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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부적격’ 판정…정봉주 격정의 회견

“나는 영원한 민주당원…서러워 피 토하고픈 심정”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0-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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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삼키지만 문재인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 위해 최선 다하겠다”
“의원 하려고 강서 간 게 아니라 민주당 시대정신 뭔지 묻고 싶었다”

 

▲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2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성추행 의혹 보도와 관련한 명예훼손 재판으로 4·15 총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이 2월11일 “저는 영원한 민주당 당원”이라며 사실상 당의 결정을 수용했다.

 

다만 구체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당의 후속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정 전 의원의 부적격 판정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눈물을 삼켜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주어진 분야에서 다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자신이 당을 위해 헌신한 역할을 강조하며 기자회견의 운을 뗐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와 맞서 싸웠다. 다스와 BBK를 끝까지 파헤쳤다”며 “지금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가게 만든 시발점이었다. 이명박 정권 내내 저는 온몸으로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결과 MB의 정치 보복으로 1년간 생으로 감옥살이를 했다”면서 “MB와 맞서 싸우지 않았더라면 감옥에 가지도 않았을 것이고 편안하게 국회의원을 잘하고 있었겠지, 이런 후회가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이런 고행의 길조차 정치인 정봉주가 민주당원으로서 자랑스럽게 살아온 여정이자 발자취였다”며 “감옥 출소 이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정치를 할 수 없을 때도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민주당에 대한 서운함조차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번 부적격 판정의 계기가 된 ‘미투(Me too)’ 의혹을 언급했다. 그는 “2년 전 이른바 미투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며 “저의 민주당 복당이 막히고 서울시장 출마도 불허됐던 ‘정치적 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2년 가까이 혹독한 재판을 거쳤고 완전하게 무죄 판결을 받았다. 판결문은 이견과 갈등을 정리하는 국민 눈높이의 최종 잣대“라며 “공관위원들에게 법원의 결과를 제시하고 판결문을 꼼꼼히 살펴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고 했다.


정 전 의원은 “그러나 저는 민주당 후보로서 부적격이라고 한다”면서 “납득할 수 없는 법적 근거와 규정은 없지만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라는 정무적 판단 아래 감정 처벌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통하고 서러워서 피를 토하고 울부짖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당원 여러분. 저는 또 이렇게 잘려나간다”며 “처음엔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그리고 이번에는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왔던 동료들의 손에 의해서…하지만 저 정봉주를 잊지는 말아 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그는 또 “온갖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만들어낸 문재인 정부이기에 모두 함께 지켜내야 한다”며 “저의 슬픔은 뒤로하고 이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상급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저를 모함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이 더 이상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향후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원들이 (부적격) 판정을 했지만 저는 더 많은 옵션과 선택지가 있기 때문에 당이 이후 정치적 후속 절차를 어떻게 밟아가는지 지켜보면서 거기에 상응한 구체적 행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어떤 옵션과 선택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부적격 판정을) 수용하는 길도 있을 거고, 불복하는 길도 있을 거고, 또 다른 제3의 길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소속 출마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말씀을 안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일단 부적격 판정을 수용하기는 했지만 당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고 거취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어떤 후속 조치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끝났다고 보는 게 아마 공관위원들의 입장인 것 같은데 정치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고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이에 구체적 답변을 재차 묻자 “공관위가 결정을 내린 이후 문제 제기가 있으면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과 해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메시지를 제가 계속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관위 결정에 대한 당의 재심 논의나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고 재차 언급을 피했다.


‘공관위 결정에 승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양날의 칼”이라며 “공은 공관위와 당 지도부에 던졌기 때문에 오늘 메시지를 보고 공식적·비공식적으로 판단을 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갑 출마를 밝혔던 정 전 의원은 지지자들이 금 의원 제명을 청원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관련, 낙선 운동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저는 정치 그렇게 안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강서에 간 게 아니다. 이 시기에 민주당의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며 “누구를 상대로 싸움을 건 것이 아니라 가장 당세가 쎈 강서갑에 가서 묻고 싶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 전 의원은 2월9일 공관위가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 전 이해찬 대표와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이 대표가 그에게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보도도 재차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공관위 얘기, 총선 얘기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했다.


입장문에서 밝힌 음해·모함 세력을 묻는 질문에는 “의도적으로 저를 깎아내리는 분들”이라며 “언론 혹은 반대 진영에 있는 분들, 우리 진영인 척하면서 저를 공격하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저를 모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정 전 의원 지지자 3명이 찾아 “정봉주 의원님 힘내세요” “정봉주 파이팅” “힘내십시오” “억울한 심정 압니다,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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