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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악취 논란 LG 건조기 145만 대 무상수리 앞과 뒤

50대 표본조사 결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미흡”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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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자동세척 기능 작동 안 돼 ‘먼지 낌’…응축수 배출 안 돼 ‘악취’
소비자원, 건조기 145만 대 개선된 부품 교체 등 무상수리 권고


LG전자, 9월2일부터 세척 프로그램 개선&문제 부품 전량 교체
소비자단체협의회,“소비자 피해 해결 위한 실질적 보상 제시를”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이 지난 7월 먼지와 악취 논란을 부른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한 결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여 2016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된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145만 대에 대해 기존 부품을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하는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 지난 7월 먼지와 악취 논란을 부른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50대를 대상으로 한국소비자원이 표본조사를 한 결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LG전자 건조기 PR 장면.  


소비자원은 LG전자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 섬유조각, 애완동물의 털 등이 쌓이고,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고 내부에 잔류해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는 사례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다수 접수됨에 따라 실사용 가구에 대한 현장점검 등 사실조사를 진행했다.


소비자원이 해당 건조기를 사용하는 50개 가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 중 78%(39대)에 해당하는 제품이 ‘콘덴서 전면면적 대비 먼지 축적면적’ 10% 미만이었으며, 나머지 22%(11대)는 그 이상이었으나, 모델(제품 크기)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건조기(8·9kg 용량)의 경우 점검대상(30대) 중 93.3%(28대)가 ‘10% 미만’이었는데 반해, 대형 건조기(14, 16kg 용량)는 점검대상(20대) 중 55%(11대)만이 ‘10% 미만’이었으며, 나머지 45%(9대)는 10% 이상으로, 먼지가 비교적 많이 쌓여 있었다.


또한 애완동물이 있는 5개 가정 내 대형 건조기의 경우 먼지 축적면적이 모두 10% 이상으로, 주로 애완동물의 털이 먼지와 섞여 축적돼 있는 상태임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아울러 구입 후 6개월 이상 사용한 대형 건조기 10대 중 4대(40%)에 20% 이상의 먼지가 축적돼 있어, 20% 이상 먼지가 축적된 제품이 없었던 6개월 미만 사용 대형 건조기 군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완동물 유무 및 사용기간 경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소형 건조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소비자원 분석 결과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원인은 사용조건에 따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세척기능 조건 설정이 미흡하고, 특히 대형건조기의 경우 필터가 아닌 다른 경로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건조과정 중 내부바닥에 1.6~2ℓ의 응축수가 모여야 하는데, 소량의 의류를 건조할 경우 응축수가 적게 발생하고, ‘침구 털기’ 등 건조 이외의 기능을 사용할 때에는 응축수가 발생하지 않아 자동세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소형 건조기에는 필터 결착부위에 먼지 등이 들어가지 않도록 부품 간 유격을 실리콘 등으로 막는 고무재질의 실링(Sealing) 처리가 되어 있어, 본체와 필터 사이의 틈으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으나, 대형 건조기의 경우 실링 처리가 돼 있지 않아 먼지 유입이 용이한 구조였다.


소비자원 현장점검 결과, LG전자의 소형·대형 건조기 모두 약 300㎖에서부터 700㎖ 이상으로 추정되는 상당량의 물이 내부 바닥에 잔존해 있었다. 바닥 잔존수는 세척에 활용된 응축수로서 먼지 등과 섞여 미생물 번식·악취 발생의 가능성이 있었고, 이후 건조과정에서 새로 발생한 응축수와 혼합됨에 따라 오염된 물로 콘덴서 세척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었다.


또한 잔존수로 인해 건조기 내부가 상시 습한 상태로 유지돼 금속재질의 구리관과 엔드플레이트(구리관과 콘덴서 및 고온 열교환기의 결착부위를 지지하는 철 재질의 강판)의 부식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녹 가루가 건조기 통 내부로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됐다.


응축수가 건조기 바닥에 상당량 남아 있는 현상은 배수펌프의 성능(흡입력)이 미흡하고, 응축수 및 침전물이 상존하는 ‘U-트랩’(공기 유입을 방지해 건조효율을 높일 목적으로 내부바닥에 만들어 상시 응축수가 고여 있는 고랑) 등 바닥면의 구조문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 같은 조사결과에 따라 LG전자에 대해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 △제품 내 잔존수 최소화 방안, △녹 발생으로 인한 제품성능 저하 발생 시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으며, LG전자는 이를 수용해 시정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소비자원의 시정 권고를 충실히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9월2일부터 지금까지 판매된 145만 대의 건조기를 대상으로 세척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문제 부품 등을 전량 교체 수리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첫째, 세척 프로그램 개선 등 콘덴서 내 먼지 축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판매된 제품 전량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일정량의 응축수가 모일 경우에만 작동했던 자동세척 기능을 향후에는 응축수의 양과 관계없이 건조 기능 사용 시 매번 작동하도록 개선하고, 개선 프로그램을 판매된 전 제품에 적용키로 했다.


또한 대형 건조기의 경우, 필터 이외의 틈새로 유입되는 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본체와 접촉하는 필터의 결착부위에 고무 재질로 실링한 부품으로 전량 교체수리하기로 했다.


둘째, 제품 내 잔존수를 저감하기 위한 조치 역시 제품 전량에 대해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베이스 판에서 응축수가 상시 잔류하는 U-트랩을 제거하고, 필요 시 사용자가 용이하게 일체의 잔존수를 빼낼 수 있도록 ‘잔수배출용 호스’(겨울철 동파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일체의 잔존수를 배출할 수 있는 짧은 길이의 호스로, 제품 후면 하단에 위치해 사용하기 불편한 구조였다)의 위치를 제품 후면에서 전면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아울러 LG전자는 배수성능 향상을 위해 펌프의 구조를 개선하고, 기존 부품과 교체해 건조기 바닥에 잔존하는 응축수를 줄이고, 구리관 및 엔드플레이트 등 콘덴서 부속품에 녹이 발생해 건조성능이 저하될 경우, 콘덴서 등 관련 부품을 10년간 무상수리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은 LG전자의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로 인한 소비자 불만사항 등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특히 콘덴서 먼지 쌓임을 방지하는 조치 등은 단기간 안에 효과검증이 어렵고, 이번 무상수리 조치로 인해 예견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업자 조치 후 3·6·12개월 단위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소비자원 발표 직후 “자동세척 기능을 강조한 LG 의류 건조기 제조사는 기능 미흡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집단분쟁 조정 시 소비자 피해 해결을 위한 실질적 보상을 제시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8월29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원이 발표한 시정권고 내용을 살펴보면 “결국 대형의 경우는 필터의 역할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소형과 대형의 경우 모두 자동세척의 조건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설계와 구조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설계구조상의 결함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한 “소비자원이 분석한 악취와 응축수에 대한 불만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소비자가 불만으로 제기한 악취와 응축수의 경우, 내부 설계의 미흡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으며, 더욱이 응축수의 양도 평균 300ml라고 하지만 경우에 따라 700ml 이상에 이르는 등 응축수 관리가 전혀 되고 있지 않아 설계상 충분한 고려를 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따라서 소비자원의 발표는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적극적인 소비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위해 여부만을 기준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문제의 건조기는 자동세척을 부각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오도했고 불충분한 세척기능으로 불편 이상의 어려움을 겪었고, 사업자들은 10년 무상수리만을 내세우면서 원하는 소비자에 한해서라는 단서를 둔 상황에 소비자원은 몇 가지 구조 개선만을 사업자에게 권고한 상황”이라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러면서 “향후 LG전자가 소비자 중심의 해결의지가 있는지, 한국 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여부,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소비자 권리가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racelotus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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