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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중금속 태워 만드는 시멘트에 관한 불편한 진실

당신이 평생 벌어 산 아파트…‘쓰레기 시멘트’로 지었다면?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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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매일 가족과 밥 먹고 잠 자는 집이 ‘쓰레기 시멘트’로 지어졌다면? 환경운동가, 생태교육가, 기자로 활약하던 최병성 목사는 지난 2015년 4월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이란 책에서 10년간 직접 발로 뛰며 ‘쓰레기 시멘트’의 실상을 고발해 충격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최 목사는 “외환위기 이후 1999년 경영 위기에 몰린 시멘트 회사들을 위해 환경부가 각종 쓰레기를 소각해 시멘트를 제조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고 지적하면서 “1999년 8월 이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모든 시멘트는 각종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 가득한 온갖 산업쓰레기로 만들어, 발암물질인 6가크롬이 유독성 지정폐기물보다 더 많이 검출되는 진정한 ‘쓰레기 시멘트’가 되었다”고 질타했다.

 

그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쓰레기 시멘트’는 여전히 우리들의 집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통 사람들이 평생 일한 돈으로 마련되는 아파트와 주택이 폐기물·중금속 등을 태워 첨가한 쓰레기 시멘트로 지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것. 소비자주권의 ‘국내 시멘트 회사들의 폐기물 사용량과 종류 실태’ 보고서를 토대로 시멘트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파헤친다.

 


 

소비자주권 ‘국내 시멘트 회사 폐기물 사용량&종류’ 실태 파악
‘심각성’ 지적에도 최근 3년간 쓰레기 시멘트 생산량 86% 증가

 

국내 업체들, 톤당 3만 원 얹어주는 맛에 일본 발전소 석탄재 수입
건설사들, 중금속 함유 ‘쓰레기 시멘트’로 아파트 짓고 알리지 않아
시멘트 성분·원산지 표시 법제화…소비자들에게 선택권한 돌려줘야

 

▲ 당신이 평생 번 돈으로 산 ‘드림 하우스’가, 매일 가족과 밥 먹고 잠자는 집이 ‘쓰레기 시멘트’로 지어졌다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가 2017~2019년 시멘트 제조사별 폐기물 사용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쓰레기 시멘트 생산이 줄어들기는커녕 86%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주권은 “5만 원을 받고 일본 석탄발전소 처리업자로 전락한 국내 시멘트 업체들도 있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원래 친환경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철광석, 규석을 섞어 유연탄으로 1400도의 고온에 태워 만든다. 그러나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은 현재 쓰레기 재활용이라는 미명하에 점토 대신 석탄재와 하수 슬러지(찌꺼기), 소각재, 각종 공장의 폐수 찌꺼기를 사용하고, 철광석과 규석 대신 제철소에 발생한 쓰레기인 슬래그와 폐주물사 등을 사용하며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폐고무·폐비닐 등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은 1997년부터 폐타이어를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각종 폐기물들을 대체원료와 연료로 사용하며 원료비와 연료비 절감에 따른 생산 원가 절감과 시멘트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 폐기물 처리비용 지원금 수수 등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톤당 5만 원의 처리비용을 받고 일본 전역의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를 수입하여 처리하고 있다. 일본산 석탄재의 경우 방사선량 수치가 0.15~0.23μ㏜(마이크로시버트, 방사선 측정단위)까지 측정되고, 유해물질인 중금속(Cd·Cu·Pb·As·Hg)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주권이 시민들의 불안감과 알권리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이 시멘트 생산 시 사용하고 있는 폐기물의 종류와 사용량에 대한 실태를 환경부, 관세청, 시멘트 제조사들의 소재지 시, 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회신자료 등을 근거로 분석한 결과를 6월24일 발표했다.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 사진은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가 시멘트 포대를 등에 지고 계단을 오르는 모습.   <뉴시스> 


-시멘트 생산 시 투입되는 폐기물 종류


시멘트 제조사들은 시멘트 제조공정에 따라 시멘트 주원료로 무기성오니(정수처리오니, 석재, 공재, 폐수처리오니, 보크사이드 잔재물, 그 밖의 공정오니, 그밖의 무기성 오니), 유기성오니(하수처리오니), 그밖의 폐수처리오니, 석탄재(국내 수입), 분진, 폐·탈황석고, 슬래그·폐주물사, 폐촉매·폐흡착제, 폐석회를, 보조원료로 폐타이어, 폐합성고무류, 타이어칩, 폐합성 고무류, 폐합성수지, 재생연료유 등을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멘트 제조사들이 시멘트 제조공정 상에 사용하는 오니(汚泥, 슬러지)란 정수, 하수, 공장폐수 등의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불용성 고형분을 침전 혹은 여과한 것으로 유기성오니(폐수오니 공정오니 정수오니 하수오니 분뇨오니)와 무기성오니(폐수오니, 공정오니, 정수오니, 하수오니, 준설토, 건설오니)을 말한다.


시멘트 제조사 중 쌍용양회(주), ㈜삼표시멘트, 한라시멘트(주), 한일시멘트(주)는 석탄재 표면의 방사선량 수치가 시간당 0.23μ㏜까지 측정되고, 석탄재와 떨어진 곳의 배경농도 수치가 0.11~0.14μ㏜/h 측정되어 방사선이 남아 있는 석탄재를 일본으로 부터 직접 수입하여 시멘트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멘트 제조사들이 사용하는 폐목재는 건설 및 신축, 건물해체 현장, 생활 폐가구, 가구공장부산물 등에서 반출되는 것이다. 이들 폐목재는 접착제, 페인트, 기름, 콘크리트 등에 오염된 것들이다.


국내 화력발전소는 석탄재 매립 부담금이 없어 재활용하고 남은 물량은 대부분 매립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화력발전사들은 재활용하고 남은 잉여량을 톤당 20만 원의 환경부담금을 주고 매립·처리해야 한다. 때문에 일본 화력발전사 입장에서는 국내 시멘트 제조사에 톤당 5만 원을 얹어주는 것이 훤씬 경제적이기 때문에 잉여량을 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은 톤당 운송료의 2만 원을 공제해도 3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되므로 경쟁적으로 일본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를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일본 석탄재 수입으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를 처리하지 못해 동해·서해·남해의 아름다운 바다에 만든 매립장에 석탄재를 퍼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주권이 최근 3년간 국내 시멘트 제조사들의 폐기물 사용량을 확인해봤다.


최근 3년간 폐기물 사용량 분석 결과 쌍용은 수입 석탄재와 폐타이어를 포함해 폐기물 쓰레기 521만1767톤을, 한일시멘트는 534만6822톤, 삼표시멘트는 355만9020톤, 한일현대시멘트는 293만2833톤, 한라시멘트는 226만9413톤, 아세아시멘트는 140만7258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시멘트 제조사의 각종 쓰레기 폐기물 사용량은 해마다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17년 560만2685톤(성신양회 제외)이 2018년엔 691만4402톤(성신양외 제외)으로 23.4% 증가했고, 2019년에는 1042만1888톤으로 전년보다 50.6% 늘어났다. 결국 2017~2019년 3년 동안 평균 8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시멘트에 사용한 석탄재와 폐타이어 수입은 어느 정도인가?


환경부와 관세청의 정보공개 회신자료를 토대로 우리나라 시멘트 회사들의 석탄재 수입 실태를 들여다봤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쌍용에서 542만5907톤, 한일에서 136만7836톤, 삼표에서 369만9657톤, 한라에서 172만3133톤 등 총 1221만6533 톤의 석탄재를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회사들은 전체 수입 석탄재의 99%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이를 년도별로 살펴보면 2010년 96만3681톤, 2011년 111만8857톤, 2012년 121만3434톤, 2013년 134만7557톤, 2014년 131만9톤, 2015년 134만8343톤, 2016년 127만9094톤, 2017년 137만6042톤, 2018년 127만1727톤, 2019년 94만1709톤 등이다. 시멘트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1221만6533 톤의 석탄재를 수입하여 시멘트 생산에 사용했다.


또한 국내 시멘트 회사들은 일본 전력회사로부터 쓰레기 처리비로 톤당 5000엔(한화 약 5만 원)을 쓰레기 처리비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한국으로 들여오는 운임으로 2000엔을 사용하고, 나머지 3000엔(한화 약 3만 원)을 석탄재 수입회사의 순수익으로 챙겼다.


국내 시멘트 회사들이 일본산 쓰레기 수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2016년을 기준으로 주식회사 쌍용양회 약 174억 원(58만 톤×3만 원), 삼표시멘트(41만 톤) 약 123억 원, 한라시멘트(17만 톤) 51억 원, 한일시멘트(15만 톤) 45억 원에 이른다. 결국 시멘트를 만들어 팔지 않아도 단순히 일본 석탄재 수입만으로 한 해 393억 원의 큰 수익을 얻고 있었다.


폐타이어 역시 지난 10년간(2010~2019년) 12개국에서 9만2444톤 수입하고 있었다. 문제는 수입량의 99%인 8만4676톤을 일본에서 수입, 우리나라 시멘트 공장들이 각종 중금속에 오염된 일본의 폐타이어 소각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이 일본의 쓰레기 식민지로 전락한 형국.


그렇다면 폐기물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유해물질이 함유된 쓰레기 시멘트 생산이 문제다.


다양한 폐기물로 만든 시멘트에서는 우리 인체에 해로운 카드뮴(Cd)·비소(As)· 망간(Mn)·수은(Hg)·납(Pb)·크롬(Cr)·구리(Cu)·세레늄(Se)·안티몬(Sb)·6가크롬(Cr+6) 등이 검출되고 있다. 이는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시멘트 업체의 임의적인 관리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뿐 유해물질들이 검출되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는 것.


그럼에도 주거용 아파트 등을 신축하는 건설사들은 이런 중금속이 함유된 폐기물을 사용한 시멘트로 지어진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게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를 짓고 있다. 또 입주자들은 이런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평생 일해서 번 돈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주권은 “서민들의 생활공간인 아파트와 주택을 각종 유해성 폐기물로 만든 시멘트로 짓고 있고, 이로 인해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방출되고 있는데도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아파트 건설사(시공사)에 친환경 시멘트를 사용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단체는 “전국의 지자체들은 국민들의 알권리보다 시멘트 회사의 영업비밀을 우선 보호하는 제도로 인해 폐기물 시멘트와 관련한 정보를 차단되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폐기물의 종류와 성분과 사용량 등에 대해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회사들이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고 제조사를 관리 감독하는 지자체의 정보공개 회신 역시 부실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강릉시의 경우 한라시멘트 폐기물 사용에 따른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 시멘트 회사의 의견에 따라 공개여부를 결정하는 등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방사능이 추출되는 일본 석탄재 수입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화력발전소는 석탄재 매립 부담금이 없어 재활용하고 남은 물량은 대부분 바다에 매립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화력발전사들은 재활용하고 남은 폐기물 잉여량을 톤당 20만 원의 환경부담금을 주고 자국 내에서 매립 처리하는 것보다 한국 시멘트 회사에 톤당 5만 원을 주고 넘기는 것이 경제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멘트 회들은 톤당 운송료 2만 원을 공제해도 3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으므로 원료도 확보하고 돈도 벌 수 있는 장사여서 경쟁적으로 일본 화력발전소의 석탄재를 수입하여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그럼 쓰레기 시멘트 유통을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소비자주권은 먼저 수입산 석탄재의 측정 방법을 개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석탄재는 석탄재 상태를 원료로 사용하므로 표면방사선량 측정 수치가 정확하다. 표면방사선량 측정한 수치가 시간당 0.23μ㏜까지 치솟을 정도로 방사선에 오염된 석탄재가 수입되고 있으므로 현재와 같이 석탄재와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배경농도 수치가 아니라 측정 방법을 표면 측정으로 하는 관리기준으로(현재 0.3μ㏜/h) 개선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시멘트 등급제 도입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폐기물 시멘트에 사용된 석탄재의 표면방사선량 수치는 시간당 0.23μ㏜까지 측정되고, 페기물에서 유해물질인 중금속(Cd·Cu·Pb·As·Hg)이 검출되고 있다. 결국 소비자주권은 “폐기물들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으므로 시멘트를 주택용과 산업용으로 구분하여 주거용 아파트 등 주택용은 건설사들이 친환경 시멘트를 사용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주권은 “시멘트 원료 원산지와 성분표시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시멘트 회사들은 무상 혹은 싼값으로 쓰레기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시멘트 제품에 폐기물 원산지와 성분 표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


이 단체는 “시멘트 성분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온갖 쓰레기로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가득한 시멘트를 만들어 왔다”면서 “게다가 원산지 표시마저 없으니 일본에서 쓰레기 처리비를 받아가며 수입한 석탄재와 폐타이어로 시멘트를 만들어도 그 사실을 소비자가 알 수 없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멘트 성분과 원산지 표시를 법제화하고 소비자들에게 선택권한이 주어질 때 쓰레기 시멘트는 이 땅에서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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