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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탐정, 범죄 근절과 사생활 침해 ‘동전의 양면’

의뢰자가 오히려 사생활 침해당할 수 있어…사설탐정의 그늘

문혜현 기자 l 기사입력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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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탐정이 쏘아올린 공으로 일어난 사회적 논란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불법으로 금지되고 있는 성 매수자들 목록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져 쌓이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을 가했다. 또 해당 데이터베이스엔 단속에 나서는 경찰의 휴대전화 번호도 적혀 있어 치밀한 정보 구축이 이루어졌다는 점이 짐작된다. 한편 단순히 연락처 하나만으로 개인의 직업, 인상착의뿐만 아니라 업소를 이용한 날짜와 장소, 시간이 상세히 적혀 있어 이를 이용한 2차 범죄 가능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유흥탐정으로 개인정보를 캐내는 사설탐정의 위험성과 공인탐정제도의 필요성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 사진출처=YTN 뉴스 화면 갈무리

 

유흥탐정 파장…성 매수자 DB로 불법 이익 취득

음지에서 활동하는 ‘심부름 센터’ 피해 방지하려면

 

‘유흥탐정.’ 의뢰인이 요청한 사람의 유흥업소 이용기록을 볼 수 있도록 한 사이트다. 유흥탐정은 갑자기 화제가 돼 여성들이 남자친구나 남편 등의 유흥 상황을 확인하게 되면서 논란이 됐다. 유흥탐정은 그 자체로 불법적인 성매매를 한 사람을 밝혀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성매매 근절 수사의 단초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무단으로 유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면을 가진다.  

 

성 매수자 DB 400만 건 달해

KBS1 시사프로그램 <추적 60분>은 ‘유흥탐정, 성매매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편으로 성매매 데이터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방송에서 경찰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해 컴퓨터를 살펴본 결과 실제 성 구매자의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곳에는 성 구매자들의 전화번호와 외모 특징, 특이사항, 취향까지 적혀 있었다. 또 경찰들의 단속 핸드폰 번호까지 저장돼 있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는 모두 400만 건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물론 중복된 번호도 있을 수 있고 예약만 하고 실제로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의 연락처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만 건이라는 숫자는 충격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밝혔다. ‘유흥 탐정’은 의뢰자가 연락처만 제시하면 해당 연락처의 사람이 출입한 업소명과 지역, 날짜까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날 유흥탐정 사이트를 이용해 본 여성은 방송에 나와 “남편 번호를 호기심에 조회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전혀 그런 이미지가 아니니까, 재미 삼아서 한 번 입금하고 조회하고 5분도 안 지나서 결과가 나왔다. 그때부터 심각해졌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남편이 방문했던 성매매 업소 출입 기록은 약 20여 건에 달했다. 날짜와 지역, 이용했던 서비스까지 상세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해당 여성은 “아기가 7개월 때 성매매업소를 갔다는 게 배신감이 들었다. 최근까지 8월 말에도 갔다”면서 “삶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한 1~2주 정도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밖에도 못 나갔다”고 말해 충격을 전했다. 

 

이 사건으로 유흥탐정 운영자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운영자는 “이 정도의 사회적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면서 “이런 걸 조회하길 원하는 여성분이 많아 돈 좀 벌 수 있겠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성매매 업소들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경찰도 여성들을 위해 남성의 성매매 기록을 조회해주는 곳이 아니라 업소 실장들이 그동안 모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불법적인 수익을 취득하는 창구로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유흥탐정’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비밀리에 관리되던 성매매 업소의 고객 목록이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인 데다가, 여과 없이 의뢰자의 연락처 하나로 개인 내역을 공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정보보호에 위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공인탐정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흥탐정, 심부름센터 등 음지에서 발생하는 사설탐정이 개인의 정보침해 측면에서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사생활 보호’하는 공인탐정제도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한 토론회에서 “심부름센터 등의 관련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무분별하게 설립됨으로써 서비스를 제공받고자 하는 국민이 오히려 의뢰 시 제공했던 정보로 인해 사생활 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며 공인탐정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또 “당장 보험사기, 실종아동 조사 등 다분히 개인의 안전이나 사유재산과 관련된 개인적 차원의 문제, 그리고 국가경제에 위협이 되는 산업보안 등의 분야”에서는 탐정 제도의 입법과 그 자격 및 전문교육 등의 시급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창배 동국대 경찰학과 교수 또한 유흥탐정과 같은 사설탐정제도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일부 흥신소와 심부름센터에서 브로커를 통해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구매하고 휴대전화 통화내역이나 신용카드 사용정보를 조회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심지어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위치추적과 불법도청에서 나아가 납치, 협박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가 밝힌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민간 조사업체가 위치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침해한 사례는 2014년에 635건, 2015년 296건, 2016년 2125건, 2017년 186건으로 불법행위가 일정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불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공인탐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미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 논의가 20년간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15대 국회에서부터 20대 국회까지 논의가 지연된 이유는 경찰청과 법무부 간 탐정업의 관리·감독 권한을 둘러싼 이견으로 인해 정부 차원의 단일한 의사가 결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찰청은 전국적인 조직·인력과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경비업 등 유사한 분야에 대한 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 등에서 탐정업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법무부는 민간조사업무가 국민의 사생활 침해 등 인권침해 요소가 많고, 법률사무와 관련돼 있어 업무의 성질을 기준으로 「정부조직법」 상 인권옹호와 법무를 담당하는 법무부가 관리·감독 소관부처가 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2016년 공인탐정법안을 대표발의한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안은 경찰청 산하에 공인탐정 자격시험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공인탐정자격제도 운영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위원 구성에 있어서 1/2 이상을 법무부 장관이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상훈 교수는 이를 두고 “이는 공인탐정 자격심의 운영에 있어서 법무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보이지만 구색에 불과하고 공인탐정 제도화를 위한 대타협을 도출해 내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와 대한변호사협회 그리고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 국민의 사생활 침해 등 인권침해와 같은 불법행위의 근절책이나 전관 유착과 비리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력이 도달하지 못하는 범위(실종아동 찾기 등)를 충족하는 점에서 공인탐정제도에 대한 공감대는 널리 형성되어 있다. 또 유흥탐정으로 비롯된 불법정보취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이를 활용한 불법 수익 창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공인탐정 도입에 대한 제도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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