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1인기업 성공 뒷받침”…공유 오피스 진화 어디까지?

[트렌드 탐구] SK·현대차·CJ ‘거점 사무실’ 속속 도입…그 바람 타고 ‘공유 오피스’ 시장 관심집중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2-06-16

본문듣기

가 -가 +

 
 

직주근접형 입지에 다양한 사무실+섬세한 서비스로 무장한 채 1인기업·프리랜서 손짓

라이프스타일·업무형태 따라 선택할 공간 다양…프리랜서·스타트업 기업가들 행복한 고민

▲ 코로나 이후 근무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스타트업·프리랜서·1인기업 관련자가 늘면서 맞춤형 업무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사진은 경기도 군포 산본 중심상가에 자리 잡은 공유 오피스 '석세스 스페이스' 입구.   © 주간현대


#글을 쓰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작가 김지영씨는 1년 가까이 몰두해서 집필할 일이 생겼다. 하지만 집에서는 ‘작업’을 할 수 없었다. 노트북을 펼치면 자꾸만 집안 일거리가 보였고, 가족과 관련된 추억거리가 널려 있어 집중이 잘 안 됐다. 유명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 호텔에 투숙하며 집중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러나 호텔에서 작업을 한다는 건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부담스러웠다. 

 

오전 9시경 집을 나서 오후 8시까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치열하게 일할 공간을 찾던 김씨는 살던 아파트 근처 ‘공유 오피스’를 집필실로 택했다. 일하기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춰 마음에 들었고, 다양한 회사와 프리랜서들이 한 건물을 공유하며 사용하는지라 자칫 풀어질지도 모를 자신을 경계할 자극제가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근무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스타트업·프리랜서·1인기업 관련자가 늘면서 김지영씨의 경우처럼 큰 돈 들이지 않고 본인만의 맞춤형 업무공간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최근 SK·현대차·CJ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먼 곳으로 출근하는 대신 집 주변에서 일하도록 만든 사무실, 즉 ‘거점형 업무공간’ ‘거점 오피스’를 운영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 거리두기 제한 이후 ‘상시 재택근무’를 선언한 기업들도 ‘거점 사무실’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바람을 타고 ‘공유 오피스’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공유 오피스 2인실 내부 모습.   © 주간현대

 

지금은 공유 오피스 시대

급기야 근사한 공유 오피스를 배경으로 다룬 드라마까지 등장한다. tvN 드라마 프로젝트 <O'PENing>에서는 6월18일 도시형 공유 오피스 건물을 함께 쓰는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단막극을 선보인다. <오피스에서 뭐하Share?>라는 이 드라마에서는 퇴사한 지 한 달 된 프리랜서 디자이너, 브랜딩 에이전시 ‘체인지업’ 브랜드팀 팀장,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1인 매거진 대표 등 다양한 직업군이 한 건물을 공유하며 일한다.

 

지난 3월 한 부동산 데이터 업체가 20~50대 직장인 2625명을 대상으로 ‘근무환경 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37.1%가 가장 선호하는 업무형태로 ‘오피스에 출근해 지정 좌석에서 근무’하는 것을 꼽았다. 팬데믹 시대에 ‘재택’이 주요 근무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업무와 일상생활 구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여전히 ‘사무실 출근’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식을 반영하듯 응답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피스 형태는 ‘전통적인 사무 공간(55.7%)’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카페형 오피스(24.1%), 공유 오피스(12.5%), 지식산업센터(7.2%) 순으로 나타났다. 

 

거점 오피스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사무실로 부상하면서 ‘공유 오피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견기업, 대기업까지 공유 오피스에 입주하는 시례가 적지 않다.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공유 오피스는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스타트업 트렌드를 이끌어 온 미국과 네덜란드 주요 도시에서 4~5년 전부터 이러한 흐름이 서서히 감지되기 시작했다.

 

특히나 큰 돈 들이지 않고 본인만의 맞춤형 업무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다달이 비싼 임대료를 내면서 사무실을 얻기보다 세련된 인테리어에 편리한 시설이 갖춰진 공유 오피스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다.

 

▲ 소규모 사업자를 겨냥한 공유 오피스 '석세스 스페이스'는, 한번 들어오면 나갈 필요가 없는 업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간식 자판기까지 마련했다.   © 주간현대

 

소규모 법인 맞춤 공유 오피스 등장

경기도 군포시 산본역 중심상가에 자리 잡은 ‘석세스 스페이스’는 초기 법인 사업자와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에 특화된 시설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 만큼 처음부터 소규모 기업들을 위해 2~3인실 위주의 공간으로 기획했고, 더욱 특별하고 섬세한 서비스를 더해 기존 공유 오피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2인실, 3인실, 개방형 라운지, 복사실, 탕비실, 택배함 등 최적의 업무공간을 갖췄고 한번 들어오면 나갈 필요가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간식 자판기까지 마련했다. 작업에 쫓겨 식사하러 나갈 짬이 없는 입주자들은 자판기에서 햄버거, 주먹밥, 우동, 짬뽕면, 핫도그, 치킨 등을 뽑아 간단하게 데워 먹으면 된다. 다양한 음료와 스타벅스 커피 자판기 코너도 별도로 마련해 입주자와 방문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비즈니스로 바쁜 비상주 법인 운영자들도 이곳에선 문제가 없다. 법인 사업자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어 수도시설, 방음시설을 완벽하게 갖췄으며 사업자 주소지 제공, 우편물 포워딩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인 법인회사를 운영하며 공유 오피스 사업을 시작한 이현미 대표는 “기존 공유 오피스는 조직 위주의 사무실과 획일적인 시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석세스 스페이스’는 프리랜서, 1~3인 기업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입주자의 업무형태에 따라 선택할 공간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사람, 자유롭게 일하려는 사람들이 공유 오피스에서 함께 공존하고 협력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유 오피스는 2020년 상반기만 해도 숙박 및 항공, 여행업 등과 함께 대표적 코로나 타격 업종으로 꼽혔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되고, 원격 근무가 자리를 잡으면서 공유 오피스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집과 회사의 장점을 결합한 ‘거점 사무실’로서 공유 오피스의 가치가 다시 부각된 것이다. 

 

이런 흐름에 발을 맞춰 공유 오피스 업체들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감각적 인테리어, 각종 편의시설·부대시설, 뛰어난 접근성으로 무장한 채 일할 공간이 필요한 프리랜서와 스타트업 기업가, 디지털 노마드족을 손짓하고 있다. 

 

어쨌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업무형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프리랜서와 스타트업 기업가들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김혜연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주)펜 그리고 자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