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남양유업 ‘녹슨 분유통’ 논란 반전 또 반전

녹가루 분유↔블랙 컨슈머 공방…누가 거짓말하나?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19-05-17

본문듣기

가 -가 +

소비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불량 제품과 저질 서비스의 실태를 고발하는 ‘똑부러진’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들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이제 소비자 문제는 정부나 소비자 보호기관의 노력으로 그치던 단계를 넘어서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주도로 소비자 정보제공 창구인  <컨슈머 리포트>까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정보로 무장하고,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나가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본지에서도 독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실용적인 소비자 정보와 자료를 전달하는 생활환경 감시 페이지를 마련한다. <편집자 주>

 


 

소비자 ‘녹슨 분유통’ 폭로에 남양유업 “100억 요구한 블랙 컨슈머”
남양유업 고소로 강경 대응하자 소비자 국민청원 게시판 글로 폭로
남양유업, 임직원과 소비자 대화파일 SNS 퍼뜨리고 댓글작업 정황

 

지난 1월 영유아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나와 곤경에 처했던 남양유업이 이른바 ‘녹슨 분유통’ 사건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녹슨 분유통’ 사건은 한 소비자가 남양유업이 만든 분유 깡통 입구에 녹이 슬어 해당 분유를 먹은 생후 1개월 신생아가 설사와 구토를 반복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처음 불거졌다. 그 후 이 사건은 보상금을 노린 ‘블랙 컨슈머 협박’ 사건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듯했다. 남양유업 측이 악의적 비방과 브랜드 훼손을 이유로 ‘녹슨 분유통’ 사건을 처음 터뜨린 소비자 A씨를 블랙 컨슈머로 규정하고 ‘민·형사 고소’ 카드를 꺼내 들며 강경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 지난 1월 영유아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나와 곤경에 처했던 남양유업이 이른바 ‘녹슨 분유통’ 사건으로 다시 구설에 올랐다.    


남양유업 측은 5월10일 자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남양분유는 세스코·고려대·언론사 등에서 검증받은 이물관리 시스템은 물론, 국내 유일 남양분유만이 보유한 시스템을 통해 어느 업체에서도 하지 못하는 캔까지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보유한 남양분유에서 녹슨 캔 생산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남양유업은 또한 “브랜드에 대한 훼손이 심해져, 악의적 요구로 소비자를 불안하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고자 한다”며 “해당 블랙 컨슈머의 악의적 요구에 대해 민·형사상 고소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에게 정부기관인 식약처를 통한 검사 및 병원 진단 확인을 제의 했고, 결과에 따른 무한 책임을 약속 드렸다. 그러나 소비자는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진단확인서는 물론 식약처의 검사 신고도 하지 않으며 ‘우리 두 아들이 조폭이다. 100억을 내놓아라. 안 되면 5억을 달라’는 협박만을 지속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소비자 A씨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남양유업의 강경 대응에 맞섰다.


“남양유업이 분유 제조과정 중 불량이 났고 발생한 불량에 대해 사건 초기 연구원이 인정했으나 나중에 말을 바꾼 상태다.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내 아이의 목숨 값이라고 생각한다면 결코 거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소요된 병원비는 특별히 주겠다’는 식의 남양유업 측 태도에 분노했다.”


“고객센터에 전화해 신고한 뒤 (해당) 분유회사 직원에게 연구소에 검사하라고 지퍼 밀봉팩에 분유를 담아줬다. (검사 이후) 초기에는 아기가 섭취해서는 안 될 게 나왔다고 사과하더니 나중에는 제조 공정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이렇듯 남양유업과 소비자의 신경전이 팽팽한 와중에 ‘녹슨 분유통’ 제보자가 남양유업 임직원과 나눈 녹취 파일이 인터넷에 유포돼 파문이 일고 있다.


YTN이 5월16일 자로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양유업 임직원과 제보자가 나눈 대화 파일이 SNS에 퍼지고 있다는 것. 해당 대화 파일에는 아기의 할아버지가 “현찰로 여기 100억 갖다 놔”라고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YTN에 따르면 ‘녹슨 분유통’ 문제를 제보한 소비자가 “남양유업 측과 여러 차례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 그런데 이때마다 남양유업 측은 소비자의 동의 없이 대화 내용을 녹음했는데, 이 가운데 제보자에게 불리한 편집본이 유포됐다고 한다.


그러나 남양유업 측은 몰래 녹음한 사실을 부인하며 처음엔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직접 나서 아이디를 추적했고, 남양유업 관계자들이 대화 파일 녹음과 유포에 연루 사실을 밝혀냈다. YTN이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자 남양유업 직원은 “녹취록에 대해서는, 대화 내용을 (해당 소비자 만난 담당) 직원이 올린 것”이라면서 “물론 그 댓글을 다는 데는 저희 직원들도 있을 것이고…”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남양유업 측은 “대화 내용을 몰래 녹음한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면서 “조직적으로 벌인 일은 아니다”라는 해명을 내놓아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도 설령 직원 개개인의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본사도 도의적·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양유업은 최근 1년 사이 500대 기업 내 매출순위가 60계단 가까이 하락했다. 2013년 영업사원의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가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곤욕을 크게 치른 여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것. 문제는 올해 들어 곰팡이 주스, 창업주 외손녀 마약 파문에 이어 ‘녹슨 분유통’ 사건으로 논란에 휘싸이면서 대내외적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고 있어 매출과 기업순위 하락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혜연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Share on Google+ band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주)펜 그리고 자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