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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노화 권위자의 25년 장수 연구 따라잡기

저명한 과학자 단언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되돌릴 수 있다!”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0-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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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늙는가?” “인류는 노쇠와 퇴행을 극복할 수 있는가?” 노화와 장수 연구계의 슈퍼스타로 통하는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가 25년 장수 연구를 집대성한 걸작을 지난해 책으로 발표하자 <네이처> <더타임스> 등 유력 매체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과학자이자 기업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가 우리를 늙고 병들게 만드는 단 한 가지 원인과 더 젊고 건강하고 행복한 노화 역전의 비밀을 밝히자 전 세계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고, 싱클레어 박사의 책은 30개국에 출간됐다.

 

싱클레어 박사의 책은 최근 <노화의 종말>(부키)이란 제목으로 한국 서점가에도 등장했다. 우리는 노화를 삶의 불가피한 일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늙어 감을 부정하는 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 인간 본성과 도리에 어긋나는 짓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싱클레어 박사는 이 모든 생각이 틀렸다고 말한다. “노화는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 병은 치료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연하고 중단하고 역전시킬 수 있으며 노화만 해결하면 모든 장애와 질병에서 벗어나 누구나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노화는 늦추고, 멈추고, 되돌릴 수 있다는 싱클레어 박사의 ‘수명 혁명 프로젝트’를 따라가보자!

 


 

“노화는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 병은 얼마든지 치료 가능”
유전자는 우리가 무얼 먹고 운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반응
혈액으로 단백질·화학물질 분비하며 세포 사이 몸속 감시망 형성

 

적게 먹기, 육식 줄이기, 운동하기, 편안한 온도 벗어나기 실천을
저아미노산 식단, 간헐적 단식, 저온 노출은 장수에 가장 효과적

 

2006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저명하다고 평가되는 영국의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이란 장수 물질이 노화에 미치는 효과를 최초로 살펴본 논문이었다. 과학적으로도 중요한 발견이었지만 세상의 반응은 그보다 훨씬 폭발적이었다.


이 논문은 그해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중 하나가 되었고 미국 주요 언론뿐 아니라 전 세계 미디어가 그 내용을 대서특필했다. 연구진 모두 TV에 출연하고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견디다 못한 연구실 책임자는 해외로 피신했다. 이 논문으로 인해 적포도주 판매량이 무려 30퍼센트나 늘고, 전 세계에서 또 다른 노화 지연 물질들을 찾으려는 열띤 경쟁이 촉발되었다.


이 센세이셔널한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하버드 의대 유전학 교수인 데이비드 싱클레어 박사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과학자이자 기업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그는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블라바트닉연구소의 유전학 교수이자 하버드 폴F.글렌노화생물학연구센터 공동 소장,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노화연구실 책임자다.


싱클레어 박사는 우리가 늙는 이유와 노화를 되돌릴 방법에 대한 연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연구는 〈60분〉, 바버라 월터스 스페셜스, 〈노바〉, 모건 프리먼의 〈웜홀 여행〉 등 인쇄 매체, 팟캐스트, TV, 책에 으레 언급되어 왔다. 서투인 유전자, 레스베라트롤, NAD 전구물질 등 노화를 지연시키는 유전자와 분자의 연구로도 유명하다.


17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고, 50가지가 넘는 특허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노화, 백신, 당뇨, 생식, 암, 생물방어 등 분야에서 14개 생명공학 기업을 공동 창업했다. 학술지 <에이징>의 공동 편집장이며, 미국항공우주국 및 국방 기관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 주간지 <타임>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과 ‘헬스케어 분야 최고 50인’으로 꼽았다.


이렇듯 탁월한 연구 업적을 쌓아온 그가 자신의 25년 장수 연구를 총결산해 처음으로 세상에 책을 발표했다. 싱클레어 박사는 한국에서 <노화의 종말>이란 제목으로 출간한 책에서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수명 혁명에서 가장 근본적이고 풀기 힘든 2가지 중대한 질문에 답한다.


“왜 우리는 늙는가?” 그리고 “어떻게 노화를 끝장낼 것인가?”가 바로 그것이다.

 

▲ 채소를 더 많이 먹고 육류를 덜 먹어라.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식품을 더 먹어라. 누구다 다 아는 내용이다. 실천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말이다.  

 

경이로운 장수의 비법들


싱클레어 박사는 책에서 1995년 MIT의 저명한 분자생물학자 레너드 구아렌테 연구실에서 시작해 현재 하버드 의대 폴F.글렌노화생물학연구센터 연구실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걸어 온 모든 여정과 성과를 생중계하듯 그려 보인다. 나노 규모 분자 차원부터 우주 규모 생명체 전체 차원까지, 40억 년 전 태초부터 22세기 미래까지 노화 연구의 최전선을 종횡무진 탐험하는 장대한 모험이 펼쳐진다.


“종으로서 보면 우리는 예전보다 훨씬 더 오래 살고 있다. 그러나 훨씬 더 나은 삶은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지난 세기 동안 우리가 사는 햇수는 늘어났지만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늘어나지 않았다. 어쨌거나 살 만한 삶 자체는 그다지 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대다수는 100세까지 살게 될지를 생각할 때면 여전히 ‘그런 일은 없기를’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지막 수십 년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아 왔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시간에 결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산소 호흡기와 온갖 약물. 엉덩뼈 골절과 기저귀.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수술 또 수술. 그리고 의료비. 맙소사, 그 엄청난 의료비. 우리는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 간다. 부유한 나라의 국민들은 때로 10년 넘게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다가 삶을 마감하곤 한다. 우리는 이런 일이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식이 될 필요가 없다면? 더 젊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몇 년이 아니라 수십 년 더 오래 살 수 있다면? 생애의 말년이 앞서 산 여러 해들과 그다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면? 그리고 자기 자신을 구함으로써 세계 또한 구할 수 있다면?

 

아마 결코 다시 여섯 살이 될 수는 없겠지만 스물여섯이나 서른여섯 살은 어떨까? 어른이 ‘해야 할’ 일들로 곧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를 걱정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삶에 더 충실하면서 아이처럼 놀 수 있다면? 우리의 10대 시절로 압축해 넣어야 했던 그 모든 것들을 그렇게 압축할 필요 없게 된다면? 20대에 그토록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게 된다면? 30대나 40대에 중년이라고 느끼지 않는다면? 50대에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자 하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이유를 단 하나도 찾아낼 수 없다면? 60대에 족적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초조해하는 대신 새롭게 족적을 찍기 시작한다면?


시간이 흐르는 것을 걱정할 필요 없다면? 그리고 곧-사실상 아주 곧-그런 걱정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바로 그것이다.”


싱클레어 박사는 자신의 하버드 연구실만이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연구실과 전문 연구소, 독립 연구센터, 주요 대학, 민간 기업 등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노화와 장수 연구 성과들을 적재적소에서 빠짐없이 인용하고 소개한다.

 

동시에 오래된 ‘집단 선택’ 개념부터 ‘맞버팀 다면 발현’ ‘일회용 체세포 가설’ ‘유전 정보의 상실’ ‘오류 파국 가설’ ‘노화의 자유 라디칼 이론’ 그리고 가장 최근의 ‘노화의 징표들’ 개념까지 노화 이론의 발전 과정을 훑어보고, 이 모두를 비판적으로 종합해 노화의 유일한 근본 원인이 ‘후성 유전 정보의 상실’ 때문임을 규명한 ‘노화의 정보 이론’을 제시한다.


“‘노화의 정보 이론’은 우리가 먼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원시적인 생존 회로에서 출발한다.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 회로는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해 왔다.

 

예를 들어 포유류는 마그나 수페르스테스에게서 처음 출현한 것과 같은 생존 회로를 구성하는 유전자를 2개만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우리 유전체에서 그런 유전자를 22개 이상 찾아냈다. 내 동료들 대부분은 이것들을 ‘장수 유전자(Longevity Gene)’라고 부른다. 많은 생물에서 이것들이 평균수명과 최대수명을 늘릴 수 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유전자들은 삶을 더 늘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건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이것들은 ‘활력 유전자(Vitality Gene)’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유전자들은 우리가 무엇을 먹고, 얼마나 운동을 하고, 하루 중 몇 시인지를 지켜보고 그에 따라 반응하면서 혈액으로 단백질과 화학물질을 분비함으로써, 세포들 사이에 그리고 기관들 사이에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일종의 몸속 감시망을 형성한다.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갈 때면 가만히 숨죽이고 있으라고 알려 주고, 상황이 나아지면 빨리 성장해 번식하라고 말해 준다.


현재 우리는 이런 유전자들을 알고 있으며 그중에는 어떤 일을 하는지 밝혀진 유전자가 많다. 그러므로 과학적 발견을 통해 이런 유전자들을 탐사하고 이용할 기회가 있다. 또 이것들이 어떤 잠재력을 지녔는지를 상상해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분자들을 자연적인 방식과 창의적인 방식으로 사용하고, 단순하거나 복잡한 기술을 이용하고, 새로운 지혜와 기존 지혜를 활용함으로써 우리는 이런 유전자들을 파악하고, 이렇게 저렇게 바꾸어 보고, 아예 통째로 바꿀 수도 있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장수 유전자는 서투인(sirtuin, 시르투인)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것이다. 효모에서 처음 발견된 SIR2 유전자의 이름을 땄다. 포유류는 서투인 유전자가 SIRT1에서 SIRT7까지 7개가 있으며, 서투인 단백질은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만들어진다. 내가 연구를 시작할 당시 서투인은 과학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현재 이 유전자 집단은 의학 연구와 약물 개발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그의 연구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일상 라이프스타일(생활습관)에서부터 최첨단 테크놀로지까지 망라하는 경이롭고 획기적인 장수의 비법들이다. 전부 우리가 일상에서 당장 따라 실천할 수 있는, 또는 앞으로 곧 실현 가능할 노화 극복 방안들이다.


“식단은 출발점으로 삼기에 나쁘지 않다. 사실 아주 좋은 출발점이다. 호모 사피엔스에게 ‘최고의’ 식단이 무엇인지는 세계 최고의 영양학자들 사이에서조차 의견이 갈린다. 이유는 사실 최고의 식단이라는 것이 아예 없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식단이 미묘하게, 때로는 상당히 달라야 할 만치 사람들은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모두는 폭넓게 보면 여러 가지 공통점을 지녔다고 할 만큼 서로 비슷하다. 채소를 더 많이 먹고 육류를 덜 먹어라. 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식품을 더 먹어라. 누구다 다 아는 내용이다. 실천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토록 많은 이들이 이 도전 과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언제나 노화를 삶의 불가피한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좀 일찍 찾아오거나 좀 늦게 찾아올 수 있지만 노화는 반드시 우리 모두에게 닥친다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폐렴, 독감, 결핵, 위창자관질환을 두고 그렇게 말했다. 1900년 이 4가지 질병이 미국 사망자 중 약 절반을 차지하던-그런 병에 걸릴 수 있을 나이까지 생존했을 때-시절에는 그중 하나가 결국은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고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 오늘날 결핵이나 위창자관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적게 먹기’ ‘육식 줄이기’ ‘운동하기’ ‘편안한 온도에서 벗어나기’ 같은 라이프스타일 개선법을 살펴본다. 그중 저아미노산 식단, 간헐적 단식,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저온 노출 등을 특별히 지목하면서 왜 이 방법들이 건강과 장수에 가장 효과적인지 과학적 근거와 사례를 바탕으로 밝혀준다.


또 이제 우리가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 항노화제와 장수약도 소개한다. 전부 장수를 책임지는 효소들의 활성에 관여해 노화를 막고 활력을 되찾아 주는 약물들이다.

 

이스터섬에서 찾아낸 라파마이신, 프랑스라일락에서 발견한 메트포르민, 적포도주에 많이 들어 있는 레스베라트롤, 노화와 질병의 핵심 조절 인자인 NAD, NAD 증진제인 NR과 NMN 등의 발견 경위, 작동 메커니즘, 그리고 통증과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병들을 억제하고 건강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고 ‘노화 역전’까지 일으키는 놀라운 효능을 낱낱이 공개한다.


아울러 혁명적 첨단 기술의 마법 같은 세계도 알려 준다. 좀비 같은 노화세포만 찾아 죽이는 노화세포 제거제, 우리 유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정크 DNA와 그 잔재 화석을 제거하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우리 세포와 몸을 완전히 재설정해 말 그대로 회춘시키는 노화 예방 백신과 세포 재프로그래밍, DNA 서열 분석과 생체표지추적으로 대표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3D 프린팅 맞춤 신체 기관 생산 등의 발전 과정, 과학적 메커니즘, 실제 적용 사례, 미래의 가능성을 생생히 묘사해 보인다.


특히 감염병 팬데믹을 경고하면서 생체표지추적과 DNA 서열 분석 기반 신속 대처 해결책을 제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데, 책 출간 3개월 뒤 실제로 벌어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예견한 듯한 탁월한 혜안을 보여 준다.


나아가 싱클레어 박사는 ‘인류의 수명 연장은 옳은가?’ ‘인류 종말은 임박했는가?’ 같은 사회, 정치, 경제 전반의 민감한 사안에도 답한다. 개인 정보 보호, 생명 윤리, 인구 폭발, 지구 환경 수용력, 불평등, 사회 보장 제도와 의료 체계, 무분별한 소비, 장수 정치인, 고령 노동 등 다양한 주제를 심도 깊게 다룬다. 그러면서 수명 연장이 낳을 문제와 비관적 예측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대안, 수명 혁명 이후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 노화는 질병일 뿐 아니라 ‘만병의 어머니’다. 그래서 이 질병만 물리치면 우리가 오늘날 병이라 부르는 모든 노화의 증상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사진출처=Pixabay> 

 

노화는 질병, 치료할 수 있다


과거보다 크게 발전한 의료 기술, 높아진 생활 수준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대다수는 너무 오래 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왜일까? 생의 마지막 모습이 전혀 바람직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산소 호흡기와 온갖 약물. 엉덩뼈 골절과 기저귀.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 수술 또 수술. 그리고 의료비.” 우리는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 간다. 때로는 10년 넘게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리다가 삶을 마감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것이 ‘불가피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며 ‘정상’이고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싱클레어 박사는 그런 관점은 완전히 잘못된 생각이며,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더 젊게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몇 년이 아니라 수십 년을 더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싱클레어 박사는 그렇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것도 곧.


“후대로 오면 더 이상 사망을 노년 탓으로 돌리지 않게 된다. 이제 ‘늙어서’ 죽는 사람은 없다. 지난 세기에 걸쳐서 서양 의학계는 언제나 노화보다 더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있을 뿐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믿게 되었다. 사실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우리는 사망의 원인을 좀 더 까다롭게 따지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질병, 증상, 외상 원인의 목록인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는 1893년 처음 발간될 때는 항목이 161가지였다. 하지만 지금은 1만 4000가지가 넘으며, 사망 기록을 보관하는 대다수 지역에서 의사와 공중 보건 담당자는 이 분류 기호를 써서 장애와 사망의 직접적이면서 근본적인 원인을 기록한다.

 

그리고 전 세계의 의료 책임자와 정책 결정자는 그 자료를 토대로 공중 보건 정책을 결정한다. 대체로 어떤 원인이 사망확인서에 더 자주 적힐수록 사회는 그 원인에 대처하기 위해 더 주의를 기울인다. 심장병, 2형 당뇨병, 치매가 연구와 의료의 주된 관심사인 반면 노화는 이 모든 질병의 가장 큰 원인임에도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늙음은 때로 삶을 끝내는 근본 요인이라고 여겨지지만 의사들은 그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말은 결코 하지 않는다. 그렇게 말했다가는 담당 공무원의 분노를 자극할 위험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 적으라고 증명서를 의사에게 돌려보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동료들로부터 조롱 받을 가능성도 높다. 런던유니버시티칼리지의 건강노년연구소(Institute of Healthy Ageing) 부소장이자 왕립협회에서 열린 <노화의 새로운 과학> 학술 대회 보고서를 쓴 당사자인 데이비드 젬스는 2015년 <메디컬 데일리(Medical Daily)>에 ‘사람이 병 없이 오로지 노화로 죽는다는 생각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 말은 요점을 놓친 것이다. 노화를 질병과 분리하는 관점은 우리가 어떻게 삶의 끝에 다다르는지 진실을 제대로 못 보게 만든다. 우리가 왜 벼랑에서 떨어지는지를 아는 것은 분명히 중요하다. 하지만 애초에 우리를 그 벼랑 끝으로 데려온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를 그 벼랑 끝으로 데려가는 것이 바로 노화다. 100년쯤 뒤면 우리 모두는 노화의 손에 이끌려서 그 벼랑 끝에 선다.”


싱클레어 박사는 우리가 진정으로 오래도록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노화와 질병을 보는 관점을 완전히 뒤집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촉구한다. 그에 따르면 바로 ‘노화 자체가 질병’이라는 것이다. 심장병, 치매, 암 같은 것은 질병이 아니라 더 큰 무엇, 즉 노화의 증상일 따름이다. 노화는 질병일 뿐 아니라 ‘만병의 어머니’다. 그래서 이 질병만 물리치면 우리가 오늘날 병이라 부르는 모든 노화의 증상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싱클레어 박사는 단언한다. ‘이 질병은 치료할 수’ 있으며 ‘늦추거나, 멈추거나, 심지어 되돌리기’까지 할 수 있다고. 이것이 싱클레어 박사가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 메시지다.

 

수명과 인간을 재정의


‘건강’을 되돌리는 것과 ‘생명’을 되돌리는 것은 엄청나게 다르다고, 건강은 놔두고 목숨만 연장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싱클레어 박사는 말한다. 수명 혁명에서는 ‘장애와 질병 없이 살아가는 건강수명’의 연장이 지상명령이란 뜻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무한정 살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저 덜 아프면서 더 사랑이 가득한 삶을 살고 싶을 뿐’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 역시 노화와의 싸움이 ‘죽음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건강한 삶을 연장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훨씬 더 나은 상태에서, 사실상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을 맞이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싱클레어 박사는 이러한 ‘활력 연장’의 시대가 대다수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오고 있다고 본다. 그냥 몇 년 더 사는 것이 아니라 ‘더 활동적이고 더 건강하고 더 행복한 삶을 더 오래도록’ 누리다가 ‘준비가 되었을 때, 빠르고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하는 시대가 곧 닥칠 것이다. 우리는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산물이지만 지금의 이 거대한 변화에는 준비가 안 되어 있다. 그래서 그냥 그런 일이 불가능하다고 믿기 쉽고, 그런 믿음에 자꾸 이끌린다. 예전 사람들에게 비행이 마법이나 다름없는 기발한 상상일 뿐이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인간은 날아올랐고,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는 다시금 마법처럼 보이던 것이 현실이 되려 하는 역사의 전환점에 와 있다. 인류가 무엇이 가능한지를 다시 생각할 때가, 다시 말해 여태껏 필연이라고 굳게 믿고 있던 노화를 끝장낼 때가 온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는 인간의 의미 또한 재정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혁명의 출발점일 뿐 아니라 새로운 진화의 출발점’에 서 있다.


싱클레어 박사는 바로 그 증거와 비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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