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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옷 벗어 던져야…

이승철 칼럼니스트 l 기사입력 201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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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3년, 휴전협정  장면.

영어 팬티(panty)가 일본으로 건너가 빤스(ぱんつ)가 됐다.

 

‘팬티’던 ‘빤스’던 남녀 모두가 속에 입는다. 이리하여 부드러운 삼각팬티가 날개 돋힌 듯이 팔려 나가 속옷만 파는 가게가 있다. 팬티를 왜 입나 긴 설명은 피하며, 팬티 자주 갈아입을수록 좋고 애기들 지저귀도 마찬가지이다. 입는 옷도 낡고 헐면 벗어버린다.

 

이와 마찬가지로 65년 전에 맺은 <한국전쟁 휴전협정>이란 게 있는데, 여기에 도장 찍은 당사자나 찍도록 한 사람이나. 작전지휘관은 거의 다 갔다.

 

트루만, 맥아더, 밴프리트, 클라크, 무초(미국), 스탈린, 코르파초프(소련), 모택동, 팽덕회, 주을래(중국), 김일성, 남일, 무정(북한), 이승만, 신성모, 이성근, 정일권(한국) 이분들 모두 고인인데 협정문 끝부분을 보자. “1953년 7월 27일 10:00시에 한국 판문점에서 영문, 한국문 및 중국문으로 써 작성한다. 이 3개 국어의 각 협정 본문은 동등한 효력을 가진다. 국제연합군 총사령관:미국 육군대장 마크 W. 클라크(Mark Wayne Clark),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수 김일성, 중국인민지원군 사령관:팽덕회(彭德懷). 참석자:국제연합군 대표단 수석대표:미국 육군중장 윌리엄 K. 해리슨(William Kelly Harrison Jr.), 조선인민군 및 중국인민지원군 대표단 수석대표:조선인민군 대장 남일” 이 조문을 외워두고 지킬 것이냐 여부를 따질 게 아니라 이미 65년 오래된 헌옷과 같으니 다른 방도를 찾아 낡은 건 저버려야 한다.

 

일본과 맺은 ▴한일합방조약(1910) ▴정미조약(1907). ▴을사보호조약(1905) 모두가 없어지지 않았나. 당시의 형편에 따라 맺었다지만 뒤에 보아 타당치 않으면 없애버리는 게 당연지사이다.

 

▲ 이승철

‘왜 휴전협정을 쥐고 있어야하냐’ 반대자의 대답을 들어야 한다. 그 답을 역사에 기록해 둬야 한다. 최만리는 한글 창제를 반대했으나 그 자손들은 한글로 공부 해 고시 합격한 인물이 많다.

 

조상 님 하신 일에 대해서 부끄럽게 여긴다. 흥선대원군의 가장 큰 실정이 천주교 박해. 만여 명을 죽이며 말렸지만 오늘날 한국 천주교의 정의-평화-평등의 큰 흐름 앞에서 딴 소리를 못한다.

 

단발령을 반대했으나 지금은 머리 긴 사람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긴다. 오래 된 휴전협정에 손대려는 각성(覺醒)이 돌아와 다행이다. 대한민국이 사실상 다인종 혼혈국가로 가고 있으며 명칭이야 좀 어색하지만 ‘다문화 가정’ 외국 사람 100만을 넘었다. 동포(同胞) 단일민족(單一民族) 이란 말이 어색한 나라가 아닌가.

 

한반도기(韓半島旗)가 어색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여름에 겨울 외투 격에 맞지 않고, 논두렁에 백구두 신고 나서면 어색하다. 시류에 맞춰 살아야 한다. 국민 모두 다 함께 ‘중심성성(衆心成城)’을 외쳐나가야 한다. 

 

esc2691@naver.com


*필자 : 이 승 철/ 칼럼니스트,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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