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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경영 시계 왜 빨라졌을까?

두 자녀에 주식 증여…CJ제일제당 부동산 매각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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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우선주 184만 주 아들·딸 주자 ‘승계작업 속도 내기’ 분석
CJ제일제당 보유 부동산 자산 매각, 후계구도 변화의 기류?

 

▲ 이재현 CJ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 회장이 보유 중인 주식회사 CJ 신형 우선주 184만 주(시가 1220억 원 상당)를 딸인 이경후CJ ENM 상무와 아들인 이선호씨에게 증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기에 CJ그룹 주력 계열사 CJ제일제당의 부동산 자산 매각까지 함께 진행되는 등 최근 이선호씨의 ‘대마초 물의’와 무관하게 CJ그룹의 승계작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CJ그룹 측은 12월10일 “이재현 회장이 보유한 신형 우선주 184만 주를 두 자녀에게 각각 92만 주씩 증여하지만 두 사람의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다”며 “후계구도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증여는 “세금을 모두 내는 합법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CJ의 주식은 한 주당 약 6만6000원으로, 이번에 두 자녀에게 증여되는 주식의 가액은 한 사람당 약 610억 원씩 총 1220억 원 규모다. 이번 신형 우선주 증여로 내야 하는 세금은 총 7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현재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하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에게 미디어 사업을 맡겼던 과거와 동일하게 아들 이선호씨가 CJ제일제당, 딸 이경후 상무가 CJ ENM에서 경영수업을 진행하며 각자의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CJ그룹은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단행해왔다. 지난 4월 비상장사이자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씨가 지분을 가진 CJ올리브네트웍스의 IT부문을 분사해 CJ의 10O%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주식 맞교환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두 자녀가 보유한 주식은 CJ그룹 지주사인 주식회사 CJ 지분으로 바뀌었다. 이선호씨는 12월27일부로 주식회사 CJ의 지분 2.8%를, 이경후 상무는 1.2%를 확보한다.


신형 우선주란,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차이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우선주를 말한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현금배당을 더 받는 주식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재벌가의 승계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따라서 10년 후 주식회사 CJ의 신형 우선주가 대거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선호씨와 이경후 상무의 지분율은 각각 2.4%와 1.1%로 떨어지는 동시에, 이번에 증여받은 신형 우선주가 나란히 2.7%씩 보통주로 바뀐다. 2029년 이선호씨는 CJ 지분 5.1%, 이상무는 3.8%를 각각 갖게 된다.


재계에서는 이선호씨의 마약 혐의 기소로 인해 임원 승진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재현 회장이 주식 증여를 통해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CJ그룹이 주요 계열사인 CJ제일제당 보유 부동산 자산을 잇달아 매각, 자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자 승계작업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2월9일 CJ제일제당은 이사회를 열고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인재원을 CJ ENM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인재원은 두 동 가운데 한 동만 CJ ENM에 넘기는데 매각금액은 528억 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  CJ 인재원 전경.    


CJ인재원은 과거 고(故) 이맹희 명예 회장, 손복남 고문이 이재현 회장·이미경 부회장 등 가족들과 함께 살던 가옥이 있던 터다. 또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기일마다 추모식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12월6일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바이오연구소 유휴 부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인창개발을 선정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가양동 부지는 바이오연구소가 있던 위치로,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지역 10만3049㎡ 규모다. 여기에 구로동 공장 부지도 팔아넘겼다.


CJ제일제당이 올해 확보한 부동산 매각 대금은 총 1조1328억 원에 이른다.


CJ제일제당이 이렇듯 자산 매각을 잇달아 추진하는 이유는 일단 자금 유동성 확보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인수한 미국 쉬완스사 인수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올 3분기 누적 지출 금융비용만 5386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장단기 차입금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9% 증가한 5조1281억 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CJ그룹 총 자산은 올 상반기 말 40조7300억 원으로 5년여 만에 80%가량 증가했지만, 순차입금 역시 크게 늘어 13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11조 원으로 2018년 말(7조7000억 원)보다 3조 원 이상 늘었다.


그 반면 CJ그룹의 장자 승계 원칙에도 불구하고 누나인 이경후 상무에게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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