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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부장검사 검찰 부당거래 대폭로

“조국 취임 후 검찰 간부가 인사거래 제안했다”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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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담당관실 인사발령 검토 중인데 반대 극렬” 검찰 조건 수락 요구
“독사과 먹지 않은 덕에, 검찰 수뇌부 성폭력 은폐 사건으로 전전긍긍”
“추미애 장관, 검찰 간부들에 휘둘리지 말고 개혁 뚝심 있게 이끌어라”

 

▲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지난해 10월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인사 관련 부당거래를 제안 받은 적 있다”며 “전·현직 검찰간부들에 대한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고 폭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1월5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1월6일 자로 <경향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조국 전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법무부 감찰관실에 감찰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지시한 날, 인사 관련 부당거래 시도가 있었다”며 “그런 조건을 내건 배후의 검찰 간부들이 누군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감찰을 요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2019년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던 날 오전, 법무부 간부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다”며 “감찰담당관실 인사 발령을 검토 중인데 반대가 극렬하다며, 검찰의 요구조건을 수락해야 인사 발령을 낼 수 있다더라”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어 “그들이 내건 조건은 3가지였다”면서 “△SNS 중단, △‘정동칼럼’ 연재 중단,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 제출한 전직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간부들에 대한 직무유기 등 사건 고발 취하”였다고 밝혔다.


임 부장검사는 “법무부 고위 검찰간부들의 요구였던 모양인데, 참담했다”며 “내부 고발자를 인사로 유혹해 침묵의 밀실에 가두고 이름만 빌리려는 의도가 명백히 보였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또한 “그런 사람들이 법무장관을 보좌해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을 추진할 주체라는 현실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인 표현의 자유와 내부비판의 가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검사라는 현실은 검찰권을 위임한 주권자이자 검찰권 행사 객체인 국민들에게 참혹한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거래조건을 조율하려는 시도가 없지 않았지만, 모두 거절한 그날 오후,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감찰관실에 “임은정 검사를 비롯하여 자정과 개혁을 요구하는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감찰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 제가 유혹을 뿌리쳐 독사과를 먹지 않은 덕에, 서울중앙지검은 2015년 검찰 수뇌부의 성폭력 은폐 직무유기 고발사건을 1년8개월째 전전긍긍하며 들고 있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중앙지검에 3차례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며 검찰공화국 민낯을 만천하에 드러나게 했다”고 내부투쟁 상황을 전했다.


임 부장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법무부 감찰관실에 감찰 제도 개선 방안 마련 지시를 한 날, 기자분들에게 전화가 많이 왔었다”며 “인사 관련한 부당거래 시도에 대해서는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조건을 내건 배후의 검찰간부들이 누군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그들에 대해 감찰을 요구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말을 아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없을텐데, 검찰개혁을 하는 체라도 할 그 간부들의 협력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퇴임할 게 뻔히 예상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임 부장검사는 “그 아수라장에서 조금이라도 검찰이 바뀌기를 바라는 저로서는, 출범하자마자 난파 중인 법무호를 차마 흔들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임 부장검사는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에게 “검찰 고위간부들은 검찰개혁 ‘시늉도 하기 싫어하는 간부’와 ‘시늉만 하려는 간부’로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임 부장검사는 “추 장관이 상관과 국민을 속이려는 간부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검찰개혁을 뚝심 있게 이끌어가 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그날 오전의 일들을 뒤늦게 고백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임 부장검사는 “부하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실을 묵인했다”며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4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 관련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잇달아 검찰에서 반려되자 본인의 SNS를 통해서 “당시나 지금이나 검찰은 전혀 다르지 않아 입맛이 쓰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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