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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1심 재판 사형 피해 무기징역 선고

인터넷뉴스팀 l 기사입력 2020-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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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아들 사건’은 범죄의 증명 부족하다는 이유 들어 무죄 판단
“그럼 누가 죽였나?” 사망한 아이의 아빠 재판장 선고 듣고 울음

 

▲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고유정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고유정(37·여)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2월20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의붓아들 사건에 대해서는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고씨는 전 남편 사건의 경우 전례 없는 참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숨기는 등 범행이 계획적으로 판단된다”며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 등을 감안해서 이같이 선고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20일 열린 고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고유정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두 사건 모두 극단적 인명 경시 태도에서 기인한 계획범죄이고, 반성과 사죄도 없어 국민적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사형 선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고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몸뚱아리가 뭐라고 (전 남편이)원하는 대로 다 줬으면 제 아이와 이런 기약 없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텐데 이렇게 오래 고통을 겪을 줄 몰랐다”며 우발적 살인 주장을 굽히지 않은 바 있다.

 

재판부는 전 남편 살인 사건에 대한 고유정의 계획적 범행은 인정했지만, 의붓아들 사건은 모든 의심을 배제할 만큼 엄격히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경험칙과 과학적 법칙 등으로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며 “그것이 우리 헌법상 원칙이며,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이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 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씨는 같은 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법정은 순간 정적이 흘렀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피해자의 아버지 A씨는 한동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고유정도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고씨는 “하고 싶은 말 없습니다”라고 답하며 법정 경위의 호위 속에 재판정을 빠져나갔다.


한편 이날 선고 공판에서 1심 재판부가 전 남편 살인 혐의에 대해서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의붓아들 살인 사건의 경우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자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날 피해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의 유족들도 방청석에 앉아 재판을 참관했다.


조용히 법정을 빠져나온 한 시민은 “신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요”라고 말하며 선고 결과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시민은 눈시울을 붉히며 법정을 빠져나오기도 했다.


사망한 의붓아들의 아빠인 H씨는 선고를 듣고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방청객이 법정을 빠져나온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망연자실한 모습이었다.


H씨는 “열흘 뒤면 우리 아이가 사망한 지 딱 1년이 되지만, 고씨가 무죄라면 아이 죽음의 원인도 모르게 되는 것”이라며 “피의자의 인권이 중요하다지만 우리 아이 죽음의 진실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재판부에 묻고 싶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제3자의 침입이 없었고, 아이에 대한 부검 감정서에서는 타살이라고 밝히고 있다”면서 “그러면 누가 우리 아이를 죽였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 남편 A씨의 유족 측도 의붓아들 사망사건의 무죄 선고 결과에 대해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남편 유족 측 변호를 맡는 강문혁 변호사는 “사안의 중대성이나 죄질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동일한 판결을 선고한 것에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며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경우 가석방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어 무기징역이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으로 보기 힘들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피해자 전 남편의 동생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재판부의 선고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면서 “사람을 얼마나 더 잔혹하게 죽여야 사형이 선고되는 것인지 재판부의 양형 기준을 이해할 수 없고, 유족으로서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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