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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프로그램 부적절 외국어 사용 "도 넘었다!"

한글사용성평가위, 방송7개사 보도프로그램 실태조사

박정대 기자 l 기사입력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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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사

 

방송사 프로그램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이 도를 넘어 우리말을 죽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회장 이대로)가 572돌 한글날을 맞아 지난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보름간 지상파와 종합편성 방송 7개사 보도 프로그램을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문자를 그대로 사용하는 국어기본법 위반은 물론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 외래어 등과 심지어 일본어투를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의 조새 주요 내용이다.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의 조사결과, 가장 큰 문제로 KBS, MBC, SBS, MBN, JTBC, TVChosun, Channel A 7개 방송사 이름 모두 영어로 표기해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말글살이에 학교 교육 이상으로 엄청난 영향을 주는 방송국이 이름부터 영문으로만 쓴다는 것은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상파 3사는 원래 우리말 이름이 있다.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서울방송(SBS)처럼 우리말로 된 방송국 이름을 먼저 쓰거나 주로 쓰고 영문은 별칭으로 썼으나, 종합편성 방송이 생긴 뒤로는 이들도 우리말로 된 방송국 이름보다 영문 또는 우리말과 영문으로만 쓰고 있다.

 

국어기본법은 ‘Total’, ‘Win-Win’과 같은 외국어는 번역하거나 순화해서 써야 하고 그렇게 쓸 때에도 외국 글자는 괄호 안에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방송사는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고 제 멋대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CVID, URL ,NSC 같은 말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핵폐기(CVID),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테넷영문주소(URL)처럼 한글로 표기하고 괄호 안에 외국 글자를 써야한다. “GS KT SK” 같은 말도 국어기본법에 한글로 쓰고 ()안에 외국 글자를 써야 한다는 규정을 지켜야 옳다.

 

또 한자의 경우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특정 1음절 남발이 심하고 “檢, 中” 등 방송과 신문이 습관이 된 한자를 섞어 쓰는 것은 역시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실태조사를 이끈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 김들풀 수석연구원은 “이 정도 몇 개를 쓰는 것이 어떠냐고 생각하는 이가 있겠지만 이렇게 영문이나 한자를 그대로 쓰는 것은 ‘방송언어는 국민 모두가 듣거나 읽어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언론사 글쓰기 기본조차 어기는 것으로서 빨리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방송사     ©브레이크뉴스

 

이번 7개 방송사 보도부문 실태조사에서 외국어 표기(국어기본법 위반 로마자, 한자)와 한글 표기(어려운 낱말, 외국어, 일본어투), 혼합어 등을 모두 합쳐 가장 많이 쓴 방송사는 채널에이(Channel A)이다. 그 다음으로 티브이조선(TVChosun), 케이비에스(KBS)가 많이 썼다. 가장 적게 사용한 방송사는 에스비에스(SBS)이며, 그 뒤를 제이티비시(JTBC), 엠비엔(MBN), 엠비시(MBC) 순으로 적게 사용했다.

 

방송사별로 로마자를 많이 쓴 순서는 엠비엔(MBN), 제이티비시(JTBC), 티브이조선(TVChosun), 에스비에스(SBS), 케이비에스(KBS), 엠비시(MBC), 채널에이(Channel A) 순으로 조사 대상 7개 방송사 모두 누리집에 로마자를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또 한자를 많이 쓴 방송사 순서는 티브이조선(TVChosun), 에스비에스(SBS), 엠비시(MBC), 케이비에스(KBS), 채널에이(Channel A), 엠비엔(MBN), 제이티비시(JTBC) 순이다.

 

어려운 한자말도 문제가 심각하다. “당시, 당초, 사전,  명의,  의사”같은 말도 다른 말과 헷갈리거나 순화대상어로서 쉬운말로 바꾸면 더 좋은 말이다. ‘당시’는 ‘그때’로 바꾸면 좋다. 당나라의 시라는 말과 헷갈릴 수 있다. ‘당초’도 ‘맨 처음’이라는 말로 바꾸면 더 좋다. ‘당초’란 풀이름과도 같다. ‘사전’은 ‘미리’라고 쉬운 말로 바꾸면 더 좋다. 국어사전과 헷갈린다. ‘의사’도 생각과 뜻이라고 썼는데 병을 고치는 ‘의사’와 같은 말이니 다른 쉬운 말로 바꾸어 쓰면 더 좋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외국말(일본말과 미국말)투 표기 문제도 지적했다.

 

일본 식민지 교유ᇅ으로 ‘~적’, ‘~에서의’, ‘~의’ 등 일본 한자말과 일본어투와 오늘날 영어 교육을 중요시하면서 영어와 영어투 문장에 길들여졌다는 지적이다.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 이대로 회장은 “이런 일본어투 지적에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며, “일찍이 일본 식민지 때 태어나 일본 교육을 받은 아동문학가 이오덕 선생은 ‘~적’은 본래 중국에서 일본 토씨 ‘の’과 같은 뜻으로 많이 쓰던 말인데 일본인들도 많이 쓰면서 우리가 배워서 오늘날에도 마구 써서 우리말을 우리말답지 않게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적 행태’, ‘일방적 통보’란 말처럼 ‘~적’은 일본 한자말에 붙어서 또 한자말을 불러오게 만들고 있다. 즉 ‘美’란 한자말에는 “~적”이 어울리지만 ‘아름다움’이란 토박이말에는 “~적”이 어울리지 않는다.

 

이어 이대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갔을 때에 순안공항에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쓴 것을 보고 어떤 이가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고 써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것이지 누구나 하는 ‘평양방문’을 특별하게 환영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북쪽이 우리말을 바르게 쓴 것으로서 뜻도 바르고 자연스럽다”고 덧 붙였다.

 

한글사용성평가위원회는 국어전문가, 정보통신(IT)전문가, 한글운동가 등이 모여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로 누리집 한국어 자동화 평가 도구를 개발해 2014년부터 정부 중앙부처와 전국 500여 지방자치단체, 경기도청과 도내 100개 지방자치단체, 20대 국회의원, 대기업 등 누리집 한국어 사용 실태조사와 함께 개선안을 마련하고 우리말 보급에 앞장서 오고 있다. 또한 한글학회 쉬운말 전자사전을 구축하고, 한국어 인공지능(자연어처리, NLP)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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