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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몸통’ 피의자 장대호 반성 않고 큰소리 치는 내막

“흉악범이 양아치 죽인 사건…미안하지 않다”

인터넷뉴스팀 l 기사입력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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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카메라 앞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
피해자에 강한 적대감 드러내고 범행과정에서 죄의식 없었던 듯

 

▲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인 모텔 종업원 장대호(38)가 8월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마스크를 벗고 언론에 첫 공개됐다.    

 

지난 8월12일 한강에서 몸통 시신이 발견된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인 모텔 종업원 장대호(38)가 8월21일 오후 경기 고양경찰서에서 마스크를 벗고 언론에 첫 공개됐다. 장대호는 “반성하지 않고 유족들에게도 전혀 미안하지 않다”며 당당한 모습마저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장대호는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오후 1시40분께 경기 고양경찰서에 도착했다. 장대호는 남색 반팔 상의에 회색 반바지를 입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당당한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에게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이고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라고 밝혔으며 자신을 끌어 당기는 경찰에게 “왜 말을 못 하게 막느냐”며 목소리를 키우기도 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유치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다”고 거듭 자신의 입장을 강조했다.


장대호는 또한 “시신은 모두 같은 장소에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대호는 “고려시대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웠는데 정중부는 이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그 당일(김부식의 아들을) 죽였다”며 “남들이 볼 때는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일이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 큰 원한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반말과 모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살해한 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대호는 앞서 8월18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영장실질심사(구속전피의자심문)에 출석해서도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 등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8월12일 구속된 장대호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면서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고 주먹으로 치며 반말을 했다”고 주장했었다.


이어 “자세하게 말씀 못 드리는데 제가 다른 데로 가라고 했는데도…”라며 큰소리를 쳤고 ‘피해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장대호는 지난 8월8일 자신이 근무하는 모텔에서 투숙객 A(32)씨가 잠이 든 틈에 망치로 살해하고 자신이 생활해 온 모텔 방에서 방치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 이후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돌며 A씨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대호는 경찰조사에서 “(피해자가) 숙박비도 안 주려고 하고 반말을 하며 기분 나쁘게 해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우발적 살해’라는 주장과 달리 살해·시신훼손·유기 등 범행 수법 등이 잔혹하다는 점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보강 조사를 진행했고, 공범이 있는지에 대한 조사도 병행했다.


장대호의 잔인한 살해 수법과 증거인멸을 위해 사체를 훼손한 점은 구속의 결정적 사유가 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8월18일 경찰이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의 혐의를 받는 장대호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고양지원 영장전담부는 “피의자가 살인 후 사체를 손괴 및 은닉하고 피해자의 소지품까지 나눠 버리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가족 없이 모텔에 거주하는 등 도주할 우려도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한편 장대호가 스스로 정신질환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잔혹한 범행 수법을 보인 이번 범행의 동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과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한강 몸통 살인사건 피의자 장씨에게 별다른 정신병력이 없고 본인도 정신질환이 없다고 주장함에 따라 정신질환 감정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는 것.


장대호는 범행 동기에 대해 A씨가 반말을 하고 숙박비를 내지 않는 등 기분을 상하게 해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모텔 종업원인 장대호의 단순히 숙박비 문제에 기분이 상해 투숙객을 살해했다는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장대호의 피해자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보인 점에 미루어 알려지지 않은 원한 관계나 분쟁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내부에서는 분노조절장애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정작 장대호 본인은 정신병력이나 관련 질환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도 보강수사에서 확보된 증거물과 사건 인과관계에 대해 다시 확인한 뒤 범행 동기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확인 작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추가적인 범행 동기가 밝혀진 것은 없다”며 “발견된 시신이 동일인물인지 여부는 아직 DNA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장대호가 인터넷 포털에 게시한 글들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의문을 낳은 그의 특이한 행동들이 삶에 대한 애착을 잃은 데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자신의 생명을 경시하는 경향이 짙어 ‘이제 나는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이 범행 전후 행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 인터넷 포털 질문·답변 코너에 남은 장대호의 글을 살펴보면 평소 그가 20대부터 삶에 대한 의욕이 크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


게임 개발부터 푸드트럭, 새우잡이배 선원, 모텔 종업원 등 다양한 일을 했던 장대환은 특별한 전과기록조차 없는 전형적인 ‘흙수저’로, 20대에는 삼국지와 한국 고대사를 좋아하는 게임 개발자로 활동하면서 역사물 게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27세 때 안락사에 대한 글에 남긴 답변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를 ‘열성 유전자’라고 지칭하면서 안락사를 원하는 자신을 ‘같은 부류’, ‘열성 유전자’로 표현하는 등 이때부터 생명을 경시하는 경향이 드러났다.


특히 그가 답변 글에 참수를 안락사라고 표현한 만큼 사체를 토막 내어 유기한 이번 범행에도 이 같은 사고방식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장대호가 남긴 글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학교 내 괴롭힘에 대한 답변이다.


그는 ‘싸움을 안 하겠다는 것은 영원히 괴롭힘을 당하겠다는 계약’이라며 ‘의자 모서리로 상대 머리를 정확히 찍어야 한다’와 같은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평소 ‘당한 만큼 갚는다’는 그의 자의식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피해자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드러낸 이번 범행과정에서도 큰 죄의식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1차 조사에서 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이유에 대해 “한강에 버리면 물고기 밥이 될 줄 알았다”고 진술했으며, 보강조사를 받기 위해 고양경찰서에 들어가면서도 “유가족들에게 전혀 미안하지 않다. 흉악범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범행의 무대가 된 모텔 역시 거듭된 실패와 낮아진 자존감으로 삶에 흥미를 잃은 그에게 남은 유일한 자신만의 영역이었던 만큼 통제가 되지 않는 손님에게 영역을 침범 당했다는 생각이 분노를 더 키웠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년 가까이 모텔과 호텔 종업원으로 활동한 그는 2016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진상고객 유형별 대처 요령’이라는 글을 남길 정도로 그동안 접객과 숙박업소 운영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장대호가 남긴 대처 요령에는 진상고객부터 폭력배, 공갈범까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손님은 없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런 그가 이번 범행 피해자와의 언쟁에서 마찰을 겪으면서 자신조차 통제하지 못한 셈이다.


장대호에 대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잔인한 면모와는 반대로 부모의 직업을 부끄러워하는 학생의 상담글에는 학생의 부모를 치켜세우며 학생을 타이르는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아이 작명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에도 상당한 역술 지식을 동원해 답변하는 등 다방면에 상식이 풍부한 평범한 20~30대 남성의 모습도 답변 속에 남아 있다.


이런 인터넷 활동 내역을 종합해보면 결국 이번 범죄는 어려운 경제상황과 실패로 인한 우울증, 직무과정에서 누적된 스트레스가 한순간 폭발하면서 그 책임이 모두 피해자에게 전가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대호와 같은 모텔에서 근무한 한 직원은 “평소 장씨를 찾아오는 사람은 전혀 없었으며, 방에서 게임을 하면서 인터넷 댓글을 자주 달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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