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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거리 대형마트 등장…이마트 신촌점 출격 스토리

2030 겨냥 초도심 특화매장…‘작지만 강한’ 실험 통할까?

정리/김수정 기자 l 기사입력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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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업계가 온라인의 대대적인 공세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가 2년여 만에 새로운 매장을 열고 색다른 실험에 나서 유통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16일 ‘작지만 강하다’는 콘셉트를 내건 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이마트 신촌점’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그랜드플라자 건물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3개 층으로 영업면적 570평 규모다. 비록 규모는 미니급이지만 초도심에 매장이 들어선 까닭에 이마트 신촌점이 문을 열던 날은 인파가 몰려들어 계산을 하는 데 30분이나 걸렸다.

 

2030 고객을 타깃으로 한 이마트 신촌점의 새로운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신세계그룹 블로그에 소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이마트 신촌점 전략을 들여다봤다.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경쟁업체들 폐점과는 거꾸로 과감한 행보
1~2인 가구 타깃 ‘소단량’ 상품 전면배치…트렌드 상품 구색 강화


이마트 최대 경쟁력 ‘그로서리’ 극대화…개점일 고객 몰려 인산인해
온라인 경험 많은 MZ세대 겨냥 신촌점 실험에 유통업계 관심 집중

 

▲ 이마트는 지난 7월16일 ‘작지만 강하다’는 콘셉트를 내건 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이마트 신촌점’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스페이스, 미네르바, 민들레영토…. 1990~2000년대 신촌은 대학생 문화의 1번지였다. 록카페, 원두커피, 보세 패션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의 최첨단 소비 트렌드를 이끌었다. 1999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스타벅스 1호점이 이대 앞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전히 서울에서 가장 젊은 공간 중 한 곳인 신촌에 최초의 대형마트가 등장했다. 바로 이마트 신촌점이다. 오프라인 경쟁업체들이 폐점을 결정하는 가운데 과감한 행보다. 롯데마트는 연내 15∼16개 매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며, 홈플러스 역시 3개 점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아닌 대형마트 이마트의 신규 출점은 2018년 12월 의왕점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이마트는 신촌 로터리 옛 그랜드마트 자리에 신촌점을 선보였다. 신촌역 7번 출구 앞 그랜드플라자 건물 지하 1층~지하 3층에 들어섰다. 총면적은 1884㎡(570평)으로 일반적인 대형마트(3000㎡ 이상)의 60% 수준 소형 점포다.


신촌은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등 5만 명이 넘는 대학생들이 생활하는 젊은 상권이다. 신촌 지역 20~30대 인구 비중은 40%로, 서울시 평균인 31%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대학가 특성상 1~2인 가구 비중도 높으며, 신촌역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약 10만 명의 시민들이 왕래하고 있는 대형 상권이다. 이마트가 신촌점을 ‘작지만 강한 이마트’로 키우려는 이유다.

 

1~2인 가구 특화상품 배치


이마트 신촌점은 핵심 고객층인 2030 세대와 1~2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구성했다. 소량 구매에 익숙한 1~2인 가구 특성에 맞춰 소단량 상품 구색을 강화했다. 실제로, 이마트 신촌점은 소단량 그로서리 상품이 기존 점포보다 30% 더 많다.


신촌점 과일 코너에는 1/2, 1/4 크기의 ‘조각멜론’과 혼자 먹을 수 있는 1/8 크기의 ‘나혼자수박’, 3~4종류의 과일을 컵에 넣은 ‘조각 과일’ 등 1~2인 가구를 위한 특화 상품을 구비하고 있다.


양곡류도 1~4kg의 쌀, 2~3kg의 혼합영양곡 등 1~2인 가구를 위한 소단량 상품을 갖췄다. 1~2인용 회와 초밥 등 수산과 축산도 마찬가지다. 음료 판매대에는 200입 이하의 커피믹스도 있다.


이처럼 이마트는 신촌점을 신선식품, 가공식품 등 소단량 먹거리를 중심으로 꾸몄다.


또한 1~2인 가구 특성상 한 번에 한 끼를 때울 만큼만 소량으로 조리하는 점에 주목했다. 식재료를 각각 구매할 필요가 없이 간단히 조리해서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상품존을 다양한 상품으로 볼륨감 있게 구성했다.


신촌점 인근에 거주한다는 20대 대학생은 “배달 음식에 지쳐 있었다. 그렇다고 요리해서 먹자니 귀찮고, 재료를 사면 버리는 게 더 많다. 시켜 먹는 게 더 싼데 배달 음식은 또 지겹고, 그런 악순환”이라며, “신촌점에 와보니 직접 만들어 먹기엔 재료 손질하기 까다로운 차돌우동, 로제 파스타 등 여러가지 메뉴를 밀키트로 살 수 있어 자주 찾을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이 외에도 소포장 초간단 요리채소, 드라이기, 선풍기 같은 꼭 필요한 소형 가전 등 신촌점 곳곳에서 1~2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 구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마트 신촌점은 핵심 고객층인 2030 세대와 1~2인 가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구성했다.  

 

2030세대 ‘취향저격’ 상품


지하 2층에는 소스 특화 매장이 제법 큰 규모로 있다. 파스타, 찌개, 떡볶이, 나아가 웨스턴 소스, 중화 소스까지 각종 소스가 가득하다. 매장 내에는 해당 소스를 활용한 레시피도 친절하게 명시했다. 요리를 잘 몰라도 소스 하나로 손쉽게 요리할 수 있다. 쉬우면서도 멋들어진 요리를 하고 싶어하는 20~30대 고객에게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또 지하 2층에는 218㎡(66평) 규모의 ‘와인 앤 리큐르(Wine & Liquor)’ 주류 통합 매장을 선보였다. 매장 전체 규모에 비해 꽤 크다. 이곳엔 도스코파스, 상그리아 등 1만 원 이하의 초저가 와인이 가득하다. 주류도 다양하게 섞어 ‘내 식대로’ 만드는 20~30대를 위해 소형 미니어처 리큐르도 선보였다. ‘루나즐 레포사도 50㎖’ 1병을 5000원에, ‘시바스리갈 12년산 200㎖’ 1병을 1만4900원에 판매 중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들여온 수입맥주부터 로컬 수제맥주까지 가지각색의 맥주도 준비했다. 맥주는 매장 벽면을 따라 나란히 설치된 맥주 전용 냉장고에 들어 있다. 동네 편의점처럼 신촌점에서는 시원한 맥주를 언제든지 바로 살 수 있다. 자연치즈, 생치즈, 생햄 등 2030세대 고객이 원하는 트렌디한 안주도 다양하게 갖췄다.


지하 3층에는 노브랜드가 크게 자리잡았다. 2030세대 소비문화 중심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있다. 노브랜드 가전제품을 둘러보던 한 20대 여성은 “혼자 자취하다 보니, 브랜드 제품은 쓸데없는 기능이 많아서 필요해도 사기 꺼려질 때가 있었다”며 “(노브랜드는) 4만9800원 에어프라이어처럼 합리적인 제품이 많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대 경쟁력 ‘그로서리’ 극대화


양원식 이마트 신촌점장은 “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신선식품 경쟁력을 신촌 지역에 선보이게 됐다”며 “신촌 지역의 대표 장보기 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는 신촌점의 그로서리 매장을 1570㎡로 구성했다. 전체 면적(1884㎡)의 83%를 차지한다.


오프라인 이마트의 최대 경쟁력인 그로서리(식품)를 극대화했다.


최근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월계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월계점은 비식품을 줄이고 이마트의 최대 강점인 그로서리 매장을 100평 이상 확대했다. 비식품 매장보다 그로서리 매장 규모가 더 큰 점포는 월계점이 처음이었다.


결과는 성공이다. 이마트 월계점의 신선식품 매출은 오픈 한 달 동안 40% 이상 신장했다.


그로서리 강화 차원에서 이마트 신촌점에는 견과류 전문매장이 들어섰다. 이곳엔 뉴욕 M&M’s World 콘셉트의 명동의 명소 ‘HBAF샵’이 입점했다. 22가지 가공견과류에 캐릭터 굿즈과 팬시 상품도 함께 판매한다. 이 외에도 각종 허브류와 접하기 어려운 채소를 모아둔 ‘스페셜 요리채소’까지, 카테고리별로 전문성을 높인 특화 매장을 구성했다.

 

편의성 주안점 둔 도심형 점포


지하 2층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와 연결했다. 해당 코너에는 ‘간편 먹거리존’을 배치했다. ‘송사부 고로케’, ‘쥬시차얌’, ‘부산 빨간어묵’ 등 지하철 유동 고객을 유인할 먹거리로 채웠다. 지하 2층에서 신촌역을 통해 곧장 들어오면 주류매장이 나타난다. 퇴근 후 한 잔하고 싶은 고객을 위한 완벽한 루트다. 반면 지상 1층 입구의 후문으로 들어오면 지하 1층 점포로 연결되며 가장 먼저 신선식품이 반긴다. 장보기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동선 구성이다.


고객 안전을 위해 코로나19를 대비하기 위한 자동체온측정 시스템도 출구에 마련했다. 슬쩍 지나가기만 해도 체온을 측정해 알려준다. 작은 기계 하나로 고객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쇼핑환경을 위한 조치를 완료했다.


도심형 점포인 신촌점은 매장 규모가 작은 만큼 빠른 계산을 위해 무인 계산대를 적극 도입했다.


캐셔가 있는 계산대는 층별로 하나씩만 배치했다. 나머지는 14개는 모두 무인계산대다. 언택트 트렌드에 따라 무인계산대를 선호하는 20~30 젊은 고객을 배려한 매장 구성이다. 무인계산대 조작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위해서 무인계산대 코너에 2~3명의 매장 직원을 배치해 결제를 돕고 있다.


신촌 로터리의 터줏대감 그랜드마트의 폐점은 오프라인 리테일의 변곡점을 보여준다.


끝이 안 보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에 따라 더 빠르게 우리 삶 속에 침투하고 있는 언택트, 이커머스 트렌드. 미국도, 유럽도, 한국도 오프라인 리테일은 철수하고 있다.


의왕점을 선보인 1년 7개월 전보다 더욱 경쟁적인 상황 속에서, 이마트는 신규점 오픈을 선택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만이 고객들에게 전할 수 있는 경험과 MUST HAVE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오프라인 리테일의 가치를 선택했다.


오픈 당일인 7월16일부터 첫 주말인 18~19일까지 이마트 신촌점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출근길 전철과 회사 업무, 퇴근 후 집에서도 우리는 항상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를 바로 곁에 두고 살고 있다. 직접 누군가를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니즈가 점점 더 커지는 이유다.


태어날 때부터 온라인 경험이 큰 MZ세대 대학생. 이들을 겨냥한 이마트 신촌점의 실험이 주목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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