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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전격사임 막후 스토리

아내 뇌종양 진단에 검찰개혁 시동만 걸고 하차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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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 전격사퇴 발표
“건강 나쁜 아내 아슬아슬…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

 

▲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월14일 검찰개혁안 발표 직후인 오후 2시 전격 사임했다. 지난 8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66일 만이며 9월9일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공개 브리핑을 하는 등 검찰개혁에 시동을 걸던 조 전 장관이 사임을 결심한 속사연은 뭘까?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통해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하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도 했다.


조 장관은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이라며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법무부 청사를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저는 이제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며 “법무부 혁신과 검찰 개혁의 과제는 저보다 훌륭한 후임자가 맡으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더 중요하게는 국민들이 마지막 마무리를 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조 장관 ‘사퇴의 변’ 전문.

 

조국 전 장관 사퇴의 변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 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 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 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본격화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 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 시민들의 마음과 함께하겠습니다.


그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 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심 교수 뇌경색 진단


조 전 장관 사퇴 다음날인 10월15일 부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가 최근 뇌종양 및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정 교수는 최근 병원에서 MRI 검사 등을 통해 뇌종양·뇌경색 증상을 진단받았다는 것. 변호인단은 정 교수 증상의 정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의 조사를 받았다. 10월3일과 5일, 8일과 12일에 이어 5번째 검찰 출석이었으나, 정 교수 측은 건강 상태를 이유로 조사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고, 정 교수에게 다시 출석해서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정 교수는 조사를 마친 직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 변호인단은 정 교수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검찰과 조사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기자는 10월1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 교수의 문제가 조 장관에게는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며 “정 교수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소개했다.


주 기자는 “정 교수가 2004년 영국 유학을 할 당시 흉기를 소지한 강도에게 쫓기다가 건물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며 “그래서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평상시에도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주 기자는 또한 “(정 교수가) 며칠 전에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며 “그래서 (조 장관이) 더 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신의 결심을 앞당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언급했다.


조 장관 스스로도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가족 문제가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었음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다”며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 기자는 아울러 가족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서초동 ‘검찰개혁’ 촛불집회가 사퇴 결심의 배경이 됐다고도 전했다.


주 기자는 “가장 큰 변곡점은 촛불집회라고 한다”며 “(조 장관은) 국민이 자신의 뜻을 알아줬고, 그 진심이 개혁의 동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한편으로는 자신에 대한 공격, 가족에 대한 공격 때문에 개혁 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굉장히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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