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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20만 장 분량’ 사건기록 신청 왜?

이윤희(뉴시스 기자) l 기사입력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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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 재판부에 사건기록 복사해 달라고 요청
법원, 방대한 자료 감안해 USB로 제공하는 방안 검토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6월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부에 사건기록을 복사해 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법원은 방대한 자료를 감안해 이동식기억장치(USB)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얼26일 법원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에 지난 5월15일 자신 명의로 사건기록 열람 및 복사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것.


박 전 대통령 사건기록은 문서로 20만 쪽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 1대 이상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에 법원은 문서를 일일이 복사해주기보다, USB에 담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건기록을 USB에 담아 제공하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관련 규칙에서는 사건기록을 스캔파일로 변환해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만 수수료 산정 등 확정되지 않은 부분이 남아 있어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는 스캔파일로 제공할 경우 문서의 2분의 1 수준의 수수료를 받도록 돼 있으나, 재판기록 열람복사규칙에는 관련 수수료 관련 규정이 명확치 않다. 이에 법원은 법원행정처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문서로 제공할 경우 수수료만 1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법원이 산정한 수수료를 모두 납부한 뒤에야 사건기록을 넘겨받는다. 박 전 대통령이 신청인이기 때문에 USB도 구치소에 있는 박 전 대통령 본인에게 송부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기소된 이후 재판부에 사건기록 복사를 자신 명의로 신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심과 2심,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던 중에는 별다른 요구가 없다가, 파기환송심 단계에서 갑자기 신청서가 제출된 것이다. 파기환송심은 마무리 수순이다.


검찰은 지난 5월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혐의에 대해 도합 징역 35년을 선고해달라고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재직 중 뇌물 관련 혐의에 대해 징역 25년을, 뇌물 이외의 직권 남용 혐의에 대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뇌물 혐의 관련 벌금 300억 원과 추징금 2억 원을, 직권남용 관련 추징금 33억 원을 각각 요청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최서원(6개명 전 최순실)씨와 관련한 국정농단 뇌물 혐의에 대해 “국민의 대통령임에도 국민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자신과 최서원의 사익추구 수단으로 사용했다”며 “청와대 안가라는 은밀한 공간에서 기업 총수들과 현안을 해결하며 정경유착을 보여줬으며, 국민 공적권한을 사유화했고, 사적 이용에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않은 공무원들을 사직시키는 등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활비 의혹에 대해서도 “임명권자이자 지휘권자인 대통령과 자금의 은밀한 운영이 허용되는 국정원장 사이에 이뤄진 내밀한 불법"이라며 "직무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고, 국가안보 버팀목인 국정원 특활비를 다른 용도로 사용해 국민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잘못을 단 한 순간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남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회피했다. 사법절차도 부인하고 있다”면서 “한법과 법률에 따른 양정을 통해 헌법의 평등가치를 구현, 우리 사회에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심리가 마무리됐지만, 여느 때처럼 피고인석은 비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1심 단계에서 법원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 지난 2017년 10월16일부터 재판에 불참하고 있다. 이날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따라서 통상 결심공판에서 진행되는 피고인 최후진술도 생략됐다.


재판부는 오는 7월10일 오후 2시40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이번 파기환송심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와 국정원 특활비 혐의를 함께 심리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함께 대기업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을 강요하고, 삼성으로부터 정유라(24)씨 승마지원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7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고, 2심은 일부 뇌물 혐의를 추가로 유죄 인정해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 원으로 형을 가중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8월 공직선거법에 따라 특가법상 뇌물 혐의는 분리 선고돼야 한다며, 원심에서 경합범으로 합쳐 선고한 만큼 다시 판결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총 36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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