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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차 치과의사 이수진 귀띔, 평생 건강한 치아 만드는 비밀

“식후 3분, 하루 1시간 양치질…평생 치과 갈 일 없다”

김혜연 기자 l 기사입력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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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음식을 먹는다. 끊임없이 치아는 일을 하지만 제대로 된 관리를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이가 썩고, 신경이 손상되고, 잇몸에 염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치는 10대 이전에 빠지고 그 후에는 영구치가 난다. 100세 시대에 90년 가까이 영구치를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 이 치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올바른 치아 관리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방송 출연과 활발한 SNS 활동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28년차 치과의사 이수진 원장은 최근 펴낸 책 <치과의사들이 하는 그들만의 치아 관리법>(북스고)에서 치아 관리의 모든 것을 소개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치아를 관리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양치질하는 방법부터 마트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많은 치약과 칫솔, 치실, 치간 칫솔, 혀클리너 등 도구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사용법을 알려준다. 매일 사용해야 하는 도구들은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 등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원장이 귀띔하는 ‘평생 건강한 치아를 만드는 비밀’을 간추려 소개한다.

 


 

양치질 땐 치아만 닦는 게 아니라 입안 구석구석, 치아와 잇몸 사이도 잘 닦아야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빗자루 쓸 듯 ‘회전법 닦기’ 강추

 

임플란트는 썩지는 않으나 잇몸 염증에 취약…자연 치아보다 양치질 더 꼼꼼히
과일·채소 먹는 동안 치아·잇몸 씻어내는 작용…입냄새 줄이는 데 상당히 도움
‘치실 하지 않는 자 무덤에 빨리 들어간다’ 경고…‘전동 칫솔 쓰지 말라’ 조언도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건강한 삶’이라는 가치와 질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를 오랫동안 보존하고 관리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치아가 건강한 것은 오복 중에 하나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치아의 중요성은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남녀노소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올바른 양치질 습관과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려는 생활 습관을 기르기 위해 노력한다. 그뿐만 아니라 치과에 가서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물을 섭취한 후 3분 이내 양치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구강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칫솔과 치약뿐만 아니라 치실과 다양한 형태의 칫솔 사용만으로도 우리의 치아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은 허탈해질지도 모른다.

 

▲ 이수진 원장은 “치아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면서 사람들에게 ‘하루 1시간 양치질을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치아와 잇몸이 망가지는 원인


“치아와 잇몸이 망가지는 원인은 국소적인 원인과 전신적인 원인이 있다. 국소적인 원인은 세균과 힘이다. 충치와 풍치는 세균에 의해서 생긴다. 그러나 세균은 양치질로 충분히 예방을 할 수 있다. 전신적인 원인은 내 몸이 건강하고 면역력이 좋아야 한다. 이 단순한 원리만 알면 누구나 신경치료와 발치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치과의사인 나도 알면서도 지키지 못할 때가 있는데, 일반 사람들은 오죽할까?”


서울대학교에서 치의학을 전공했으며 20년째 ‘서울유로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이수진 원장이 <치과의사들이 하는 그들만의 치아 관리법> ‘프롤로그’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아프지 않은 치료로 유명한 이 원장은 “25살에 치과면허를 따 치과의사가 된 이후로 너무나 많은 안타까운 상황들을 보아왔다”면서 “제 때에 양치질만 잘했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구강 질환을 앓으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고생을 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28년차 치과의사로 치과를 운영하면서 임플란트와 발치라면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엄청나게 했다는 이 원장은 “바로 이런 안타까움을 덜어주기 위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고도 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의 임플란트 환자가 비교도 안 될 만큼 많다. 덕분에 우리나라 치과의사의 임플란트 수술 실력은 전 세계에서 최고다. 치열한 대학입시 제도 덕에 우수한 인재들이 치과대학에 많이 들어가 치과의사 숫자도 충분히 많다. 치과의사 숫자가 많고 치과도 많은 덕에 외국보다 훨씬 낮은 치료비로 양질의 치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치료보다는 예방이 행복한 법이다. 다른 전신 질환도 생활습관의 개선이나 운동 등으로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요즘은 의료 서비스의 다각화로 1~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여전히 치과검진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 원장은 그 원인은 “바로 두려움 때문”이라고 짚으면서 “긴 치료시간, 다른 과목의 진료보다 높게 느껴지는 치료비, 무엇보다도 무서운 치과 진료에 대한 공포와 트라우마가 한몫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치과 진료야말로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딱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1년에 한 번 스케일링은 건강보험 적용이 된다. 스케일링으로 막을 수 있는 구강병은 정말 많다. 치아 사이 충치도 막고 잇몸에 생기는 염증도 막을 수 있다. 또 올바른 양치질 방법도 스케일링을 하고 난 후 치과에서 가르쳐준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에 양치질이 제대로 안 되는 곳을 알려주는 약품도 있다. 그러니 치과를 너무 멀리 하지는 말자.”


이 원장은 SNS 라이브 방송을 할 때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치아 증상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눈으로 보지 않고 대답을 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창기에는 제대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오죽 답답하면 물어볼까 하는 생각에 최근에는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과에서 정확하게 검진을 받고 진단을 받아 질병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양치질을 할 때는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빗자루로 쓸 듯이 45도 방향으로 하는 것이 좋다. 사진은 어린이들이 양치하는 법을 배우는 모습. 

 

“하루 1시간 양치질을 하라”


이 원장은 “치아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면서 사람들에게 ‘하루 1시간 양치질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하루 1시간 양치질’ 조언을 통해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의 속뜻은 한 번 양치질할 때마다 정성껏 3분을 할애하라는 이야기였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매끼 식사 후, 잠자기 전에 양치를 해야 한다. 과자나 과일 같은 간식을 먹고 나서도 양치를 해야 한다. 주스나 커피 같은 음료를 먹거나 마신 후에도 매번 꼬박꼬박 양치질을 해야 한다. 우리는 하루에 식사, 간식, 음료를 먹거나 마시는 행위를 몇 번이나 할까? 아마도 20회는 족히 될 것이다. 그러니 20번에 양치 시간 3분씩을 곱하면 하루 양치질하는 시간은 60분, 1시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 1시간을 양치질에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 원장의 주장에 거세게 반발하고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 원장은 “그런 악플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양치질을 귀찮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러한 생각은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만 들어보아도 쉽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결국 다양한 SNS 활동을 하며 잘못된 차이 상식과 치아 관리 방법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내용을 전달하고자 그동안 전하지 못한 내용을 담아 책을 펴내기에 이르렀다.


“‘원장님 나는 매일 양치하는데, 왜 치아가 이렇게 망가져요? 하루에 두 번이나 한단 말이에요.’ ‘허걱! 음식은 하루에 몇 번 드시는데요?’ ‘하루 세 끼 먹지요.’ ‘간식은요? 음료수는요?’ ‘그런 거 먹고도 일일이 양치해야 해요? 양치하다 세월 다 가겠네, 참.’ ‘맨날 치과에 오셔서 이 뽑고 임플란트 하면서 고생하시는 것보단 양치질 몇 번 더 하시는 게 낫지 않으세요?’


어떤 임플란트 환자는 ‘아휴~~ 비싼 돈 들여 임플란트 다 했으니, 이제 양치질 안 해도 되겠네’라고 말을 해 내가 아주 기겁을 하고 환자와 한참동안 면담을 한 적도 있다. 임플란트 역시 내 잇몸 안에 있는 것이고 입속 세균의 영향을 받는 것이니, 자연 치아일 때보다 양치질을 더 잘해야 한다는 설명을 한참동안 했다.


젊은 환자들도 충치 치료를 했거나 덧씌운 치아는 다신 썩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와 소통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플란트는 썩지는 않으나 풍치 즉, 잇몸 염증엔 취약하다. 자연 치아와는 달리 치아와 잇몸을 연결해주는 치주인대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염증이 한 번 시작되면 오히려 자연 치아보다 그 진행 속도가 더 빠른 경우도 있다.”


과잉진료를 피하고 꼭 필요한 진료만 받을 수 있도록 치과 치료에 대해 설명하며 충치와 풍치 및 여러 구강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양치질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정기적인 검진과 스케일링을 통한 관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활발하게 한 지는 불과 20년도 되지 않았다. 10년 전만 해도 환자는 본인의 관리 소홀, 즉 임플란트 부위 양치질 관리를 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탈이 나면 무조건 의사 탓만 해서 싸움이 빈번했다. 사실 그 스트레스에 치과를 접은 의사도 여럿 보았다. 모든 치료가 그러겠지만 치과 치료 특히 임플란트는 의사의 치료가 반, 환자의 관리가 반이다.


나는 20년간 우리나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임플란트 수술을 많이 해 왔다. 그러나 꾸준히 정기검진을 오거나 양치질 관리를 잘 하는 임플란트 환자는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다.


아무리 정기검진을 강조해도 한 번 치료가 끝나면 치과에 다시 오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치과 가기가 꺼려지는 그 심리는 이해할 것 같다. 하지만 일을 크게 키우기 전에 미리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고로 좋다. 그러니 하루 1시간을 양치질에 투자하는 걸 너무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자. 온 국민이 하루 1시간 양치질하면서 관리하면 대부분의 치과는 망할지 모른다.”

 

▲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음식을 먹는다. 끊임없이 치아는 일을 하지만 제대로 된 관리를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청소년들의 친환경 양치 습관 체험 장면. 

 

입냄새 원인 90%는 입안


아울러 이 원장은 “입냄새의 원인 90%는 입안에 있다”면서 입냄새를 해결하는 치아 관리법에 대해서도 조곤조곤 알기 쉽게 설명한다.


“36.5도의 아주 더운 여름날, 비가 내려 축축한 장마철에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내놓으면 그 안은 어떨까? 환자들에게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할 때에 비유하는 말이다. 입속을 음식물 쓰레기봉투에 비유하면 환자는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나를 치과의사로 찾은 환자의 마음에 가장 와 닿는 명쾌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체온은 36.5도다. 그리고 입속은 늘 침이 고여 축축한 상태로 1억에서 10억 마리의 세균이 우글거리며 살고 있다. 물론 좋은 세균도 있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 입속에는 치아와 잇몸을 파괴하는 세균의 수가 좋은 세균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 나쁜 세균이 우글거리는 사람의 입안에서 좋은 냄새가 날 리 없다.


“사실 세균 1억 마리는 지하철 화장실 변기에서 발견되는 세균의 숫자보다 많다. 입속 세균 중 가장 악랄한 세균은 혐시성 세균(산소가 없어도 번식하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혀 안쪽이나 잇몸 안쪽 같은 입안의 깊숙한 곳에서 잘 자란다. 치아와 잇몸 사이의 주머니 같은 공간(치은 연구)이 있는데, 이곳도 세균의 번식처가 된다.”


이 원장은 “그래서 양치를 할 때 치아만 닦는 것이 아니라 입안 구석구석 치아와 잇몸 사이까지 잘 닦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회전법으로 닦기를 추천한다. ‘회전법 닦기’란 아랫니는 아래에서 위로, 윗니는 위에서 아래로 빗자루로 쓸 듯이 45도 방향으로 양치질을 하는 것이다. 이 원장이 회전법을 수없이 강조하는 이유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아울러 이 원장은 “입안에 닦지 않아도 되는 부분은 하나도 없다”면서 “치아는 물론이고 혀 구석구석, 잇몸 구석구석까지 다 닦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양치질을 한다고 치아만 닦으면 되는 줄 알고, 잇몸이나 혀 닦는 것을 소홀히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는 것. 그런 사람들은 풍치(치주 질환, 잇몸 질환)에 쉽게 걸린다. 실제로 우리나라 성인의 2/3가 풍치를 앓고 있다.

 

과일·채소 섭취, 입속 자정작용


이 원장은 “양치질만 제대로 구석구석 잘하면 입냄새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면서 “특히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는 습관은 입냄새를 줄이는 데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귀띔한다. 과일과 채소는 치아와 잇몸 구석구석을 씻어내는 자정작용을 해주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입냄새가 난다고 누군가 얘기해 주면, 속이 안 좋다거나 음식을 잘 못 먹었다는 등의 핑계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식도나 편도선, 위에 심한 염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입냄새의 원인은 입안에 있다. 그러니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숙지하여 입속 관리를 잘 해야 한다.


36.5도의 축축한 입속 어딘가에 양치질로 제거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 잇몸과 치아 사이에, 혀의 돌기 사이사이 또는 충치로 인해 생긴 치아 구멍에 음식이 박혀 있다면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 입속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상쾌한 입, 상쾌한 대인 관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매끄러운 대화는 상쾌한 입속에서 시작된다.”


이 원장은 또한 “충치 치료보다 중요한 건 구강 관리”라고 역설하고, 치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치실하지 않는 자 무덤에 빨리 들어간다’고 경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울러 논란이 분분한 전동 칫솔과 관련해서는 “안 쓰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하는 한편 평생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사는 비법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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