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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vs 5당 대표, 7·18 회동 비하인드 스토리

文 10번 넘게 ‘추경’ 호소…黃 답 피하며 “국회 사안”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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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6개월 만인 7월18일 오후 4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에는 자유한국당도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3시간의 난상토론을 벌인 끝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부당한 경제 보복’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과 제1 야당 대표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두고 인식차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추경 처리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회동은 오후 4시에서 6시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을 넘긴 오후 7시까지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의 7·18 회동 비하인드 스토리를 따라가 봤다.

 


 

3시간 난상토론 끝에 일본 경제보복 초당적 협력 공동합의
문 대통령, ‘추경’ 10번 넘게 언급하며 추경처리 합의 호소


황 대표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 추경처리 공동합의문 반대
깊숙한 대화 나눴지만 대부분 합의 못 해 국정현안 조율 실패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이 지난 7월18일 오후 4시 청와대에서 열렸다. 1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초당적으로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전희경 자유한국당, 최도자 바른미래당, 박주현 민주평화당, 김종대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7월18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의 회동이 끝난 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부당한 경제 보복’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 발표문을 공개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6개월 만인 7월18일 오후 4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경제보복 초당적 대처 공동합의


청와대와 여야 5당은 공동 발표문에서 “정부와 여야는 일본의 경제보복 대응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국가경제의 기초여건 및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 또한 범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위해 비상협력기구를 설치하여 운영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야 5당은 또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자유무역 질서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제보복이며, 한일 양국의 우호적, 상호 호혜적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는데 정부와 여야는 인식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 조치를 즉시 철회하고,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추가적 조치는 한일관계 및 동북아 안보협력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야 당대표는 정부에 대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차원의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촉구했으며, 대통령은 이에 공감을 표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와대와 여야 5당은 “정부는 여야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과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예정 시간을 1시간이나 넘겨 진행됐다. 현 정부 들어 있었던 문 대통령과 정당 대표들 간 회동 중 가장 긴 시간이었다.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3시간 동안 주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면서 열띤 토론을 진행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은 ‘초당적 협력’이라는 원론적 합의에 이르렀을 뿐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일본 대응 이외에 추경 등 다른 국정현안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에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을 추가 반영할 계획이지만 이번 회동에서 추경 처리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와 여야가 설치하기로 한 비상협력기구도 구성과 역할 등 구체적인 사안은 합의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들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부당한 경제보복이라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이번 사태의 해법을 두고는 시각이 엇갈렸다.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대표를 만나 ‘추경 처리’를 10번 넘게 언급하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공동발표문에 넣자고 호소했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반대해 발표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정부는 이번 국회에 제출한 7조6000억 원의 추경 예산에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예산을 추가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부품·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12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추가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은 추경 처리를 위해서는 민주당이 정경두 국방장관의 해임건의안 처리에 동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7월19일에 끝난 6월 임시국회 추경 처리 문제는 물을 건너가고 말았다.

 

▲ 3시간 동안 각종 현안을 놓고 깊숙한 대화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합의에 이르지 못해 7·18 회동은 한일 갈등 외에 전반적인 국정현안 조율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 ‘추경’ 10번 넘게 호소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의 모두발언을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추경 통과 등 굵직한 의제를 테이블에 올렸다. 일본의 경제 위협에 대응하고 부품·소재 산업의 대일(對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처리와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문 대통령은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일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당장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또 근본적으로는 우리 주력 제조산업의 핵심 소재·부품들의 지나친 일본 의존을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지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가장 시급한 것은 역시 추가경정예산을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원만하게 처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추가경정예산이 이렇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그렇게 협력을 해 주시고, 더 나아가서 소재·부품 문제에 대한 어떤 대책의 그 예산도 국회에서 충분하게 반영시켜 주시기를 당부를 드린다”고 호소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 자리에서 “야당도 정부 대응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에 희망을 드리겠다는 것은 여야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경제침략 문제는 초당적 합의를 이뤄야 할 사안”이라며 지원사격을 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 경제 전쟁이 내가 보기엔 쉽게 안 끝난다. 어차피 한번 건너야 할 강이고 넘어야 할 산”이라며 “중장기 대책을 안 세우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도 노력하고 정부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일본경제침략특위를 발족해서 활동을 시작했다. 국회도 5당이 합쳐서 국회에도 대책 특위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하고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추경 처리와 관련해선 “추경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어려운 점이 많다”며 “내년 예산을 8월에 마무리해야 하는데 추경에 따라 달라진다. 심의는 다 됐으니 내일 초당적으로 결의해서 추경안이 꼭 심의됐으면 좋겠다”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또한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졌고, 하노이보다 진전된 형태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 기회에 국회도 남북관계가 더 발전되도록 해야 한다"며 "방북단을 편성해서 5당이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황교안 대표는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초당적으로 협력할 생각”이라면서도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또한 “국회에서 논의할 사안”이라며 추경 처리를 공동합의문에 넣는 것을 반대하면서 한일 문제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정부가 한일 정상회담과 대일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대표는 “지금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말로 국민감정에 호소하고 있으나 말과 감정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조속히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해서 양국 정상이 마주 앉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가장 핵심적인 것은 양국 정상 간에 해결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어려우시더라도 톱다운 방식으로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태를 원만히 풀기 위해서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대통령께서 미국이 우리 입장을 지지할 수 있도록 대미 고위급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격론

▲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5당 대표 회동 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 앞 창가에서 별도로 만나 1분30초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 사진출처=청와대


다른 정당 대표들도 일본 경제보복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정부와 시각 차를 드러냈고, 국정현안에선 문 대통령과 격론을 벌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결코 반일 감정에만 호소하거나 민족주의적인 대응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일본이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문제의 발단이 된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한 대책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전쟁으로 굳어지기 전에 협상을 통한 해결로 가야 한다 합리적인 해법을 마련해서 특사 파견이 필요하다고 본다. 복수의 특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일본은 지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겠다고 예고를 했다"며 "일본이 실제로 이런 조치를 취한다면 이것은 일본이 대한민국을 안보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이 같은 야당 대표들의 요구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회동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당장의 외교적 해결도 소홀히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그동안의 미래 지향적인 한일 간의 발전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셔틀 외교를 제안한 바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일본 조치에 대해서 굉장히 유감스럽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양국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교훈을 얻을 부분이 있다. 양 정부 간 합의만으로는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피해자들의 수용 가능성, 국민들의 공감대가 있어야 함을 교훈으로 얻었다”고 말했다.


대일 특사 파견과 한일 정상회담 문제에 대해서는 “특사나 고위급 회담이 해법이 된다면 언제든 가능하다”며 “하지만 무조건 보낸다고 되는 게 아닐 것이다. 협상 끝에 해결 방안으로 논해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 대변인은 추경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이 서로 의견을 개진했다"며 "하지만 추경을 정확하게 어떻게 통과시키자는 구체적 합의까지는 이르지 못해 공동 발표문에 그 부분이 명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또한 “비상협력기구 설치·운영은 5당 (대표들)과 문 대통령이 의견을 같이해 공동 발표문에 넣었다”며 “다만 어떤 단위로 몇 명이 어떻게 들어갈지는 실무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과 황 대표는 5당 대표 회동 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 앞 창가에서 별도로 만나 1분30초간 진지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1년 6개월 만에 만나 예정된 시간을 1시간 넘겨 3시간 동안 각종 현안을 놓고 깊숙한 대화를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합의에 이르지 못해 7·18 회동은 한일 갈등 외에 전반적인 국정현안 조율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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