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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l 기사입력 201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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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청와대

 

지난 대선 때 박지원 의원이 아침마다 문 대통령을 까는 글을 올려서 이른바 문모닝 논란이 벌어질 정도로, 박지원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표적 저격수로서의 역할을 자임했었다. 그런 박 의원이 문 대통령이 지난 달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당시, 문 대통령의 외교를 가리켜 "숨 막힐 정도로 잘 한다", "우리나라가 유엔의 외교무대를 주름잡는 것은 단군 이래 처음이다"라는 식의 찬사를 늘어놓았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지 않은가!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들 중 문 대통령 만큼 외교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 지도자가 누가 있었던가.

 

남북 관계 개선은 물론이거니와 이를 위한 미국과의 보조와 조율 문제, 일본에 대해서 할 말은 다 하는 태도, 사드로 촉발된 중국과의 관계 개선, 아세안 외교, 중동 외교를 넘어서 이제는 유럽까지 그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 황흥룡 통일교육진흥연구원 원장.

급기야는 교황청을 방문하여 미사를 드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교황의 역할을 간곡히 부탁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교황께서 이를 수용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결정적 계기가 만들어졌다.

 

오늘 아침 한 방송에서 교황청 대사를 지닌 성염 신부는, 문 대통령이 교황의 방복을 요청한 것이 트럼프로 하여금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높이는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보건대, 상당한 아마추어 바둑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문 대통령은 다양한 국가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역학관계가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국제 사회에서 전체적인 수를 잘 읽고 적절한 패를 쓴다는 인상을 주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허나, 국제 외교 무대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특별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대통령과 정부 관료들의 순발력과 재치, 통찰력과 끈기 등으로만은 부족하지 않겠는가.

 

오히려 우리 나라는 다른 나라들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기능적인 방식으로 외교 무대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거나, 혹은 존중을 받기에는 여러모로 열악한 처지임이 틀림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의 외교가 빛을 발하고, 그가 가는 곳마다 상당한 대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그의 외교적 한 수, 즉 외교 전략과 전술이 뛰어나기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보다 더 우월한 위치에 있는 나라들조차, 문 대통령이 지향하는 한반도  평화 구조 정착에 적극 호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바, 첫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문 대통령의 사심 없는 진정성 때문이고, 둘째는 그가 인권변호사를 비롯하여 한평생 일관된 길을 걸어온 것에 대한 상대방 국가들의 존중과 인정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외교란 것도 궁극적으로는 '스펙'이 아닌 '스토리'의 힘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곧 외교적 상대방의 마음에서 존경심 내지 존중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신적 힘과 삶의 내력이 없이, 단순히 힘과 돈 그리고 얄팍한 전술을 동원하여 외교적 성과를 내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오히려 그런 기능적 수단이나 능력은 조금 부족하여도, 상대방의 심금을 해제할 수 있는 정신과 삶의 힘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진짜 외교 아니겠는가.

 

따지고 보면 이명박이나 박근혜 정부 시절 대북 정책이 철저히 실패한 이유도, 어떤 철학이나 정신적 힘은 부재하면서, 아니 삶에서 비롯된 감동과 설득력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잔 머리를 굴려가며 기능적으로 북한을 압도하려는 데서 빚어진 결과였다.

 

그에 반해, 문 대통령이 북한 정권 수뇌부의 마음 문을 연 것도, 미국 트럼프의 마음을 움직인 것도 다 그 자신 특유의 진정성에 있었다고 보인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진행 경과를 볼 때,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 제창한 햇볕정책이 무르익는 그때가 이제 문 대통령의 진정성을 통해 저만치서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직 일반인들의 눈에는 잘 안 보일 수 있을지 모르나, 실은 저만치서 '평화'란 이름의 거인이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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