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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표 ‘패트 공천가점’ 정치권 시끌시끌 속사정

곧 떠나는 나경원 ‘오버’에…여야 ‘가점놀이’ 맹비판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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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공천 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패트 가산점’ 논란에 불을 댕긴 인물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다. 10월22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에 대해 저항을 앞장서 하신 분들의 기여도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 “이는 황교안 대표도 공감한다”고 전한 것. 나 원내대표는 이어 ‘패트 수사’를 받는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황교안 대표에게 제안했다면서 한국당 투톱의 의지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황 대표는 “공천은 공관위원장의 소관”이라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곧 한국당 지도부가 ‘패트 변수’를 제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찰 수사가 공천에 영향을 끼칠지 우려하는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당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나경원, “패트 수사받는 의원 60명에 내년 공천 가산점 주겠다”
검찰 수사→공천 영향 우려 의원들 달래고 당내 분위기 다잡기
여당+3야 “코미디 공천” “조폭 중 상조폭” “가산점 놀이” 비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공천 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등의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여야 간 물리적 충돌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수사 대상 현직 의원은 110명이며, 한국당 소속이 60명으로 가장 많다. 특히 한국당 의원들은 사법개혁특위에 보임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국회 출석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르면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감금 등을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받게 돼 있다.

 

나경원 공천가점 ‘오버’ 왜?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월2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인 의원들은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 당 대표도 누차 같은 취지의 말을 했고 그런 취지를 담아 의원들에게 (가산점에 대해) 말했다”고 밝히면서 “잘못된 패스트트랙에 앞장서서 저항한 의원들의 기여도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황교안 대표에게 직접 건의했냐는 질문에는 “내가 건의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고 황 대표도 애당초 그런 의견을 갖고 있어 의원들에게 공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가산점의 폭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관위에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가산점 부여 기준이나 점수폭 등에선 당 공천관리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으로 불이익을 받을 의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발언 이후 ‘패트 가산점’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정치저항을 올바르게 앞장서 하신 분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10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직후 ‘패트 가산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물론 수사 대상이라고는 할 수 있겠지만 저희 행위는 잘못된 패스트트랙 법안 상정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우리들의 정치행위를 범죄혐의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고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4당 일제히 나경원 비난


하지만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자유한국당 당헌·당규상 원내대표는 공천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 두 달 뒤 원내 지휘봉을 내놓아야 하는 그가 ‘패트 가산점’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야 4당은 ‘조폭 중에 상조폭’ ‘가산점 놀이’ 등으로 비유하며 일제히 비난의 공세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패트 가산점’ 방침과 관련해 “역대급 코미디 공천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10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정법 위반 혐의로 수사 대상인 사람들에게 공당의 공천에서 혜택을 준다고 하는 건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법·질서를 준수해야 하는 의무는 국민 모두에게 있고, 특히 국회의원은 법·질서 준수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법치국가 원칙을 저버리는 발언으로 당의 요구에 따르기만 하면 불법적인 행위를 해도 된다고 하는 잘못된 인식을 우리 사회에 조장하는 발언”이라며 “나 원내대표는 가산점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 발언에 대한 취소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지난 4월 동물국회로 만든 장본인들에게도 내년 공천에 가산점을 줄 것이라고 황당한 발표를 했다”며 “공천 가점‘ 타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사과하고 검찰에 출두해 성실한 조사에 임하겠다고 한국당은 먼저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총선행 급행열차표‘인 삭발 참여 정치인들에게도 추가 가산점을 줄 것인지 묻고 싶다. 또, 단식한 의원에게는?”이라고 비꼬며 “집권을 꿈꾼다면, 한국당은 정쟁보다 민생을 우선 챙겨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공천 가산점’ 방침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식 ‘폭력우대 정책’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10월23일 논평을 통해 “불법을 헌신이라고 읽는 나경원 원내대표는 제 정신인가. 법 위에 군림하는 구제불능의 인식이 아닐 수 없다”며 “자유한국당식 ‘폭력우대 정책’이 개탄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하고,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든 한국당 의원들의 불법과 폭력은, 의회 민주주의의 유린”이라며 “도대체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에서 원내대표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따졌다. 김 대변인은 또한 “명백한 불법을 두고, ‘가산점 놀이’에 빠져 있을 때인가. 법치 파괴와 불법을 조장하는 나 원내대표, 범죄를 장려할 것이 아니라 조속히 검찰에 출석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의 이승한 대변인도 10월23일 논평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나라를 구한 것인가”라고 비꼬며 “자유한국당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고는 국민의 시각과 전혀 다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패스트트랙과 관련하여 검찰의 수사를 받는 의원들은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현행법을 위반하고 폭력국회를 만든 책임을 조사받기 위해 검찰에 출두 요청된 것”이라며 “나라를 지켜낸 의롭고 명예스러운 일이 아니다. 국회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고 파괴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공천과정에서 오히려 가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역시 나 원내대표를 향해 “조폭 중 상조폭”이라며 원색적으로 일갈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10월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나 원내대표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다. ‘너희들은 걱정하지 말고 (감옥에)들어가라, 뒤는 내가 봐주겠다’는 조폭 논리”라며 “황교안 대표는 수사 대상자들한테 출두하지 말라고 하고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되냐. 이 자체가 패스트트랙 불법에 대한 한국당의 인식 문제”라고 꼬집었다.

 

황교안도 ‘패트 가산점’ 시사


한편 황교안 대표는 10월24일 오전 ‘패트 가산점’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비판이 거세게 일자 “당을 위해서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 대해서 그에 상응한 평가하는 것은 마땅하다는 그런 원론적인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당 기여도는 인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음을 시사한 것.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로부터 ‘패트 가산점’에 관한 질문이 쏟아지자 “당에 헌신하고 기여한 이런 부분에 관해서 저희가 그대로 넘어갈 순 없다”면서 “반드시 그런 부분도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내에서조차 ‘패트 가산점’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유기준 한국당 의원은 10월23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원내대표가 공천에 대한 소관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정치적 수사(修辭)”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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