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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사익편취’ 칼 빼든 정부, 재계 긴장 내막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작, 줄소송 예상

김길태 기자 l 기사입력 2016-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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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기업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에 처음으로 칼을 빼들었다. 현정은 회장 일가 회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현대그룹 계열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 이는 기업들의 사익편취에 대한 정부의 사정이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면서 CJ, 한진, 한화, 하이트진로 등 산업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편집자주>


 

총수 친족 회사에 부당 지원한 현대그룹 적발
사익편취 첫 제재, 과징금 총 12억8500만 부과
CJ, 한진, 한화, 하이트진로 ‘후폭풍’ 예상 ‘긴장’

 

[주간현대=김길태 기자]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첫 제재가 가해지면서 추후 대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일감 몰아주기 제재 시작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그룹 계열사들이 현정은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한 행위를 적발해 공정거래법 위반(총수일가 사익편취, 부당지원행위)혐의를 적용했다. 공정위는 총 4곳에 12억85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가 총수 친족회사인 에이치에스티(HST), 쓰리비에 부당 지원한 행위 적발로, HST는 현정은 회장의 동생과 제부가 주식의 90% 보유하고 있고, 쓰리비는 현정은 조카과 제부가 주식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재는 지난해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을 금지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이후 첫 사례다.

 

HST는 2012년 현대증권 지점용 복합기 임대차거래 시 현대증권에 제록스와의 거래 단계에 자사를 끼워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증권은 이를 수용해 HST와 계약을 맺었다. 현대증권은 제록스와 직거래할 수 있음에도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HST와 지점용 복합기 임대차 계약을 맺어 10.0% 마진율을 확보해줬다. HST는 제록스와 복합기 1대당 월 16만8300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현대증권은 다시 10% 마진을 붙여 1대당 18만7000원에 HST와 계약했다.

 

공정위 측은 HST는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었고, 현대증권은 HST를 거래 단계에 추가하여 마진율 10%만큼 손실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기존 거래처와 택배 운송장 공급 계약 기간이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중도 해지하고 쓰리비와 계약을 체결했다.

 

쓰리비는 택배 운송장을 직접 생산하지는 않고, 인쇄업체로부터 구매하여 택배 회사에 납품하는 구매 대행업체. 현대로지스틱스가 쓰리비로부터 구매한 택배 운송장 단가는 다른 경쟁 택배 회사 구매 단가 보다 11.9% ~ 44.7% 높았다. 쓰리비의 마진율은 27.6%로 다른 구매 대행 업체보다 상당히 높았다.

 

현대로지스틱스가 3년 동안 계열회사가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쓰리비는 별다른 사업 리스크없이 상당한 마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공정위 측은 특히 택배 운송장 시장은 참여자가 모두 중소기업인 시장이므로 대기업 집단 계열회사가 부당 지원으로 상당한 마진을 확보한 것을 공정한 경쟁 질서에 미치는 폐해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공정위는 ‘현대증권-HST’, ‘현대로지스틱스-쓰리비’의 부당거래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현대로지스틱스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또한, 현대증권 4300만 원, HST 4300만 원, 현대로지스틱스 11억2200만 원, 쓰리비 7700만 원 등 총 12억85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관련 의결서를 받고 난후 상세 내용을 법무법인 등과 면밀히 검토하여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차례 어디? 줄소송 예상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에 적발된 현대그룹 사태는 강화된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지 1년3개월만의 성과로 경제민주화의 불꽃이 점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또 현대그룹을 시작으로 한진그룹, CJ, 한화, 하이트진로에 대한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조사도 활발해 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현재 이들 4개 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조사 결과에 따라 대기업의 줄소송도 예상된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가 적발되면 총수일가에게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싸이버스카이와 대한항공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5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 사무실에 조사관들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였다. 싸이버스카이는 기내잡지 광고와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 통신판매를 독점하는 비상장 계열사다. 당시 싸이버스카이는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세 자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로 조 회장 일가가 부당한 이득을 얻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S&C가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입었다는 의혹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전산시스템통합업체로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를 비롯해 김동원·김동선 등 삼형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2014년 매출의 절반 이상이 내부 거래로 발생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서영이앤티는 공정위로부터 비정상적 내부 거래로 매출액이 창출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서영이앤티는 맥주냉각기 제조업체로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과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차남인 박재홍씨가 지분 99.91%를 보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재산커뮤니케이션즈의 계열사 내부거래가 의혹을 샀다. 이 회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 이재환씨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 지원행위 뿐만 아니라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서도 감시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못 박았다.

 

kgt0404@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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