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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로 얼룩진 한유총…정치 결탁·협박까지 일삼아

집단 폐원 압박·폭행 의혹·정치권 불법 쪼개기…의혹 ‘수두룩’

문병곤 기자 l 기사입력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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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서 2017년 동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전국 유치원 6153곳 중 약 1/3인 2058곳을 대상으로 감사한 결과, 1878개 유치원이 적발되었었다는 사실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018년 국정감사에서 밝히며, 비리 유치원의 이름, 주소, 비리 사항 등 세부 정보까지 인터넷에 공개하여 이슈가 됐다. 박용진 의원은 “공익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실명을 공개했으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 앞으로도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추가로 자료를 확보해 계속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 연합회가 '문 닫으면 그만'이라는 논리로 학부모와 정부를 대상으로 협박을 시도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박용진 3법’의 처리는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용진 의원 티스토리

 

한유총 강경파, 온건파 상대로 폭행·협박 일삼아

조희연, “한유총 대한 전면 실태조사 실시하겠다”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는 2018년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슈였다. 이번 국정감사 자체는 큰 성과가 없었지만, 그 중에서 그나마 가장 큰 성과가 이 비리 유치원 문제였다는 게 여론의 반응이다. 

 

이 이슈에 유아 교육계 및 영유아를 둔 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지사였다. 교육청은 감사 과정에서 사립 유치원 원장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지만 감사와 명단 공개를 강행하였다. 그 결과 특정 유치원에선 원장이 비리로 획득한 비자금을 이용하여 명품 가방이나 성인 용품을 구매했다는 사실도 확인되어 학부모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사립유치원 회계투명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적극 반대했다, 그리고 지난 12월3일 결국 박용진 3법은 처리가 무산됐다. 

 

한유총의 협박 

이 가운데,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사립유치원 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요구하는 ‘온건파‘를 상대로 폭행과 협박 등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조직적인 ‘댓글 작업’에 나서는 정황도 드러났다.

 

서울시 유치원 관계자 말에 따르면 지난 12월1일 한유총 강경파 측은 온건파 서울지회 박영란 지회장에게  ‘유치원 3법 통과시 유치원 폐원과 (국가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 거부에 동의하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박 회장이 충돌을 피해 자리를 떠나려고 하자, 이들은 박 회장을 포함한 서울지회 집행부를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정신을 잃고 쓰러져, 곧바로 119 구급차에 실려 서울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은 박 회장이 병원으로 이송된 뒤에도 서울지회 부회장 등을 한유총 서울지회 사무실에 가둬두고 자신들이 작성한 성명서를 발표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만든 성명서에는 ‘서울지회는 한유총 소속이다’, ‘서울지회는 유치원 3법이 통과될 경우 폐원한다’, ‘서울지회는 에듀파인을 거부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울지회 간부들이 거부해 성명은 실제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또한 한유총 강경파들은 유치원장들이 공공성 강화를 위한 합리적 해결을 요구하는 유치원장들을 ‘적폐’로 몰아부친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한유총 강경파 쪽은 ‘유치원 3법 반대’ 여론을 확산하기 위한 ‘댓글 작업’에도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한유총이 정치인들과 비리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예전부터 법안 마련이나 후원금 등 사립유치원의 대국회 업무가 활발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신학용 전 국회의원의 ‘입법 로비’ 사건이 대표적이다. 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신 전 의원은 법안 발의 대가로 한유총으로부터 306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 한유총에 대한 각종 불법행위 의혹이 일자 서울시교육청이 전면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 서울특별시 교육청 홈페이지

 

실태조사 

한유총에 대한 각종 불법행위 의혹이 일자 서울시교육청이 전면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법인 설립허가를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유총에 대한 전면 실태조사를 실시해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단호한 조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최근 한유총의 집단 폐원 압박, 한유총 서울지회장 폭행 의혹,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정치권 불법 쪼개기 후원 등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것이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사단법인으로 감독 권한이 교육청에 있다.

 

조 교육감은 "한유총의 불법행위 논란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왜 가만히 있느냐는 질책성 요구가 많았다"며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고 싶었지만 비정상적이고 불법적인 행동이 계속돼 더 이상 굽힐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이 최근 유치원 3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정치권에 불법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정황과 지난달 11월29일 광화문광장 총궐기대회 때 교사·학부모를 강제 동원했다는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유치원 온라인 입학 시스템 '처음학교로' 미가입 집단행동을 유도하고 허위사실 유포 의혹도 조사한다.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 측이 서울시교육청과 대화에 나선 박영란 한유총 서울지회장을 폭행했다는 의혹도 확인한다.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의 이사장 직무대행 자격 적정 여부도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사회 회의록 일부를 입수해 분석했다. 이 비대위원장의 이사장 직무대행 선임이 적절치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한유총은 지난 10월16일 정기이사회에서 이덕선 비대위원장 선출을 결의했지만 이사회 개최 7일 전 안내문에는 비대위원장 선출 안건이 없었다. 또 이사회 안건을 의결할 때에는 재적이사 전원 출석 및 전원 찬성이 필요한데 이 비대위원장 선출 당시에는 참석 이사가 총 38명 중 31명뿐이었다. 마지막으로 한유총 이사장 직무대행은 기존 이사 가운데 선출돼야 하는데 당시 이 비대위원장은 회원 신분이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사단법인이 교육청 감독을 거부해도 처벌은 500만원 이하 과태료 처분에 그친다. 임광빈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은 "실태조사를 거부하면 경찰·검찰 고발도 생각하고 있다.

 

실태조사는 12월 셋째주에 시작해 3~4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임광빈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과장을 반장으로 서울시교육청 공익법인2팀과 감사관·변호사, 공인회계사 등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실태조사 이후 한유총 청문과정까지 거치면 조사결과 발표는 빨라야 다음 달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은 "유아교육의 불모지에서 사재를 털어가며 유아교육을 지키고 확장해온 사립유치원의 노력과 공헌이 모두 불신에 붙여지고 있는 현재 상황이 가슴 아프다"면서도 "유아교육의 신뢰를 되찾아 우리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은 모두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한유총이 지금이라도 우리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연내 처리는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2월6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개정안과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 개정안 등을 병합 심사했지만 결국 '학부모 부담금' 유용시 처벌조항 신설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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