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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개정 의미 집중분석

상장회사 주총 내실화, 임원 후보자 검증 등 공정경제 뒷받침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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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권리행사 강화하고, 이사‧감사 적격성 제고 위한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개정안 의결

대통령 재가 거쳐 상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공포 후 즉시 시행, 자본시장법 2월1일부터 시행 예정

주주총회 및 이사회 통한 견제기능이 강화되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경쟁력 높아질 것으로 기대

 

▲ 류근혁(가운데)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경제 뒷받침할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뉴시스


공정경제를 뒷받침할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상장사 주주 총회 내실화, 임원 후보자 검증 기반 충실화,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등이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또한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5% 룰'이 강화되고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배당액을 늘려달라'고 요구할 경우 기존에는 이 사실을 분기 이내에 공시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한 달 안에 알려야 한다. 상장회사 주총 내실화,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지원, 이사‧감사 등 충실한 검증기반 마련, 국민연금 기금운용 의사결정의 전문성‧독립성 제고 등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주주‧기관투자자의 권리 행사를 강화하고, 이사‧감사의 적격성을 제고하기 위한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3개법) 시행령 개정안이 1월2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개정된 3개법 시행령은 이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상법‧국민연금법 시행령은 공포 후 즉시 시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2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 시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제공 의무(상법 시행령)는 2021년 1월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3개법 개정으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한 견제기능이 강화되어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정부는 기업의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공정경제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벌 총수일가 전횡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은 공정경제 분야 핵심 국정과제로 꼽혀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시장과 기업 내 의사결정기구를 통한 자율감시 기능이 보다 원활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장회사 주주총회의 형식적 운영 및 주주참여 저조 문제, 이사‧감사 선임 시 주주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제한적이고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취약하다는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다. 또한, 2016년 12월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도록 행동원칙을 규정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 이행을 위한 주주활동이 증가하면서, 주주활동의 내용에 따라 대량보유 보고・공시의무(일명 5%룰,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변동 시 5일 이내 보고‧공시해야 한다)를 차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어 왔다.

 

아울러 대표적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어 왔다. 특히 국민연금의 경우 현행 전문위원회 위원 전체가 비상근으로 전문적・상시적 논의가 어렵고, 국민연금 주주활동 시 미공개 중요정보의 획득‧이용 가능성 등 우려가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정경제 관계부처 TF’ 논의 등을 통해 주주 및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지원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왔다. 2018년 5월부터 ‘공정경제 관계부처 T/F’를 구축하여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업‧공조 하에 공정경제 정책 추진해왔고(기재부‧법무부‧산업부‧복지부‧고용부‧중기부‧금융위‧공정위), 2019년 9월5일 당정협의를 통해 공정경제 성과 창출을 위한 행정입법 과제를 확정하고 '공정경제 성과 조기 창출방안'으로 포함·발표했다. 

 

그간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기업에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주주총회·이사회 등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법(법무부)·자본시장법(금융위)·국민연금법(복지부)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

 

개정된 3개법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상법‧국민연금법 시행령은 공포 후 즉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2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주주총회 시즌 전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 제도개선 효과가 시장에 즉각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주총회 소집 통지 시 사업보고서‧감사보고서 제공 의무(상법 시행령)는 1년 뒤인 2021년 1월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주주 및 기관투자자의 권리 행사가 확대되고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됨으로써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장에 정착시키고, 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는 시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 주요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상장회사 주주총회 내실화

그간 상장회사의 주주총회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주주의 내실 있는 의결권 행사가 다소 어려워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평가가 있어왔다. 현재는 ▲매출액, 영업이익 등 회사의 재무적 성과가 주주총회 전 주주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의결권을 인터넷으로 행사할 때 본인확인을 공인인증서로만 할 수 있는 등 전자투표제도 다소 불편하게 운영되어 온 측면이 있다.

 

이번 법개정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소되며 개정사항은 다음과 같다.

주주총회 소집 통지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도 함께 제공하도록 하여 주주가 주주총회 전에 회사의 성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전자투표 시 본인인증 수단을 핸드폰, 신용카드 인증 등으로 다양화했다. 또한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 전자투표 기간 중 이를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없었는데, 변경 및 취소가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전자투표 인터넷 주소 등을 알지 못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주소, 전자투표 기간을 주주들에게 사전에 별도 통지하도록 했다.

 

-임원후보자에 대한 충실한 검증기반 마련

임원(이사․감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를 공고할 때 후보자 정보도 함께 공고되는데, 후보자와 대주주와의 관계, 후보자와 회사 간 거래내역 등 후보자와 회사의 관계에 대한 정보만 공고되고 있어, 후보자 개인의 적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관련법 개정으로 주주총회 소집 공고 시 ▲후보자의 체납사실, ▲부실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는지 여부, ▲법령상 결격 사유 유무도 함께 공고되도록 하여 임원후보자에 대한 충실한 검증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사외이사 독립성 제고

사외이사가 장기 재직하는 경우 이사회에서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령상 사외이사의 결격사유가 다소 미흡하여 사외이사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개정된 법에서는 ▲특정 회사(A社)의 계열사에서 퇴직한지 3년(기존 2년)이 되지 않은 자는 해당 회사(A社)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고, ▲한 회사에서 6년, 계열사 포함 9년을 초과하여 사외이사로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기업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해당 회사 6년 재직 후 2020년 3월 선임 불가, 해당 회사 6년 재직 후 2018년 3월 3년 임기로 선임 → 2021년 3월까지 근무 가능, 해당 회사 5년 재직 후 2020년 3월 선임 → 2021월 3월까지만 근무 가능 등으로 바뀌게 됐다. 

 

이를테면 C씨가 D사의 사외이사를 지난 6년간 재직해 오면서 투자자들의 반대가 많은 이사회 안건에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해왔으나, 그동안 D사 지배주주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C씨를 계속해서 사외이사로 임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련법 개정으로 이제 D사는 6년간 사외이사로 재직한 C씨 대신 다른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함에 따라 D사 주주들은 더욱 독립적인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 지원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활발해지는 추세를 감안하여, 주주활동의 강도에 따라 ‘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를 합리적으로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장의 요구가 꾸준히 있어왔다. ‘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란 상장회사의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관련 내용을 5일 이내 보고‧공시해야 하는 규정을 가리킨다. 

 

그러나 개정된 법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를 명확화하고, ▲경영권과 무관한 경우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로 세분화하고 보고․공시의무를 차등화 했다. 경영권 영향 목적이 명확한 경우 ①주주의 기본 권리인 ‘배당’과 관련된 주주활동, ②공적연기금 등의 사전에 공개한 원칙에 따른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추진, 회사 임원의 위법행위에 대한 상법상 권한(해임청구권 등) 행사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의 활동의 범위에서 제외했다. 보유목적과 공시의무 차등화를 위해 ‘단순투자’는 의결권 등 지분율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권리만을 행사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최소한의 공시 의무만 부여하고, ‘경영권 영향’ 목적은 없으나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 ‘일반투자’로 분류하여 ‘단순투자’보다 강한 공시의무를 부여했다.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운영도 개선된다. 

 

그간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금운용 지침’에 근거하여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에 전문위원회를 두어 운영 중이나, 전문위원회 위원 전체가 비상근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기금운용 관련 전문적 논의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2024년에 기금 규모가 1000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점, 2018년 7월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충실한 주주활동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국민연금 기금운용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개정된 국민연금법 시행령은 ▲전문위원회 근거를 시행령에 명문화하고, ▲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민간 전문가를 상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했다.

 

전문위원회 법제화를 위해 ▲①투자정책전문위원회, ②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③위험관리․성과보상 전문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였고, ▲각 위원회별로 상근전문위원 3인, 민간전문가 3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3인으로 구성된 9명의 전문위원회 위원을 두도록 했다. 다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경우 민간전문가를 6명까지 두도록 하여(상근 3명 + 민간전문가 6명, 기금운용위원회 위원 미포함)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보다 투명하고 전문적인 논의를 거쳐 독립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상근 전문위원은 전문위원회 위원 중 3명은 상근으로 위촉하되, 3명이 각각 3개 전문위원회 위원장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상근하는 전문위원회 위원은 금융‧경제‧자산운용‧법률‧연금제도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 갖춘 민간전문가 중 국민연금 가입자(근로자, 사용자, 지역가입자)단체별로 각 1명씩 추천받아 위촉되므로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 가입자 대표성과 자격요건에 따른 전문성이 모두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 "앞으로 국민연금은 연금 사회주의 논란, 주주활동시 발생할 수 있는 미공개 중요정보의 획득․이용가능성 등 국민연금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주주활동을 위해 기 마련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기금운용본부내 내부 통제장치도 보다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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