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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디자인팀장이 말하는 비스포크 가전 탄생 스토리

“소비자 삶에 녹아드는 가전 만들고 싶었다”

정리/김수정 기자 l 기사입력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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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존재감으로 주방 분위기를 좌우하는 냉장고. 지금까지 냉장고 선택의 기준은 ‘용량’이었다. 삼성전자가 2019년 6월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선보이기 이전의 이야기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구성을 조합할 뿐만 아니라, 3가지 패널 소재와 16가지 컬러로 개인 취향까지 덧입힐 수 있다. 이 비스포크 냉장고가 드디어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시선을 끄는 색과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의 디자인을 담당한 주인공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디자인팀 팀장을 맡고 있는 최중열 전무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소개된 김 전무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비스포크 냉장고 디자인이 탄생하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개인 맞춤형 냉장고 만드는 고민이 ‘비스포크 디자인’ 시작점
가전도 가구처럼 사지 않고 취향 따라 ‘어떤 걸 들일지’ 고민

 

▲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디자인팀 팀장을 맡고 있는 최중열 전무.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가 글로벌 출시를 했다. 기대감과 소회에 대해서 한마디 한다면.
▲2019년 한 해 전 세계적으로 비스포크 냉장고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iF 디자인 어워드 2020(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2020)’에서 금상, ‘뉴욕x디자인 어워드(NYCxDesign Award)’에서 최우수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혁신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디자인의 종주국은 유럽’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유럽에서 인정받는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어서 굉장히 뿌듯하고 영광스럽다. 한국에서 만든 ‘삼성’ 제품이 글로벌에서 많은 사랑을 받기를 기대해본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디자인 기획 당시 이야기를 소개한다면.
▲요즘의 사용자는 가전은 물론, 컵이나 수저 한 벌에도 자신만의 취향을 담길 원한다. 예전엔 기능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기능은 기본이고, 자신의 스타일과 가장 가까운 물건을 고른다는 얘기다. 나아가 정해진 기능과 디자인 안에서 타협하기보다는 본인 개성에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또 ‘부엌’의 역할이 바뀌어가는 현상도 눈에 띄었다. 이제 부엌은 요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가족이 서로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공간, 업무 공간,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게 공간 활용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주거 트렌드에 주목, 사용자들의 생활 주기를 따라갈 수 있는 냉장고를 구상했다. 획일화된 가전 시장에서 흐름을 바꾸고, 개인을 위한 맞춤형 냉장고를 만들기 위한 고민이 바로 ‘비스포크 냉장고’의 시작점이었다.

 

▲ 2020년형 비스포크 냉장고에 새로 들어간 색상은 스톡홀름, 베를린, 서울의 색채와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받은 것들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시선을 사로잡는 ‘색’이 인상적이다. ‘색’에 포인트를 둔 이유는 무엇인가?
▲색은 냉장고가 가진 차가운 이미지를 다채롭게 바꿀 수 있는 최적의 도구이다. 정형화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정말 다양한 색상을 시도했다. 색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더 많이 제공하게 되었다.


색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감, 모듈을 제공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출 수 있는 옵션을 더 확대했다. 최적의 색과 모듈을 찾기 위해,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연구했다. 냉장고 사용하는 행태, 주방 공간에서의 냉장고 위치와 크기도 고려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가치를 위해 도드라지는 요소를 다듬고 본질만 남겨 정제해나갔다.


-최종 색상과, 소재, 모듈을 선정한 기준이 궁금하다.
▲밀레니얼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 비스포크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선망성, 재미, 영감을 주는 무한한 조합이 가능한 ‘크리에이티브 팔레트’로 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예전에는 유행 컬러를 참고했다면, 비스포크 냉장고를 준비하면서부터는 공간에 생기를 선사하고 포인트가 될 수 있는 도전적인 색상도 과감히 시도했다. 기존 인테리어 톤과도 잘 어울려야 하기 때문에,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무난한 미드톤의 색도 다채롭게 갖췄다.


-2020년에도 다양한 신규 색상을 선보였다. 어떤 색이 추가되었나?
▲2020년 신규 색상은 스톡홀름, 베를린, 서울의 색채와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받은 색상들이다. 세 도시는 다채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밀레니얼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예술적 매력을 품은 문화의 중심지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 세 도시에서 영감받은 색상 중 일부를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한다.


-색을 더욱 빛나게 하는 다채로운 질감도 인상적이다. 2020년 소재 관련 업그레이드된 내용이 있는지 궁금하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처음 볼 때 색을 보고,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만져본다. 때문에 질감이 매우 중요하다. 냉장고를 여닫을 때마다 느껴지는 촉감으로 ‘제품과 교감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벽돌을 구워낸 느낌의 코타(Cotta)는 자세히 봤을 때 작고 반짝이는 소재들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소재를 조금이라도 잘못 썼을 땐, 촌스러운 느낌을 주거나 만졌을 때 거칠어질 수 있다. 그 값을 조절하기 위해서 백여 개가 넘는 목업을 만들어서 테스트했다.


글램(Glam)과 새틴(Satin) 질감의 글라스 소재에는 저채도의 베이직한 색상을 매치해 주방의 매력을 한층 배가시킬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들이 색상 선택과 조합을 보다 다양하고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디자인 관점에서 사용자를 배려한 혁신 포인트를 짚어준다면.
▲다양한 컬러 옵션을 가진 만큼, 색상 선택에 고민이 많을 것이다. 때문에 분리형 패널을 적용해 색상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분리되는 패널 뒷면에 부드러우면서도 긴장감 있는 완충 소재와 자석으로 안정적이고 견고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필요한 사이즈와 기능에 맞춘 모델을 선정해 조합할 수 있는 만큼 도어의 열림 방향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게 한 것도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부분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비스포크는 여러 아티스트의 ‘도화지’가 되기도 했다. 그간의 창의적인 협업으로 어떤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는가? 추가로 계획하는 작업이 있다면.
▲한국에서 진행된 비스포크 디자인 공모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어린 학생부터 중장년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전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줄 몰랐다. 가전제품의 기능적인 측면을 뛰어넘어, 그 안에 담겨있는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고 기꺼이 값을 지불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졌음을 느꼈다. 신진 디자이너들도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감사한 마음이다. 앞으로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는 삼성이 단순히 기능적으로만 우수한 가전을 만들겠다는 의미가 아닌, 사용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에 맞춰 변해가겠다는 약속이기도 한다. 해외 가구, 인테리어 브랜드와의 협업도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삼성 가전으로 사용자가 누리게 될 더 나은 문화적 삶을 구체적으로 그려준다면.
▲소비자가 가구를 구매할 때는 ‘들인다’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가전은 ‘산다’고 표현한다. 가구를 구매할 때는 ‘우리 집에 잘 어울릴까?’ 고민하지만, 가전은 그렇지 못한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사실 10년 전만 하더라도 냉장고의 디자인을 고민할 때 ‘어떻게 하면 가장 돋보일까’를 최우선으로 고민했다. 소비자의 사용 환경까지는 고민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 사용 환경에 대해 깊이 연구해 소비자의 삶에 녹아드는 가전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가전도 가구처럼 취향에 따라, 환경에 따라 ‘어떤 것을 들일지’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비스포크는 이제 막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나가고 있다. 디자인적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들도 많을 것이다. 앞으로의 방향성과 목표가 있다면.
▲삼성 가전은 우리 삶과 주거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취향 가전’의 장을 열었다. 소비의 핵심 세대가 된 밀레니얼들이 중시하는 삶의 가치를 디자인에 담기 위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있다. 소비자의 취향과 안목을 지속적으로 관찰해나가며 함께 소통하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삼성 가전 사용자가 더 나은 문화적 삶을 누리도록 노력하겠다.


‘아름다움은 분노를 성찰로 바꿔준다’는 말이 있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아름다움, 사용하면 할수록 기쁨을 주는 그런 가전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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