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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산업, 난관 빠진 내막

강력 반발하는 택시업계, 사용자 편의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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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기자
기사입력 2018-10-07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산업이 바로 ‘승차공유 서비스’다. 일명 ‘카풀’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이미 우버, 그랩, 디디추싱 등 글로벌 공유앱들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한 상황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택시 업계의 반발과 각종 법적 제제속에 첫발도 떼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카카오가 이 카풀 서비스를 시행하겠다고 선언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커져가고 있다.


모빌리티 혁신 서비스로 주목…논의는 1년간 공회전
카풀 기사 모집 추진, 택시업계 “일자리 대거 소멸”
사실상 손놓은 정부…그사이 한국자본 해외기업으로
우버·그랩·디디추싱 등 세계 호령하는 모빌리티 기업

 

▲ 카카오T <사진출처=카카오>  

 

승차공유(카풀) 서비스를 둘러싸고 정보기술(IT) 업계와 택시 업계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IT 수단을 이용한 카풀은 이동수단(모빌리티)의 혁신이 될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지만 택시 등 기존 일자리를 대거 사라지게 만드는 부작용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카풀과 관련한 논의는 당사자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 1년 가까이 공회전하고 있다. 논의과정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카풀


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운송 부문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서비스 도입을 위한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기사만 모집하면 1∼2개월 내 카풀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 논란은 지난해 11월 스타트업 ‘풀러스’가 하루 중 시간을 선택해 카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현행 법에서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돈을 받고 운송용으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출퇴근 시간에는 자가용 차도 운송용으로 쓸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다.


풀러스는 이 예외조항을 감안해 이용자들이 시간을 선택해 카풀 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했고 서울시까지 나서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


이번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장에 뛰어들 태세를 갖추자 택시업계가 다시 들고 일어섰다. 택시 노사 4개 단체로 이뤄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지난 10월4일 결의대회를 열고 “카카오가 출시를 준비 중인 카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카카오 콜(택시 호출 서비스)을 받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카카오는 처음에 무료로 택시 모바일 앱을 제공해 이 시장을 선점하더니 이제는 택시 유사영업인 카풀시장에 진출해 택시 시장을 교란하려 하고 있다”라며 “카카오가 자가용 불법 카풀 영업으로 우리가 보내준 성원을 원수로 갚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택시업계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그간 함께 협력한 택시기사들을 배신하고 생존권을 빼앗으려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취지상 상업적 목적이 아니라 교통혼잡해소 등 특별한 경우에만 한시 허용한 카풀 사업에 IT 거대기업이 나서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고 덧붙였다.


문충석 서울택시조합 이사장은 “택시는 엄격한 면허조건에 따라 근로자를 고용하고 차고지를 확보하는 등 법에서 규정한 영업행위를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카풀업체는 모든 의무를 외면하고 단순히 자가용을 알선해 유사영업을 하겠다는 것으로, 승객안전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택시 노사가 서로 힘을 합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다”라며 “택시를 집어삼키려는 모든 세력과 자본에 대해 전면 투쟁을 선언하는 바이며, 카카오콜 거부도 단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500여 명이 참석해 ‘택시업계 무시하면 카카오는 박살 난다’, ‘카카오콜 못 받겠다. 카풀사업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어 오는 10월11일 서울, 경기, 인천지역 법인과 개인택시 기사가 참여하는 2차 집회를 열 것을 예고했다.


정부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정부가 대책도 세우지 않고 규제 완화 방향으로 돌아섰다며 성토하는 분위기다. 반면 IT 업계는 정부의 더딘 규제 개선 속도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제4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마라톤 회의)’을 열고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택시업계가 불참한 자리에서 나온 반쪽짜리 합의였다.

 

멈춘 모빌리티 산업


문제는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승차난은 심해지는데 국민부담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지난 10월2일 택시운송사업 노사·민간전문가·시민사회·담당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택시노사민전정 협의체’ 4차 전체회의를 열고 기본요금 인상 등을 논의했다. 서울시는 결정된 바 없다지만, 논의된 방안에 따르면 현재 3000원인 기본요금은 4000원으로 오른다. 자정부터인 심야 할증 시점도 한 시간 앞당겨진 밤 11시부터 적용된다.


최저 임금이 오르고 물가도 올라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볼 수도 있지만, 소비자 편의는 외면하고 카풀앱 같은 혁신서비스는 가로막는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크다. 택시 호출은 늘었는데 택시 기사수는 줄어 출근 시간에는 택시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자체와 정부는 출퇴근·심야 시간 택시 승차난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시민이 참여하는 카풀은 방치하고 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자료에따르면 2015년 택시 기사수는 28만254명이었다가 2017년 27만3179명으로 줄었다.


카카오모빌리티에따르면 2017년 12월 20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카카오T 택시 호출은 약 23만 건에 달한 반면, 당시 배차 가능한 택시(운행 중 택시 제외)는 약 2만6000대 수준이었다. 승객이 호출해도 80% 이상은 공급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출퇴근 시간에 자가용으로 유상 운송하는 것만 허용하고(‘여객운수사업법’ 81조) 출퇴근 시간선택제나 즉시배차서비스 같은 다양한 차량공유는 불법이다. 국내기업들은 그랩, 디디추싱 같은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서비스는 시도조차 못하는 것이다.


이에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과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아예 카풀을 전면 규제하자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황주홍 법안은 ‘카풀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고, 이찬열 법안은 카풀 허용 ‘출퇴근시간’ 규정을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명시하고 이 시간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승차난을 겪는 소비자를 위한 대책 마련에는 무심하고 자율근무제 같은 근무형태 변화와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택시 업계 눈치만 보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8월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규제 혁신 의지에 따라 ‘규제혁신 없이는 미래도 없다’며 개인정보보호 규제혁신, 원격의료 허용, 차량공유 허용, 도심내국인 숙박공유 등 그동안 이익단체나 시민단체 반대로 추진되지 못했던 규제 완화대상을 선정했다.


하지만 차량공유 문제는 택시 단체가 협의 거부, 시위 등을 준비하며 거세게 반발하면서 국토부가 손을 놓고 있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역시 4차례에 걸쳐 규제-제도 혁신을 위한 해커톤(끝장토론)을 마련했으나 최근 준비된 9월 해커톤 역시 택시 업계 불참 선언으로 무산됐다.


특히 국토부는 “국회에서 법안 논의까지는 카풀 대책을 발표하지 않을것”이라고 말하는 등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무책한 태도는 스타트업 육성과 디지털 경제 선도부처를 자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마찬가지다.


그사이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금은 해외로 넘어가고 있다. 딜로이트 컨설팅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서만 국내 기업이 해외 카셰어링 업체에 투자한 금액은 6000억원을 넘었다.


SK는 810억원을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투자했고, 현대차도 270억원을 그랩에 투자했다. 미래에셋&네이버는 1686억원을 그랩에 미래에셋대우는 2800억원을 중국 디디추싱에 투자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는 모빌리티 시장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퇴출당하거나 구조조정 중이다. 카풀 1위 업체 풀러스는 규제로 손실만 117억 기록하며 직원 70%를 해고했고, 3위였던 티티카카는 서비스 출시 5개월만에 사업을 접었다. 현대차에서 한때 투자받았던 럭시는 독자 생존을 포기하고 지난해 11월 카카오모빌리티에 인수됐지만 여전히 어렵다.

 

▲ 카카오 모빌리티가 카풀 시장에 진출하려 하자 택시업계가 결사반대 하고 있다. <사진출처=KBS 뉴스 캡처>   

 

대세 산업 모빌리티


반면 해외기업들은 훨훨 날고 있다. 디디추싱은 이용자수가 4억5000만 명, 기업가치는 560억달러 (약 63조1600억원,비즈니스 인사이더 기준)이고 그랩 기업가치는 60억달러(약6조 8000억원), 우버는 시가총액이 700억달러(약 74조 8500억원)다.


이 업계의 선두주자인 우버에 경우에는 아예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차량 공유산업을 일으켜 창업 10년 만에 기업가치가 720억달러로 성장한 우버가 이제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는 하늘이다.


지상에서 새로운 혁명을 보여준 우버는 이제 ‘플라잉 카’ 시대를 선도하며 하늘 위 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10월 10~12일 서울 신라호텔·장충아레나에서 열리는 제19회 세계지식포럼에는 우버처럼 모빌리티의 미래를 보여줄 대표 기업인들이 대거 참여한다. 에릭 앨리슨 우버 항공사업(엘리베이트) 대표가 대표적이다. 우버 세션에는 신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항공분야 연구개발관리 최고책임자가 좌장으로 참여한다. NASA에서 아시아계 최고위직에 오른 신 박사는 항공연구 분야에서 최고 권위자다. 에릭 앨리슨 대표 외에 이 분야 투자자인 레비테이트 캐피털의 피터 섀넌 대표가 참석해 경제적 타당성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우버는 플라잉 카 서비스를 미국·일본·인도·브라질·호주·프랑스에서 2020년 이후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차량을 호출하듯이 우버 앱으로 플라잉 카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가게 한다는 것이다. 앨리슨 대표는 지난 9월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 “도쿄 신주쿠에서 요코하마까지 약 30㎞를 차로 출근하면 1시간30분이 걸리지만, 플라잉 카를 이용하면 30분 미만으로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현재 개발 중인 대부분의 비행 가능 차량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며 “소음과 환경오염을 최소화해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글에서도 새로운 모빌리티를 주도하고 있는 혁신가들이 참여한다. 구글의 자율주행 사업부인 웨이모의 숀 스튜어트 사업개발 대표가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웨이모의 기업가치가 1750억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2009년 구글의 비밀 프로젝트로 출범한 이 사업부는 800만마일이 넘는 주행 시험을 마쳤다. 스튜어트는 웨이모 임원이 되기 전 에어비앤비에서 글로벌 숙박시설 임대 총괄을 담당했고, 여행 자문회사인 제트세터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바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이끌고 있는 해리스 라믹 이사도 주목할 만한 인사다. 그는 자동차에서도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커넥티드 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구글어스와 구글맵스 개발을 담당했었다. 법무법인 율촌은 세계지식포럼 내에서 '인터내셔널 모빌리티 포럼'을 열고, 자율주행 자동차 발전에 따라 어떤 법제가 필요할지를 심도 있게 토론할 예정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세션도 열린다. GM의 전기차 아이콘인 쉐보레 ‘볼트 EV’ 개발 수석엔지니어인 마이클 렐리는 현대차와 전기차의 미래를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최고의 공유경제기업으로 성장 중인 그랩도 세계지식포럼에서 비전을 공유한다. 밍마 그랩 사장은 일본 최고 혁신기업 소프트뱅크에서 그랩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차는 올해 초 그랩에 270억원을 투자했고, SK는 810억원을 투자했다. 그랩은 차량공유 플랫폼을 넘어 아세안(ASEAN) 시장에서 최강의 플랫폼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어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된다.


‘유럽판 우버’로 불리며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택시파이’ 창업자 겸 CEO인 마르쿠스 빌리그는 10월 12일 오픈 세션 첫 연사로 나선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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