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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정보유출 공방’ 쟁점은?

“기재부도 못 보는 자료 유출” VS “원칙 어긴 업추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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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현 기자
기사입력 2018-10-06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기획재정부 비인가 행정정보 자료 유출을 둘러싼 여야의 날선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심 의원은 계속해서 청와대 직원들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폭로전에 들어갔고 이미 검찰 고발을 완료한 정부도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감사원에 전수 감사를 요청했다며 위법한 사안에 대응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들의 공방이 ‘치킨 게임’으로 끝날지, 아니면 한 측의 ‘사임’으로 끝날지 추이가 주목되는 가운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심재철 의원이 정면으로 맞붙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사태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기획재정부의 진실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심 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 김상문 기자

 

심재철 의원 대정부질문서 김동연 부총리와 정면충돌

심 의원 “정당하다” 주장엔 “100만건 다운 문제 있어”

 

김 부총리 “심 의원도 업추비 주말에 사용했다” 맹공

여당 “부총리의 승리” 야당 “당장 사과하라” 기싸움

 

기획재정부와 심재철 한국당 의원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사건’이 여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9월3일 심재철 의원실 보좌진이 재정분석시스템에 접속해 5일부터 재정정보 다운로드를 진행했다. 기재부는 심 의원이 입수한 정보를 청와대 및 주요기관,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등 37곳의 업무추진비로 보고 있다. 심 의원은 자료를 기반으로 청와대 직원들이 업무 시간 외 주말과 심야 시간에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이자카야와 펍에 갔다며 폭로전을 벌였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으로 심 의원과 보좌진을 고발했다. 비정상적 경로로 비인가 정보를 열람 및 다운로드해간 행위가 전자정부법 위반이며 이 자료를 분석해 사실이 아닌 내용을 언론에 제보하는 등 공론화했다는 것이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심 의원은 이에 적극 반발하며 재정분석시스템 사이트에 접속해 백스페이스 키를 두 번 눌렀더니 비인가 자료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창이 열렸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당은 심 의원에 대한 검찰 고발과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명백한 야당 탄압”이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양 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했고, 급기야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관련 내용을 가지고 공방을 벌였다.

 

심재철VS김동연, 국회서 정면 승부

10월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심 의원은 확보한 비인가 자료 목록과 관련한 질타를 이어갔고 김 부총리는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하기 시작했다. 먼저 심 의원은 정부의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디브레인)을 통한 정보 취득 과정을 동영상을 통해 시연했다. 이어 그는 “국민 세금인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것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책무다. 기획재정부는 국회 기재위원들에게 디브레인에 접근하도록 아이디를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보좌진들은 전혀 불법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접속해 자료를 열람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동영상 시연 모습을 띄워 과정과 절차 상 문제가 없음을 주장하면서도 입수한 정보를 따져 묻기 시작했다. 그는 “외국에서 호텔을 사용했는데 업종이 한방병원으로 기재 돼 있더라. 이게 340건이다. 중국 식당을 사용했는데 남성 전용 이발관으로 둔갑된 게 2건이다. 시스템을 보완해야 하지 않나”라며 김 부총리를 몰아세웠다.

 

김 부총리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모든 내용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오히려 “의원님께서 불법적으로 얻은 정보를 지금 계속해서 말씀하고 계시다”라며 강수를 뒀다. 이어 심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카드사에서 입력하는 코드번호와 디브레인사에 있는 코드번호가 불일치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건들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금 의원님께서 본 그 자료는 기재부도 볼 수 없는 자료다. 극히 일부사람만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자료다”라고 경고했다.

 

또 김 부총리는 많은 경우가 코드 불일치임을 밝히며 유출된 자료를 모두 감사원 전수 감사를 요청해 결과를 살필 것을 제안했다. 이번에는 김 부총리가 심 의원의 접근 과정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심 의원이 “재정 관리가 굉장히 허술하다는 게 현장에서 드러났다”고 말하자 김 부총리는 “그렇지 않다. (심 의원이 접속한) 루트를 찾아보는 데 적어도 6번의 경로를 거쳐야 한다. 그 중에는 분명히 감사관실용이라고 하는 경고가 같이 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간 것이다”라고 답했다. 

 

‘용도 알고도 유포하면 죄다’ 양측 설전 벌여

양측은 ‘감사관실용’이라는 경고 문구의 기재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심 의원 측은 보지 말라는 ‘주의’ 표시가 없었다며 자연스러운 접속이었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 부총리는 지지 않고 “괄호에 용도가 분명히 써있다. 그걸 봤다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라며 “설령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190회에 걸쳐 최대 100만 건 이상 다운로드 됐다. 이는 분명히 사법당국에서 위법성 여부를 따져봐야 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맞섰다. 

 

이 자리에선 정보의 접근 경로 뿐 아니라 비인가 정보였다는 것을 인지했는가도 쟁점이 됐다. 심 의원은 보안 시스템이 “뻥 뚫려 있었다”라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김 부총리는 보좌진들의 ‘의도성’이 있었는지에 중점을 뒀다.

 

“그만해”, “사과해” 고성 오간 본회의장

그는 “의원님 방 보좌관들은 이 시스템을 6년 간 사용했다. 그리고 과거 5년 동안에 이 올랩 시스템에 20번 접속했다 그런데 금년 7월부터 약 140회 접속했다. 과거 5년 동안에 20회 접속한 보좌관들이 140회 동안을, 그중에 비정상 접속이 70회다”라고 꼬집었다. 이후 심 의원이 다운받은 자료를 반납할 것을 요구하자 본회의장 내에서는 여당 의원들의 “당장 반납해!”, “남의 정보를 가져갔다”등의 질타와 규탄이 나오기도 했다. 야당은 이에 반발하며 “조용히 해라!” 등의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40분 정도 진행된 대정부 질문에서 심 의원과 김 부총리는 계속해서 대립했다. 김 부총리는 심 의원의 주말 및 심야 업무추진비에 대한 질문에 “(업무추진비는) 업무와 관련성이 소명되면 문제가 없다”면서 “마치 심 의원께서 국회 보직 시절에 주말에 쓰신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적극 반박했다. 김 부총리의 이와 같은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목소리를 높이며 한차례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심 의원이 이에 “업추비가 아닌 특활비로 썼다”고 답하자 김 부총리는 “그렇지 않다, 업추비로 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원님이 해외 출장 중에 국내에서 쓴 유류비도 같은 기준으로 저희가 의원님이 하신 것에 대해서 의원님이 의정활동 하시며 쓰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 김동연 부총리는 심 의원의 부의장시절 주말 업무추진비 사용을 예로 들어 주말 및 심야 시간대 업무추진비 사용의 적절성을 주장했고 심 의원은 특활비를 쓴 거라며 반박했다. 심 의원의 질의에 조목조목 답변하는 김 부총리의 태도에 여당은 “김 부총리의 승리”라며 심 의원의 기재위 사퇴를 요구했다.     © 김상문 기자

 

결국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정부 질문은 심 의원과 김 부총리의 시스템 접속 여부 및 언론 유포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따지는 자리가 됐다. 이들의 공방이 진행되는 내내 민주당 측에선 심 의원을 향해 ‘거짓말이다’, ‘사과하세요’, ‘(심의원) 특활비 사용내역 공개하라’는 고성이 터져나왔다. 한국당 측에서도 ‘본 것이 잘못이냐’, ‘보안관리 못한다’는 비난이 이어져 심 의원의 질의시간 내내 소란이 그치지 않았다. 

 

한바탕 있었던 공방전의 열기는 대정부질문이 끝나고 나서도 식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조목조목 모든 질문에 적절하게 답변한 김 부총리의 승리로 보고 있었고 심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은 “관리 부실 책임을 떠넘긴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진실공방, 여야대립까지 이어져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심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새로운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이미 언론에 흘린 내용의 재판이었다”며 “태산명동 서일필(태산이 큰 소리를 내고 움직였으나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김 부총리의 압승으로 끝난 싱거운 경기”라면서 “심 의원은 빨리 자료를 반납하고 기재위를 사임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소동을 일으킨 것에 사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밝혔다. 기재위 간사인 김정우 민주당 의원 또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국정감사 위원과 피감기관이 서로 맞고소한 상황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국정감사가 될 수 없다”면서 “심 의원은 기재위 국정감사 기간에 사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함께 기재위에 속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심 의원이 너무 과하게 자신의 죄를 변명하려다가 본인의 잘못이 오히려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어제 심 의원이 재정분석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을 시연한 것은 본인이 어떤 경로로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현장 재연하는 것 같았다”면서 “남의 집 문을 뜯고 들어가서 이쑤시개까지 도둑질하고 집주인 문단속을 탓하는 격”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심 의원이 지속적으로 청와대와 정부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강 의원은 “5선 의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쪼잔하게 3만 원짜리까지 들고 나왔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공백에 대해선 한마디 말도 없었던 사람이 을지훈련 기간 업무 관련성을 갖고 저녁 먹은 것을 문제 삼았다”고 힐난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야당에 대한 폭거가 정도를 넘고 있다”며 항의했다. 한국당은 심 의원이 직접 재정정보시스템을 접속·열람 과정을 시연함으로써 자료 획득이 정상적인 의정활동임을 증명했다고 주장하며 정부·여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심 의원은 시연을 통해 적법하고 정상적인 정부예산 자료 취득 과정을 상세히 공개했다”면서 “하지만 경제부총리는 여전히 의도적·불법적 자료취득이라며 법적 대응 입장을 고수하고 자료 반납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자료의 내용도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살펴볼 수 있는 정부의 업무추진비 내역이었다”며 “명백한 정부의 정보관리 실패를 야당 의원의 책임으로 돌리기 급급한 정부·여당의 태도에 다시 한 번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지금이라도 야당에 대한 폭거를 멈추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나가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심 의원도 언론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자료를 공개하니 저쪽에선 제가 주말에 업무추진비를 썼다며 공격하고 있다”면서 “이는 ‘나는 네가 쓴 것을 알고 있다’며 겁박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야당 탄압이 계속될 경우 민심 이반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을 재임했던 심 의원은 대정부 질문 당시 김 부총리의 지적에 반박하며 “의장실엔 업무추진비 자체가 없었고 이를 공개한 적도 없다”면서 “누명을 쓴 만큼 오늘내일 지출 내역을 확인해 내일 다시 한 번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과 기재부의 갈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론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일 끝난 뒤 밥도 못 먹나’부터 시작해 ‘국민의 알 권리’라는 주장, 그리고 ‘국정을 평가하는 대정부 질문에서 실질적인 정책 논의는 부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반응에도 심 의원과 기재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앞으로 검찰의 수사와 감사원 결과가 예정된 만큼 이들의 공방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주목된다. 

 

penfr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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