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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일전자 미쓰리’ 헤로인 이혜리 종영 후 인터뷰

“공장 다닌 엄마 떠올리며 ‘공순이’ 연기 펼쳤죠”

인터넷뉴스팀 l 기사입력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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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드라마 보면서 많이 울고 위로 받은 것 같다”
“내 안에는 여고생 덕선도, 말단경리 선심 모습도 있다”

 

▲ tvN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에서 여주인공 선심 역할을 천연덕스레 그린 이혜리. <뉴시스>    

 

4인조 여성그룹 ‘걸스데이’ 출신 이혜리(25)는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이미지를 꼭 벗고 싶은 마음은 없다.


최근 막을 내린 tvN <청일전자 미쓰리>의 ‘선심’은 덕선과 같은 듯 달랐다. 이 드라마는 말단 경리직원에서 졸지에 대표이사가 된 선심이 위기에 빠진 회사를 일으키기 위해 오합지졸 직원들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고생 덕선이 공장에 취업한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나쁘게만은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한다. 말하기 되게 어려운데, 선심이를 준비하면서 덕선이를 염두에 두진 않았다. ‘절대 덕선이가 보이면 안 돼!’ ‘덕선이를 피해야 돼’라고 생각하지 않고 선심이의 마음에 집중했다. 이런 생각을 했으면, ‘덕선이가 보인다’는 말을 안 듣지 않았을까도 싶지만, 굳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에게는 덕선이도 있고, 선심이의 모습도 있다. 이런 부분에 얽매여서 아예 다른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을 하기보다, 좀 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나도 신인 땐 ‘선심’이었다”


공장에 다닌 어머니를 떠올리며 연기했다. 어머니는 선심뿐 아니라 청일전자 영업부장 유진욱(김상경 분), 작업반장 최영자(백지원 분) 등을 보며 함께 울고 웃었다.


이해리는 “어렸을 때 시골 마을에 살았는데 공장이 있었다. 엄마가 그곳 공장에 다녔는데, 퇴근할 때쯤 되면 데리러 간 기억이 있다. 공장에 들어가면 안 되어 밖에서 몰래 보곤 했다”며 “촬영 전 공장에 견학을 갔는데 예전보다 환경이 좋아졌더라. 사무직, 공장직 등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고달픈 건 다 똑같지 않을까. 그런 마음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엄마가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원래는 엄마가 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백지원·김상경 선배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해서 보고 위로를 받은 것 같다. 엄마는 늘 ‘혜리가 연기를 어떻게 했을까?’ 전전긍긍하면서 보는데, <청일전자 미쓰리>는 내가 아니라 다른 인물에 더 집중해서 봐줘서 좋았다.”


보통 새로운 캐릭터를 맡으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선심은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봤다고.


“처음에는 판타지라고 생각했는데 현실과 맞닿아 있더라. 같이 다니는 스태프와 회사원인 친구들 모두 선심이처럼 살고 있더라. 돌아보면 나도 신인 때는 선심이처럼 살았다. 안타까운 면이 많아서 계속 마음이 쓰였고 보듬어주고 싶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메이크업, 액세서리 등도 최소화했다. 극중 다섯 벌의 옷으로 버텼고, 안경으로 변화만 조금 줬다.


“지금까지 소화한 캐릭터 중 가장 덜 꾸몄다. 오늘 메이크업을 가장 많이 했다. 사회 초년생이라서 화장이 서투르고, 계속 알바만 하다가 처음 취직해 더 꾸며야 하나 고민했지만, 더 덜어내자고 생각했다. 청일전자 점퍼를 계속 입고 나왔는데, 교복처럼 편했다. 오히려 스태프가 ‘우리 혜리 이렇게 안 생겼는데’라며 꾸며주고 싶은 갈증을 느끼더라.”


<청일전자 미쓰리>는 착한 드라마를 지향했다. 요즘 자극적인 소재의 작품이 많은데, 우리 주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공감을 샀다. 첫 회 시청률 2.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마지막 16회는 3.9%를 찍었다.


이혜리는 “특별하거나 빛나는 사람들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에 끌렸다”면서도 “시청률은 아쉬움이 있다.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TV에 나오는 사람으로서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면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 ‘열심히 했으니 잘 봐주세요’라고 했지만, 시청률은 연기자들의 손을 떠난 문제다. 아쉽고 속상해도 봐주는 분들을 생각하며 끝까지 잘 마쳤다”고 설명했다.

 

“걸스데이 활동 다시 하고파”


경쟁작인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이 시청률 20%를 넘으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신경이 쓰이지는 않았을까.


“(‘응팔’에 함께 출연한) 김선영 언니에게 안부 전화가 왔다. 연기 좋아졌다면서 <청일전자 미쓰리> 잘 보고 있다고 하길래, 장난으로 ‘아 동백꽃···’이라고 했더니 ‘왜?’라면서 놀라더라. 언니가 동시간대 방송인 걸 모르고 있더라. ‘미안하다’고 하는데 아니라고 잘 보고 있다면서 훈훈하게 통화를 마쳤다.”


중반부의 고구마 전개에 답답해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이혜리는 “선심의 이야기만 하고 싶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우리 엄마, 아빠, 언니의 이야기도 같이 보여주고 싶었다”며 “빨리 전개됐으면 전형적인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큰 반전이 있거나 막장 소재도 들어가지 않아서 매력 있었다”고 짚었다.


“나였다면 처음부터 청일전자 주식을 안 사고, 구지나(엄현경 분)한테 속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선심보다 솔직하고 할 말은 하는 성격이라서 고구마 느낌은 덜하지 않았을까. ‘혜리야 그만해’라고 말렸을 것 같다.”


그녀는 전국의 선심이를 향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처음에 같이 공감하고 슬퍼하면서 봐준 청춘들에게”라며 “선심이도 여리고 약하지만, 배려하는 마음으로 같이 보듬어 나가면서 성장했다. 여러분들도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면서 꿋꿋이 버티다 보면 선심이처럼 해피 엔딩을 맞지 않을까. 모든 선심이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이혜리는 2010년 ‘걸스데이’ 멤버로 데뷔했다.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2014~2015) <하이드 지킬 나>(2015) <딴따라>(2016) <투깝스>(2017~2018),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2018)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특히 올해는 <청일전자 미쓰리>를 비롯해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 tvN 예능물 <도레미 마켓> 등 다양안 분야에서 팬들과 만났다.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인데, ‘걸스데이’ 활동 계획은 없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걸스데이 활동을 하고 싶다. 내년이 10주년이라서 뜻깊은 해인데 아직 계획은 없다. 언니들과 많이 이야기를 해보겠다. 요즘도 언니들과 자주 모이고, 전 소속사와 계약이 끝난 뒤에도 돈을 모아서 숙소에 같이 살았다. 감사한 인연이 생겨서 행복하다. 며칠 전 유튜브를 보다가 걸스데이 데뷔부터 마지막 곡까지 정리해놓은 영상을 발견했다. 거의 1시간짜리였는데, 빛나고 예뻐 보이더라. ‘할 때 잘할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에 ‘핑클’ 선배들이 <캠핑클럽>으로 뭉친 걸 보니 정말 좋아 보이더라.”


‘응팔’로 어린 나이에 인기를 얻어 변할 법도 한데 이전과 다름이 없었다. 남자친구인 영화배우 류준열과도 2년 넘게 예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바쁘고 어려서 늘 챙김을 받는 입장이었다. 이제 여유가 생기고 시야도 넓어지니까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기게 된다. 나는 인복이 좋다. 좋은 선배들을 만난 덕분이다.

 

바빠서 데이트할 시간도 없지 않냐고? 하하, 잘 만나고 있다. 예상 안 한 건 아니지만, 내 인터뷰인데 남자친구 쪽으로 시선이 가면 서운하더라. 8개월 동안 선심이로 살았고 설레면서 인터뷰하러 와서 1시간 동안 이야기했는데, 타이틀이 그런 쪽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류준열이) <청일전자 미쓰리>도 재미있게 봤다고 얘기해줬다. 경쟁심이 생기냐고? 지금 생기는 것 같다, 하하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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