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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신동빈 파워’ 빛 본 사연

4조 투입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 해외 영토 확장

임수진 기자 l 기사입력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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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진두지휘한 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수르길 프로젝트’가 10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지역에 롯데케미칼이 40년간 쌓아온 순수 기술로 약 30만평 규모의 가스단지가 세워진 것. 신 회장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프로젝트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고 유럽과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북아프리카까지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은 삼성그룹과 빅딜을 단행하고 석유화학부문 계열사를 강화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주축 계열사가 되고 글로벌 종합석유화학회사로 거듭날 전망이다..<편집자주> 


석유화학 기술 첫 수출 우즈베키스탄 30만평에 가스단지 완공

연간 매출 10억 달러 순이익 2억 달러 목표 내부수익률 ‘장담’

    

‘롯데-삼성’ 빅딜로 연매출 16조 종합석유화학회사 ‘탈바꿈’

1분기 영업이익 ‘160%’ 급증 2분기도 안정적 실적 이어갈 것 

 

▲ 지난 5월21일(현지시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화학단지 완공식에 참석해 이승훈(앞줄 왼쪽 네번째)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부터 사업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 신동빈 회장, 이승훈 사장<사진=롯데케미칼 제공>    

 

[주간현대=임수진 기자] 최근 롯데케미칼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프로젝트’ 완공식을 갖고 석유화학 불모지인 유라시아의 성공적인 진출을 알렸다. 이와 함께 롯데케미칼은 에탄분해시설 플랜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수익뿐만 아니라 원료 다변화,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10년 걸친 노력의 성과

    

롯데케미칼이 우즈베키스탄에서 10년간 공들인 가스전 화학단지 건설사업, 일명 ‘수르길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5월21일 롯데케미칼은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지역에 100만㎡(약 30만평) 규모의 가스전 화학단지 완공식을 가졌다. 이날 완공식에는 황교안 국무총리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크 총리 등이 참석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는 국내 석유화학 기술의 첫 해외 수출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2006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시작됐다. 2007년 롯데케미칼·한국가스공사·GS E&R이 컨소시엄을 구성, 우즈베크 석유가스공사와 50대50 지분 비율로 합작사를 세웠다. 합작사는 총 39억달러(약 4조4000억원)를 투자했으며, 10년간의 공사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준공을 마치고 시험가동 등을 통해 올 1월부터는 본격 상업생산을 하고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은 롯데케미칼이 지난 40년간 쌓아온 순수 기술로 건설됐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사로는 유일하게 PE, PP 촉매를 제조하고 있으며 이를 우즈베크 수르길 PE, PP 공장에 공급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업계 사상 첫 석유화학 기술을 수출한 것으로 이를 통해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PE, PP 석유화학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의 불모지에 가깝던 유라시아 대륙에 국내 최초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화학단지는 한국과 우즈베크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 사업자의 기술력이 합쳐진 대표적인 민관 합작 성공사례”라며 “이로써 유럽과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북아프리카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2013년 신동빈 회장이 직접 우즈베크 정부를 설득해 통관과 교통 인프라 부분에서 협조를 얻어냈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신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완공식에 참석한 황 총리는 “수르길 가스화학단지는 한국과 우즈베크 양국 관계의 이정표”라며 “완공을 계기로 앞으로 두 나라가 공동 번영을 위해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지역은 한여름 영상 40도를 훌쩍 웃도는 고온과 겨울에는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악조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꼬박 10여 년에 걸쳐 맺은 성과인 만큼 이 가스전 화학단지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총 309만t 규모의 메탄올과 고밀도프로필렌(HDPE), PP 등을 생산해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과 2억 달러 안팎의 순이익 목표를 세웠다.

 

허수영 롯데케미칼사장은 지난해 플랜트 완공 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수르길 프로젝트를 통해 16~18%의 내부수익률(IRR)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우즈백의 경우 물류비가 발생한다는 약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탄 사업의 경우 어디에 파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상이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르길 프로젝트 완공식에 앞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샤브카트미르지요예프 총리는 회담을 갖고 양국 경협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미르지요예프 총리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운영을 총리 본인이 직접 챙길 것이라고 했다. 

 

황 총리는 이어 우리 기업이 건설하고 있는 ▲칸딤 가스처리 플랜트 ▲메탄올-올레핀 사업 ▲타히아타쉬 발전소 확장 건설사업 ▲사마르칸트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등에 대한 협조와 지원도 당부했다.

    

신동빈 복심 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한 결과물로 꼽히고 있다.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 2013년 통관과 교통인프라 분야 문제로 사업이 지체되자 신 회장은 직접 우즈베크 정부를 방문해 협조를 얻어냈다. 또 지난해 우즈베크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에도 신 회장은 접견 시간을 갖고 현지 사업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카리모프 대통령 역시 지난해 수르길 현장을 방문하고 근로자들을 격려하는 등 양국의 협력 관계가 사업진행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또한 올해 초 삼성그룹 화학계열사(정밀화학·BP화학·SDI케미칼)를 인수하면서 롯데케미칼은 연매출 16조원 수준의 거대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키웠다. 신 회장이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만나 ‘롯데-삼성’간 빅딜을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화학계열사의 마땅한 임자를 찾지 못해 매각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으며, 롯데는 화학부문을 강화해 나가고 있던 타이밍 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말 롯데그룹은 삼성그룹의 삼성정밀화학, 삼성비피화학, 삼성SDI 케미칼 사업 부문을 총 2조585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삼성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정밀화학 지분 전량(삼성비피화학 지분 49% 포함)을 2189억원에 롯데케미칼에 매각,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은 분할 후 매각했다. ‘롯데-삼성’ 빅딜로 롯데케미칼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생산 제품과 삼성으로부터 인수한 화학 계열사의 고부가 가치 제품을 갖춰 종합화학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새 주인을 맞은 롯데첨단소재는 가전 및 전기전자 제품, 자동차 내외장재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 합성수지(ABS) 부분에서 생산능력 기준 국내 2위, 세계 6위에 올라있다. 고충격, 고강성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PC 부분은 국내 1위로 국내 여수공장을 비롯해 중국, 헝가리, 멕시코 등 해외 8곳의 생산 및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첨단소재는 지난해 매출 2조6000억원과 영업이익 2077억원을 올렸고 지분은 롯데케미칼이 90%, 삼성SD가 10%를 보유한다. 삼성SDI지분 10%는 3년 뒤 롯데케미칼에 매각될 전망이다.

 

빅딜 성사 당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삼성 화학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의 대도약 발판이 마련됐다”며 “롯데케미칼은 합성수지의 기초가 되는 원료 사업에서 최정상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부문 수직계열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는 삼성화학 계열사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화학·유통 중심으로 재편하고 그룹 핵심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이는 1990년 신 회장이 한국 롯데 경영에 참여하던 당시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던 만큼 화학계열사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2003년 현대석유화학, 2004년 KP케미칼, 2010년 영국의 아르테니우스와 말레이시아 타이탄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최근 삼성과의 빅딜을 포함해 신 회장의 적극적인 인수합병 노력으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핵심 계열사로 성장하게 된다.

 

1990년 당시 롯데케미칼 매출이 2800억원었던 점을 감안하면 16년 만에 40배 가량 성장한 것이다. 롯데그룹의 주력계열사로 유통부문인 롯데쇼핑이 지난해 857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롯데케미칼은 2배 가까운 1조6111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견인 동력은?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올해도 순항중이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6845억원, 영업이익 4736억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66.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1.8% 늘어난 34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은 0.6%가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3%, 101.8% 증가 했다.

 

이 같은 실적은 에틸렌 스프레드(원료와 제품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17.6%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냈고 지난해 1분기와 6.35%와 비교했을 때 세 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본사부문(국내사업장) 매출액은 1조9216억원, 영업이익 383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6.8%가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20.3%가 증가했다. 지난 2010년 인수한 말레이시아법인 롯데케미칼 타이탄(LC타이탄)은 에틸렌 호황으로 실적이 크게 뛰어영업이익이 590.6% 급증한 898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역시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2분기에는 원료가격 안정화와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 및 우호적 수급 상황으로 견조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 당사가 추진 중인 국내외 신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롯데케미칼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달성했다.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업계 1위인 LG화학을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8236억원을 내고 전년 보다 39.1%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롯데케미칼과 전년 약 9600억원 차이에서 지난해 약 2000억원까지 좁혀졌다.

 

롯데케미칼은 또 다른 플랜트사업으로 성장가도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6월 롯데케미칼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에탄분해시설(ECC) 플랜트 사업에 2조9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오는 2018년 말 상업생산이 시작된 후에는 매년 15억 달러(약 1조6600억원) 가량의 수익뿐만 아니라 원료 다변화, 사업 다각화 효과도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액시올과 ECC 플랜트 건설에 관한 합작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당초 양사는 기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분율을 50:50으로 합의했지만, 최종 계약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지분 90%를 담당하기로 변경했다. 대신 액시올은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3년까지 지분율을 50%로 높일 수 있는 옵션을 갖게 된다.

 

플랜트가 가동되면 롯데케미칼은 현재 280만톤 규모의 연간 에틸랜 생산량을 370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ECC는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해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로 석유제품인 납사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것보다 저렴하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통해 기존 납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저가의 가스 원료 사용을 높여 원료, 생산기지,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이지애나 ECC에서 생산된 에틸렌 중 50만톤은 롯데케미칼의 에틸렌글리콜(EG) 사업에도 투입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70:30의 지분율로 EG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에틸렌글리콜은 폴리에스터 섬유, 필름, 자동차 부동액 등의 원료로 쓰이는 제품이다.

 

또 롯데케미칼이 현대오일뱅크와 합작해 충남 대산에 건설 중인 혼합자일렌(MX) 제조 공장과 콘덴세이트(Condensate) 정제 공장도 원가 절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공장 공정률은 약 70% 수준으로 하반기 상업 생산이 예정돼 있다. MX는 롯데케미칼이 생산하는 벤젠·톨루엔·자일렌(BTX)의 원료로 현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 합작사 현대케미칼은 연간 매출 3조원과 더불어 수입대체 1조원, 수출증대 1조50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 유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수 산업단지에는 고기능성 화학소재 원료인 C5(혼합펜탄) 분리시설을 건설 중으로 올해 하반기 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을 마치면 롯데케미칼은 일본 화학회사인 JSR의 기술을 도입해 타이어와 고기능성 접착제, 포장용 필름, 페인트 등의 원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롯데케미칼은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수처리 사업을 시작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기공사업·환경전문공사업과 환경시설운영관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jjin23@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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