


오토캠핑이 목적일 때는 곧장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을 찾는다. 캠핑장 역시 대청호를 끼고 있어 자연환경이 빼어나다. 위치는 대청댐 비상 여수로 옆이다.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주변 자연경관을 독점하고, 산과 강의 장점을 고루 누린다. 산책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느긋하게 걸을 만한 왕복 산책로 1~2km가 있다. 특히 가족 단위로 캠핑을 즐기기 좋다.

 

▲ 캠핑장에서 즐기는 힐링 타임.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은 전에 로하스 가족공원 워터 캠핑장이라 불린 곳이다. 가족공원이라 할 만큼 부지가 넓고, 오토캠핑장 40면에 글램핑 시설 10동을 갖췄다. 개별 사이트 면적 100㎡로 타프와 대형 텐트를 설치하기에 충분하고, 사이트 간격도 넉넉하다. 사이트마다 나무 테이블이 있어 편리하다.


놀이터와 수영장이 오토캠핑장 중심에 위치해, 아이들이 뛰노는 걸 지켜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놀이터가 다른 캠핑장에 비해 넓고 놀이기구도 다양해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놀이터는 방문자센터 옆에 하나 더 있다. 탄성 포장재를 깐 수영장 옆 놀이터와 달리 모래 놀이터라 선택하면 된다.


글램핑장은 캠핑장 북쪽에 있다. 냉난방 시설, 침대, TV, 화장실과 샤워실, 주방 캠핑 용품을 갖춰 텐트 치는 수고를 덜고 싶은 이에게 좋다. 글램핑장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고, 야외 테이블도 따로 마련됐다.


식기 세척장 역시 큰 장점이다. 한 줄로 다닥다닥 붙어서 씻는 수돗가 개수대가 아니라, 한 사람이 세척대 하나를 사용한다. 식재료나 식기를 각자 씻을 수 있어, 위생적이고 감염 위험이 덜하다. 개수대 옆에 준비대가 있어 사용하기도 편하다.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은 편의시설이 잘돼 있고, 너른 자연이 주변을 감싼다. 덕분에 캠핑 사이트에 머물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하지만 이는 절반의 행복이다. 이곳이 ‘호젓한 캠핑장’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산책로에 있다.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은 대청호를 사이에 두고 청남대와 마주한다. 대통령 별장으로 쓰이던 청남대가 대청호 동쪽, 캠핑장이 대청호 서쪽이다. 방향이 다를 뿐,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역시 대통령이 바라보던 대청호 풍경 못지않다. 캠핑장 밖으로 몇 걸음 떼면 곧장 대청호의 화려한 풍경이 안긴다.


캠핑장에서 북동쪽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가면 지명산이 나온다. 산책 수준의 산행이니 지명산에 올라도 좋겠다. 좀 더 편안한 산책을 원할 때는 강변에 자리한 대청정으로 향한다. 대청정은 글램핑장에서 약 900미터 거리다. 물가 정자에 앉아 주변 풍경을 감상하면 잡념이 사라진다.


900미터도 멀다 느껴질 때는 캠핑장 입구 건너편 풋살장으로 향한다. 풋살장은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 1/3 지점으로, 대청호 건너편이 청남대다. 산꼭대기에 청남대 전망대가 보인다. 벤치에 앉아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 좋다. 이곳에서 대청호를 보노라면 대통령 별장이 별건가 싶다.

 

▲ 캠핑장 입구 건너편 풋살장 쪽에서 본 대청호.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이용 시간은 오후 2시~다음 날 오전 11시다. 이용료는 오토캠핑장 평일 2만7000원, 주말·공휴일·성수기 3만2000원, 글램핑장 비수기 평일 12만~20만 원, 비수기 주말·공휴일과 성수기 평일 15만~25만 원, 성수기 주말·공휴일 18만~30만 원이다. 반려동물은 입실이 불가하다. 캠핑장 내 편의점은 장작부터 어지간한 물건은 다 갖췄다.


샤워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사용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용 시설물은 매일 2회 방역하며, 입구(주말)나 편의점 안쪽 사무실(평일)에서 모든 방문자의 출입 명부 작성과 발열 체크 등을 진행한다. 수영장 운영은 잠정 중단한 상태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청호 주변 대전광역시, 충북 청주시와 보은군을 아우르는 걷기 코스다.


2018년까지 27개 구간(6~21구간 정비 중) 약 250km가 개통했다. 1구간(두메마을길)은 대청댐 물문화관 뒤쪽에서 출발해 대덕구 대청호 두메마을까지 11.5km(약 6시간 소요)다. 대청호 로하스 캠핑장 입구 풋살장에서 출발하면 대청댐 물문화관이나 지명산 쪽 대청호 두메마을까지 걷는 구간 중 택할 수 있다. 가볍게 걸어보고 싶을 때는 대청댐물문화관에 다녀오는 정도가 무난하다. 건너편 청남대와 대청호가 친구처럼 함께하는 길이다.

 

▲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의 아름다운 숲길. 


계족산 황톳길도 대청호 오백리길과 더불어 대전에서 꼭 걸어봐야 하는 길이다. 계족산 해발 200~300미터에 조성한 14.5km 황톳길로, 장동산림욕장을 목적지 삼아 찾으면 산길 초입부터 걸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200~300미터 지점이다. 황톳길은 길 오른쪽에 폭 1미터 정도로 조성했다. 하루 두 차례 살수차가 물을 뿌려 늘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한다. 덕분에 촉촉한 황톳길을 걷는 느낌이 맨발 끝에 고스란히 스민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부담이 없고, 중간에 세족장이 있어 원하는 만큼 걷기 좋다. 4~10월에 열리는 숲속 음악회 ‘뻔뻔(funfun)한 클래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한 상태다.


대덕구는 크게 대청호 로하스, 계족산 에코힐링, 충·효·예 역사문화 관광 벨트로 나뉜다. 충·효·예 역사문화 벨트의 중심인 동춘당공원은 도심에 자연공원과 역사 유적이 공존하는 장소다.


공원에는 효종 때 병조판서 송준길의 호를 딴 대전 회덕 동춘당(보물 209호)과 동춘당 종택(국가민속문화재 289호), 그의 후손인 소대헌 송요화와 조선 후기 대표 여류 문학가 호연재 김씨 부부가 살던 소대헌·호연재 고택(국가민속문화재 290호)이 있다.


동춘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문이 닫힌 경우가 있으나, 담 너머로 자태를 살피기는 어렵지 않다. 소대헌·호연재 고택은 실내에 들어갈 수 있다. 고택에 앉아 문밖을 보면 이곳이 도심이라는 사실이 금세 잊힌다.

 

<글·사진/박상준(여행작가)>
<콘텐츠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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