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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박 7일 유럽 출장 노림수

‘파운드리 왕좌’ 큰그림 위하여 ASML 직접 챙겼나?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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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박7일간의 유럽 출장 일정을 마치고 10월14일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을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스위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 들르는 등 글로벌 현장경영을 재개했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 이후 5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김기남 부회장과 함께 반도체 제조사에 EUV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 장비업체 피터 베닝크 ASML CEO와 만남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10대 이상의 EUV 노광장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행보를 두고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캠퍼스 반도체 2라인 가동을 위해 추가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 ASML을 직접 챙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협력방안 논의
파운드리 1위 ‘TSMC’ 꺾으려 EUV 노광장비 독점공급 등 승부수

 

지난 10월8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박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월14일 귀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 Seoul Gimpo Business Aviation Center)를 통해 전용기로 입국했다. 비즈니스항공센터는 국내외 기업, 개인 등의 비즈니스항공기 수요자를 위한 운항지원 전용시설로서, 출입국 수속시설을 갖춘 여객터미널과 항공기 보관 및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격납고 시설을 갖추고 있다.

 

▲ 10월8일 유럽으로 출장을 떠났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박 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월14일 오전 9시40분께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용기로 입국했다. 

 

5개월 만의 해외 출장 왜?


긴 코트 차림에 마스크를 쓴 이 부회장은 손에도 장갑을 낀 모습이었다. 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 부회장은 출장 목적에 대해 “EUV(극자외선) 장비 공급확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또한 “이번 출장길에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다녀왔다”며 “다음 출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과 출장에 동행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일행은 곧바로 마리나베이호텔에 마련된 임시생활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다.


네델란드는 한국인 입국제한 조치를 해제한 국가이며 이 부회장의 출장은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 해당돼 해외 입국자 2주 자가격리는 면제된다.


이 부회장의 이번 해외 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발이 묶인 지 5개월 만이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이 마지막이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세 차례의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불편을 감수하면서 삼성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을 점검한 바 있다.

 

ASML과 반도체 기술개발 협력


이 부회장은 이번 유럽 출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독점 공급하는 장비업체 ASML의 네덜란드 본사를 방문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부회장이 10월13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Extreme Ultra Violet)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 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7나노 이하 공정을 진행하는 곳은 삼성전자 외에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뿐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 전망은 1위가 TSMC(53.9%), 2위가 삼성전자(17.4%)다.


이 부회장은 이날 ASML의 반도체 제조 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2019년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번 미팅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배석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로,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삼성전자와 ASML은 EUV 관련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초기부터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장비 생산성 향상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의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10대 이상의 EUV 노광장비 확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캠퍼스 반도체 2라인 가동을 위해 추가 장비를 공급받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13일(현지 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는 모습. 왼쪽부터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피터 버닝크 ASML CEO. 


네덜란드 찍고 스위스 현장경영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브라질,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최근 코로나19가 유럽에 재확산되는 와중에도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스위스 로잔의 IOC도 방문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IOC 위원으로 활동하다 2017년 건강상의 문제로 사퇴했고, 이후 IOC 명예위원이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올해까지였던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을 오는 2028년까지 8년 더 연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4년 파리올림픽 그리고 2028년 LA올림픽까지 무선·컴퓨팅 분야 공식 후원사로 참가한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 재개를 시작으로 비즈니스 이슈가 있는 베트남과 일본, 중국 등 출장 일정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선 기업인 입국절차 간소화가 7개월 만에 시행된 일본이나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센터가 한참 지어지고 있는 베트남을 유력한 출장지로 예상했지만 이 부회장은 유럽행을 먼저 택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경영권 불법 승계 문제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10월22일과 26일로 각각 잡혔고,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두 사건에 대한 재판을 동시에 받게 되는 만큼 재판 일정을 고려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외국 정부 최고위층을 비롯해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인공지능(AI) 분야 석학 등과 꾸준히 교류하며 1년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출장이 중단된 것”이라며 “자가격리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코로나19로 기업인 신속통로가 개설된 곳을 중심으로 조만간 해외 현장 경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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