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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국 카드’ 포기 못 한 내막

검찰수사 반감, 한국당 지지율 정체, 문재인 내상...“그러므로 조국 장관이 옳다!”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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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재가한 이후 정국이 파란으로 치닫고 있다. 조 장관 임명 하루 전인 9월8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은 총리공관에서 회동을 갖고 ‘조국 적격’ 결론을 내리고 문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어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날 오전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나 문 대통령의 임명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국 적격’ 결론을 내린 이유는 뭘까. 여의도 주변에서는 그 이유로 검찰개혁 본격 시동과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 ‘조국 대전’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결집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정체, 조국 카드를 버렸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자유한국당 극렬한 반발 불구하고 ‘조국 적격’ 결론 내린 이유는?
검찰개혁 시동과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 맞물려 ‘조국 밀어붙이기’


‘조국 정국’에 여당 떠나 중도층…한국당 지지율 안 뜨자 자신감
‘문재인 정부 아이콘’ 버리는 후폭풍으로 문 대통령 내상도 고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9일 조국 법무부 장관(사진) 임명을 재가한 이후 정국이 파란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월6일 진행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대전’에서 철통같이 방어하고, 불꽃화력을 뿜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한 달 넘게 ‘조국은 부적격자’라며 온갖 의혹을 제기하고 공세를 벌였던 제1 야당 자유한국당의 화력은 생각보다 약했고, 한 방도 없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대부분 조중동이 인사청문회 직전까지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쏟아낸 언론보도를 자료로 들고 나왔다. 이 자료를 근거로 조국 후보자에게 목청을 돋워 질문을 던졌을 뿐이다.


그 반면 여당 의원들은 비장했고, PPT 자료를 통해 수치까지 제시하는 등 열의도 상당했다. 한편으로는 조국 후보를 적극 엄호하면서도 ‘검찰 때리기’와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데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당과 청와대 ‘조국 적격’ 결론


이날 청문회가 끝나기 직전 검찰이 조국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기소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사흘 만에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재가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조국 적격’ 결론을 내렸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9월8일 저녁 서올 삼청동 총리관저에서 비공개로 당·정·청 고위급 회동을 갖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와 윤석열 검찰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인영 원내대표, 강기정 정무수석,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소집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 임명을 강행해야 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하고 이를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어 “오늘 회의에서 조 후보자 임명과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고, 관련 내용을 이해찬 대표가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기자들이 ‘그러면 조 후보자는 적격이라는 입장인가’라고 묻자 “큰 변화는 없다”는 말로 ‘조국 임명’을 당론으로 정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청 고위급 회동에서 ‘조국 임명’으로 가닥을 정하고, 노영민 비서실장이 회의 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전하면서 ‘조국 임명’ 재가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혼자 임명을 강행하는 형식을 취할 경우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해 ‘당의 건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에 앞서 참모진에 임명과 철회, 두 가지 버전의 대국민 메시지 작성을 지시하는 등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9월6일 태풍 ‘링링’ 대응체제 점검을 위해 위기관리센터를 들렀고, 이후 청와대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밤 9시부터 4시간가량 조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참모진과 장시간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본인의 의견보다는 참모진의 찬반 양론을 수렴한 ‘조국 임명 재가’로 결론을 내렸다.


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 발표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환영의 논평’을 내놨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9월9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조국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면서 “법무·사법 개혁에 대한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환영하며, 새로운 법무부 장관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이 흔들림 없이 완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 대변인은 이어 “조국 장관 인사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장관과 그의 가족들이 깊이 성찰하여, 공직에 몸담고 있는 기간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사회에 헌신하고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더불어민주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과 함께 법무·검찰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법개혁을 철저하게 이뤄나갈 것”이라며 거듭 사법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조국 적격’ 결론을 내린 이유는 뭘까. 사진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 참석한 모습.    

 

민주당 ‘조국 구하기’ 몰두


20·30 세대의 비판과 중도층 이탈, 100만 건을 넘어서는 의혹 제기 기사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지키기’에 몰두한 속사정은 뭘까.


여의도 주변에서는 그 이유로 검찰개혁 본격 시동과 검찰수사에 대한 반감, ‘조국 대전’에도 불구하고 지지층 결집과 자유한국당 지지율 정체, 조국 카드를 버렸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실제로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 과정에서 검찰수사에 대해 대놓고 반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여당 안팎에서는 검찰이 정경심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를 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검찰발로 언론에 보도되는 것과 관련해 사실상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피의사실유포 대상이 된 조 장관을 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불러온 ‘논두렁 시계 시즌2’ 상황을 떠올리게 했다는 토로가 줄을 이었다.


그래서인지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은 9월6일 인사청문회에서 검찰의 ‘포렌식 자료’ 유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딸의 제1저자 논문 논란과 관련, “이것은 포렌식인데, 서울대 법과대 PC에서 제공된 프로그램으로 작성됐다”며 “해당 파일정보 작성자와 수정자로 조국 후보자가 표기돼 있었다”고 주장하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생활기록부가 버젓이 돌아다니고 온갖 증거인멸 의혹이 기사화되고 급기야 오늘 포렌식한 자료가 청문회장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이것을 검찰 말고 누가 갖고 다니는가. 참 참담하다”며 ‘포렌식 유출’의 배후로 검찰을 지목했다.


송기헌 의원도 “수사 과정에서도 막 나오고, 수사했던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이 나온다”고 지적하며 “회의록을 보면 김진태 의원이 검찰 포렌식에서 나왔다고 했는데 어떻게 검찰 포렌식 (자료가) 나오느냐”고 김진태 의원과 검찰을 싸잡아 비판했다.


주광덕 의원이 사진 자료를 제시하며 표창장 내 총장 명의 앞에 교육학 박사라는 표기가 빠지면 가짜라는 주장을 펴는 등 자유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동양대 표창장’ 의혹을 부각시키는 데 화력을 집중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주민 의원과 김종민 의원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표창장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청문회장에서 언론 보도와 다른 표창장 사진을 제시한 뒤 “굉장히 모순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그렇다는 것은 지금 동양대 여러 상장이나 표창장이 일련번호라든지 또는 형식이 통일되게 관리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는 것”이라며 주광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종민 의원 역시 “쏟아지는 제보로 동양대 표창장만 17개를 확인했다”면서 “그 당시에 표창장을 추천했다는 교수 얘기를 들어봤다”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덧붙였다. “경북 영주에는 시골이라 방학 때 아이들이 다 서울 도시로 나간다. 그래서 영어를 잘하는 대학생이 없어서 마침 정경심 교수의 딸이 영어를 잘한다고 하니 가서 봉사 좀 하라는 제의가 있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 다니는 학생이 경북 영주의 동양대학교라고 하는 학교 가서 봉사활동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봉사활동의 결과로 학교에서 교수님들이 잘했다고 표창을 준 것일 뿐 이것 가지고 대학원 가라고 준 게 아니다”면서 “솔직히 얘기해서 고려대학교 학생이 유학을 가든 대학원을 가든 동양대학교 표창장이 왜 필요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장관 임명 이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검찰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9월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사법개혁 및 법무개혁 당정협의’에서 “저도 여러 번 수사를 받아본 사람이지만 터무니없는 경우가 참 많았다”고 회고하며 “정부가 수립된 이래로 검찰이 제대로 된 개혁을 거의 못했다는 것이 일반 국민의 인식”이라며 조국 장관에게 철저한 검찰개혁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이 누려야 할 권리와 인권을 보호하는 게 법인데 잘못 인식돼 마치 국가가 국민을 통치하는 수단으로 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다”며 “이제부터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인권과 권리가 잘 보호되고 잘못된 행위를 한 사람들이 규제받는 검찰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조국 장관에게는 “이번에 조국 장관이 취임해 그동안 여러 가지 연구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해온 법무검찰개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공권력이라고 하는 게 국민 통치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독려했다.

 

한국당 지지율 정체에 ‘GO!'


여당이 ‘조국 카드’를 밀어붙인 배경에는 조 장관을 둘러싸고 100만 건이 넘는 각종 의혹 기사가 쏟아졌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율에는 이렇다 할 변동이 없다는 점이 한몫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조국 장관 임명 직전인 9월8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두 자릿수였던 조국 후보 임명 반대 여론과 찬성 여론의 격차가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진 것으로 확인됐다.


리얼미터가 9월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국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한 찬반을 물은 결과, 임명 반대는 51.8%, 찬성은 45.0%로 나타났다. 9월5일 조사 당시 16.1%포인트로 벌어졌던 격차가 청문회 이틀 만에 오차범위 내인 6.8%포인트로 좁혀진 것.


<리얼미터>는 이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5차 여론조사 직전에는 조국 후보자 인사청문회, 검찰의 조 후보자 부인 기소,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아들 음주운전 논란, 동양대 총장 직인 논란 등이 있었다”면서 “이번 조사결과는 이들 사건의 영향이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조국 장관 임명 강행 이후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모두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9월9~11일 전국 성인 1503명에게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전주보다 0.9%포인트 오른 47.2%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역시 0.1%포인트 오른 50.0%로 다시 50%대에 진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9.5%로 0.9%포인트 동반상승했고, 자유한국당 역시 0.9%포인트 30.1%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 임명 이후 ‘릴레이 삭발’ 등 강력 투쟁을 벌이면서도 중도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듯하다. ‘조국 정국’에 실망해 여당을 이탈한 중도층이 한국당의 강경 투쟁에 반감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이제 국민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 무당층으로 왔다”고 한 대목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9월15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진행된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나 원내대표는 “무당층을 우리가 흡수할 수 있도록 정기국회를 통해 정책으로, 또 그들의 잘못을 고하는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모아보겠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지를 정도로 급증하고 있으나 한국당 지지율은 제자리를 맴돌자, 향후 당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예고한 것.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으로 통하던 ‘조국 카드’를 접을 경우 그 후폭풍이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치명상을 안길 것이란 점도 ‘조국 적격’으로 가닥을 잡는 명분이 됐다. 조 장관의 낙마는 개인의 실패를 넘어 문재인 정권의 실패로도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 것. 


결국 ‘조국 대전’은 민주당과 청와대뿐 아니라 여권 핵심 지지층이 함께 뭉쳐 자유한국당과 언론의 의혹 제기와 맞서 싸우는 상황을 초래했기에 임명을 철회한다는 것은 핵심 지지층의 실망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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