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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영화 ‘샘’…레디메이드 사랑 영화

레디메이드가 된 순수하고 진중한 ‘사랑’이야기

문병곤 기자 l 기사입력 2018-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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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샘'의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샘>은 얼핏 보면 그저 똘끼 충만한 가벼운 사랑얘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얘기하고 있는 ‘사랑’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순수하고 진중하다. 

 

안면인식 장애가 있는 ‘마두상’과 그가 찾는 첫사랑 ‘샘’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두상을 멤도는 의문의 ‘그녀’. 영화의 내용은 이처럼 익숙하고 어찌 보면 흔해빠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샘>을 이렇게 전체적으로만 보는 것은 영화의 매력을 반도 못 느끼게 할 것이다. <샘>은 재기발랄한 디테일들이 엉기고 성기면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상을 안겨준 전주국제영화제도 <샘>에 대해 “낯설고 어이없는 상황의 연속으로 플롯을 끌어가면서 관계의 영속성에 대한 재치있는 풍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영속성에 대한 희망을 놓지않는 낭만적 사랑관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평한다. 

 

▲ 영화 '샘'의 스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이 엉뚱한 디테일들을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해서 만들어간다. 가령, 계속 후드티를 거꾸로 입고 “요즘엔 이게 유행”이라며 당당하게 말하거나, 두상이 안면인식을 겪고 있기 때문에 ‘그녀’가 어설픈 일본어를 하면 두상에게 그녀는 일본인이 되고, 어쩔 때는 연애조언자가 된다. 상황이 우스운 건 이게 또 두상에게는 먹힌다는 것인데 영화는 이런 상황들을 반복한다. 관객들은 이 상황이 어이없지만 이도 일순간이고 어느새 적응 되서 이런 것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들이 영화에서 설득력을 가지는 것에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한다. 마두상을 연기한 최준영은 어리바리해 보이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말투로 관객을 홀린다. ‘그녀’를 연기한 류아벨 배우의 연기 또한 도발적이지만 사랑스럽다.

 

▲ 영화 '샘'의 스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의 제목인 ‘샘’ 또한 하나의 은유로써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샘’이란 한 글자는  소변기에 불과했지만 마르셀 뒤샹을 만나 하나의 예술이 된 작품 <샘>을 의미하거나, 두상이 찾고 있는 첫사랑의 별명인 ‘샘’, 그리고 그녀와 두상이 함께 거닐던 선유도공원에 조성된 ‘샘’ 등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영화 속에는 다양하지만 생각해볼수록 깊어질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한다.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편의점 또한 단순히 ‘편의점’으로 볼 수 있지만, 영화에선 젊은 세대의 소비 세태나 급변하는 연애관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깊이 바라볼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 로맨스도 변한다. 그리고 그 로맨스를 담는 영화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영화 <샘>의 감독 황규일은 “최근 한국의 로맨스 영화들은 연애를 다루지, 사랑을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화가 재기발랄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음에도 진중해 보이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전반에 흐르는 다양한 클래식 곡들도 영화의 이런 진중함에 무게와 깊이를 더해준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호평을 받고 있지만 영화로써 존재할 때 매력이 커진다. 영화 <샘>에서는 양산되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 중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사랑을 얘기할 수 있을까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 영화 '샘'의 스틸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마르셸 뒤상의 작품 <샘>처럼 멀리서 보면 기성품같은 이 영화가 매력적인 레디메이드가 되는 것은 가까이서 자세히 봤을 때부터다. 이 영화를 리뷰나 글이 아니라 직접 보아야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줄평: 자세히 보아야 사랑스럽다. 이 영화가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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