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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수도권 험지’ 출마 공언 앞과 뒤

위험한 종로 피해 구로·용산·강남 중 어디로?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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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일까, 구로일까, 용산일까, 강남일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밝힌 ‘수도권 험지 출마’를 놓고 정치권 안팎의 의견이 분분하다. 자유한국당 일각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출마가 예상되는 서울 종로 지역구를 제외한 수도권 험지 가운데 황 대표의 출마 지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월3일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며 지역구 출마를 공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 장외집회에서 “이 정권이 아무리 악랄해도 우리가 뭉치면 이긴다”면서 “통합을 위해 저부터 앞장서겠다.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종로구는 제외한 채 수도권 험지 가운데 출마 지역구 검토 중
한국당 지도부,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험지’ 마땅치 않아 고민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월3일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며 지역구 출마를 공언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월3일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한 후 “우리 당에 중진 의원들이 계시는데, 중진 의원들께서도 험한 길로 나가주시면 좋겠다”며 “우리 신진 세대들에게 정말 정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지 않겠나. 젊은 사람들에 꿈을 줘야지 않겠나. 그래서 우리가 바뀌어 가야 한다”며 한국당 중진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압박했다.


황 대표는 “저부터 험지로 가겠다”며 “우리 당에 뜻있는 모든 의원, 모든 동지가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그러면서 “이 싸움은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힘을 보태 달라. 지난 과거를 보지 말고 변화해가는 한국당을 보고 힘을 보태 달라. 우리의 목표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를 막아내고 우리 대한민국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맞춤형 ‘험지’는 어디?


황 대표는 이날 구체적으로 수도권 어느 지역에 출마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여의도 비평가들은 일찍부터 ‘정치 1번지’ 종로에서 황 대표와 이낙연 총리가 빅매치를 벌일 것으로 예측해왔다.


그러나 대선주자 선호도 1·2위를 달리는 두 사람이 수도권에서 맞붙었을 경우 이 총리가 황 대표를 더블 포인트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황 대표 측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선언 사흘 뒤인 1월6일 <매일경제>가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리서치>에 의뢰해 1월2~3일 이틀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현재 지역구에서 이낙연 vs 황교안 빅매치가 이뤄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 총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51.2%, 황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7.2%로 나타났다. ‘모름과 무응답’은 21.6%였다.


매트릭스리서치의 조사는 무작위 생성 전화번호 표집틀을 활용한 임의전화걸기(RDD) 전화면접(유선 20%, 무선 80%)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응답률은 8.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대표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 이 총리에 더블 포인트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당은 고민에 빠진 듯한 모습이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로 황 대표가 종로에서 도전장을 던졌다가 이 총리에 큰 표 차이로 패했을 경우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황 대표의 스타일을 구기지 않으면서도 ‘험지 출마’의 격에 어울리는 지역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확인 요청에 대해 “당 지도부가 사무처에 종로 이외의 수도권 험지 후보군을 찾아봐 달라고 요청해서 의견을 검토 중”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이길 수 있는 지역 가운데의 상징성이 기준이 될 수도 있고, 혹은 종로보다 더 어려운 곳을 고민할 수도 있고, 기준은 다양할 것”이라며 “사무처 각 실국장들에게 의견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는 것.


해당 보도 이후 황 대표가 종로가 아닌 수도권의 다른 지역으로 방향을 돌릴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황 대표의 출마 지역 선정을 두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차기 여권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 총리와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종로에서의 맞대결을 피하지 말고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승리할 가능성과 질 경우의 상처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종로보다도 ‘더 어려운’ 험지에 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황 대표의 출마 지역으로 고려되는 곳은 한국당 입장에서는 다 험지로 꼽힌다. 그중 하나가 구로을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불출마로 공백이 생긴 구로을은 16대 국회 이후 한 번도 보수당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해 한국당 입장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구다. 이곳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용산은 현역 의원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 선언을 한 지역이다. 이 지역구에서는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용산을 지역구로 택할 경우 한국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지역인 만큼 ‘험지’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영남권 출마를 고집하는 중진 의원들의 ‘험지 출마’ 요구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관악갑도 한국당 입장에서는 이른바 ‘험지’ 후보지다. 황 대표의 측근인 원영섭 사무부총장이 부산 진갑으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됐다. 관악갑은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구로·용산·은평·관악·강남 등 다양한 지역을 염두에 두고 고심 중”이라며 “종로를 택할 경우 황 대표가 조만간 북악산을 오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같은 맥락으로 황 대표가 관악산이나 청계산에 오를 경우 관악이나 강남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당 의원들 “한판 붙자” 도발


황 대표의 ‘험지 출마’ 공언 이후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지역 총선 출마자들이 SNS(사회관계방서비스)를 통해 황 대표에게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고 있다. 당초 종로 출마가 유력했던 황 대표가 종로를 제외한 수도권 험지 가운데 출마 지역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나와 한판 붙어보자”는 도발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첫 스타트는 국회부의장을 지낸 6선의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시동안구갑)이 끊었다.


이 의원은 1월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언론이 종로구 빅매치라고 예견하는 것은 황심(黃心)을 잘못 본 것이다. ‘서울 험지’라고 안하고 구태여 ‘수도권 험지’라고 표현한 것은 이를테면 안양 같은 곳을 염두에 두고 있는 듯하다”며 “꼭 내 지역구에 와서 한판 겨룰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도발했다.


용산 출마를 준비 중인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황 대표의 ‘수도권 험지’로 용산과 강남이 물망에 오르자 ‘골리앗을 맞는 다윗의 자세’를 다짐했다.


권 전 관장은 1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용산과 강남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이다. 한국당에서 불출마를 종용받고 있는 영남의 중진의원들이 용산을 앞다퉈 선점하려 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한국당의 인식은 용산 주민들의 인정을 받기 어려우며 용산 주민들의 자존심이 결코 허락하지 않을 정치다. 용산을 마치 자신들의 도피처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현희 의원(서울 강남구을)도 1월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대표의 ‘종로 제외 수도권 험지 출마’ 관련 기사를 링크한 뒤 “부동산 정책과 종부세의 거센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고 민주당의 최전선 강남을 올곧게 지켜내겠다. 선거구 획정이라는 폭풍이 몰아쳐도 당당히 맞서겠다”며 “보수의 텃밭이던 강남이 험지라는 한국당 대표 폭탄이 떨어져도 당당하게 계급주의 지역주의 타파라는 정치개혁승리 완수하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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