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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그룹들의 ‘재벌가 3세’ 집중해부

등기이사 대거 선임 “세대교체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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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찬희 기자
기사입력 2015-04-06



최근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열고 ‘오너 3세’들을 잇따라 등기임원으로 올리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주인공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상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 허진수·허희수 전무, 한솔그룹 고문의 장손녀 조연주 한솔케미칼 기획실장을 비롯해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와 무림그룹 3세 이도균 전무 등이다. 미래 기업을 이끌어갈 이들 ‘30대 젊은 피’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화·SPC·한솔·세아 등 오너3세 보폭 넓혀
‘금수저 물고 태어난 이들’…경영승계 본격화



 
[주간현대=범찬희 기자] 국내 그룹들의 ‘3세 세대교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최근 주총을 통해 오너 3세들이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기 때문. 하지만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30대에 경영 일선에 나서는 이들에게 ‘승진 엘리베이터를 탔다’는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비교적 이른 30대의 3세들을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은 조기 경영 수업을 통해 ‘오너 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미”라고 말한다.






▲ 사진은 왼쪽부터 한화그룹 김동관 상무, SPC그룹 허진수 전무, SPC그룹 허희수 전무, 한솔그룹 조연주 실장, 세아홀딩스 이태성 전무, 무림그룹 이도균 전무.     © 주간현대

재계 3세 드러나는 윤곽

올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재계 3세 중 단연 눈에 띄는 이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3) 상무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0년 한화에 입사한 김동관 상무는 2013년 한화의 ‘미래 식량’인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큐셀의 실장을 맡은 뒤 지난해 상무로 승진, 이어 지난 3월5일 한화큐셀 사내이사로 합류했다. 한화큐셀 초창기부터 사업을 주도하고 진두지휘해 온 그는 지난 2012년 독일 태양광 큐셀 인수와 지난해 한화솔라원·한화큐셀 간의 합병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상무는 지난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81억원 규모의 흑자까지 끌어내며 아버지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후계자로 낙점받았다.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두 아들 허진수(39) 파리크라상 전무와 허희수(38) 비알코리아 전무도 지난 3월20일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허진수·허회수 전무는 각각 2005년, 2007년 SPC그룹에 입사했으나 이들에 대해선 허진수 전무가 미국 제빵 전문학교인 ‘AIB 정규과정’을 이수했다는 사실 외에 알려진 것이 없을 정도로 외부 노출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

삼립식품은 SPC그룹의 모태이자 유일한 상장사로, 이번 ‘허 형제’의 삼립식품 이사 선임에 대해 그룹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대주주의 경영참여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특별한 보직이나 직책을 맡을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허영인 회장이 두 아들을 책임경영 시험대에 올려 그룹의 경영구조를 확립하고자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연주(37) 한솔케미칼 기획실장은 올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재계 3세들 중 ‘홍일점’이자 범삼성가 4세 중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첫 주자’라는 점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조 실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손녀이자 조동혁 명예회장의 장녀다. 그녀는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뒤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으며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세계적인 속옷 회사 빅토리아 시크릿의 브랜드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지난해 3월 한솔케미칼에 합류한 조 실장은 입사 1년 만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조 실장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그룹 계열 분리와 사업 확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18일 포스코특수강(세아창원특수강)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세아그룹의 행보는 유독 돋보인다. 세아그룹의 이러한 광폭행보를 주도하는 인물은 이태성(38) 세아그룹 전무. 지난 3월20일 사내이사에 선임된 이 전무는 2013년 3월 남미 출장 중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고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와 중국 칭화대학교에서 각각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이 전무는 2005년 포스코차이나 마케팅실을 거쳐 2009년 세아홀딩스에 입사해 그룹 지주사인 세아홀딩스와 주력 계열사 세아베스틸의 전략기획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올 초 신년회 자리에서 “세아창원특수강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내기까지 2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며 그룹 차원의 변화를 예고했다. 실제 이 전무는 세아베스틸 공장이 있는 전북 군산과 세아창원특수강이 위치한 경남 창원을 수시로 오가며 통합 작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무의 동갑내기 사촌이자 작은 아버지인 이순형 회장의 아들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도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3월20일 세아R&I 등기임원에 선임된 이주성 전무는 지난해 세아제강의 이탈리아 특수강업체 이녹스텍 인수를 이끄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씨’ 동갑내기 사촌 간의 선의의 경쟁이 그룹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는 평이다.

창업주의 친손들

한솔제지와 함께 국내 제지산업을 양분하고 있는 무림그룹의 이도균(38) 전무도 지난 3월27일 무림페이퍼 등 3개 주요 계열사의 등기이사에 올랐다. 이무일 무립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현 이동욱 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지난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부본부장(이사대우)으로 입사했다. 이후 무림페이퍼, 무림SP, 무림P&P의 브레인 격인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이 전무의 등기이사 등극으로 그룹의 사업 확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3월7일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제지만 갖고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지 원료인 우드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우드뿐 아니라 섬유 쪽 사업에 대한 구상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chc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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