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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현장경영 동선 집중분석

“더 높은 목표 향하여”…바이오 키우고 배터리 보듬나?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4-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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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목표 향해 한계 돌파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16일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회장은 2월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1심 재판에서’무죄’ 선고를 받고 사법 리스크를 일부 털어냈다. 다음날 해외출장을 떠나 중동과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2월 10일 귀국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1심 재판 11일 만에 첫 국내 현장경영 장소로’삼바’를 방문한 것을 두고’바이오’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그룹 내에서도 바이오 사업 입지가 더 단단해질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대 실적 바이오로직스 사업장 찾아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 돌파하자”

‘제2 반도체’ 천명 1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돌파하자 다시 ’바이오 드라이브’

올해 첫 해외출장 말레이시아 삼성SDI사업장···배터리 힘 실어 미래시장 공략

 

▲ 2월 16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 브리핑을 듣고 있다.  

 

지난 2월 6일 출국해 중동과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2월 10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국내 현장경영에 나섰다. 

 

2월 16일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은 이 회장은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잘 키운 바이오 ’드라이브 다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최대 ▲매출(3조7000억 원) ▲영업이익(1조1000억 원) ▲수주(3조5000억 원) 성과를 달성했다.’삼바’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혈액질환 ▲안과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 허가를 획득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이날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이 회장은 임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히 도전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고 독려했다. 바이오 사업이 급성장하고는 있지만, 연간 매출 100조 원에 가까운 반도체 수준의 성과를 내려면 갈 길이 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파른 성장은 선제적 투자 결단과 과감하고 지속적인 육성 노력이 만든 결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은 이 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고 천명한 바이오 사업의 거점이다. 삼성은 2010년 바이오 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 찍었다. 이후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날 방문이’바이오 드라이브’로 읽히는 이유다.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 만에 약 3조7000억 원으로 12배 성장했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2022년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설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경쟁력 확보 ▲투자 펀드 운영 등을 통해 미래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20대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런 만큼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5공장의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로, 2025년 4월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2022년 8조 원 규모였던 ADC 시장이 2026년까지 17조 원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조성해 미래 기술에 선제 투자하고 국내 바이오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조성한 2400억 원 규모의 펀드로, 유망한 바이오 기술 기업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지분 투자했으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성장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며’사업보국’을 실천하고 있다.

 

1공장부터 4공장까지 완공을 마쳐 제1바이오캠퍼스 구축을 완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7조5000억 원을 투자해 제2 바이오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며, 매년 4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협력사와 건설인력 고용 창출 효과까지 합하면 2032년까지 1만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2011년 설립 당시 100여 명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재 직원 수는 약 4500명으로 늘었으며,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20대 청년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도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계획이다.

 

실적 성장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납부하는 법인세 규모도 ▲2021년 약 1300억 원 ▲2022년 약 2500억 원 ▲2023년 약 26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 이재용 회장은 2월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 SDI 생산법인 1공장을 점검했다.  

 

배터리 사업장 찾아 미래 공략

 

이에 앞서 이 회장은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를 선택해 배터리 사업을 점검했다. 설 연휴 전인 2월 6일 아랍에미리트로 출국해 중동과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2월 10일 귀국했다.

 

이 회장은 2월 9일 2말레이시아 스름반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 현황에 관한 보고를 받고 SDI 배터리 1공장 생산현장 및 2공장 건설현장을 살펴봤다. 삼성은 최근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미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1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삼성SDI는 향후 크게 성장할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2공장은 2025년 최종 완공될 예정이며, 2024년부터’프라이맥스(PRiMX)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지름 21mm, 높이 70mm 규격의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는 전동공구,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 법인으로,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SDI 임직원에게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당부했다.

 

삼성SDI는 2023년 매출 22조7000억 원, 영업이익 1조6000억 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전동공구, 전기차 글로벌 시장 성장 둔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단기적인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삼성SDI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차질 없이 실행하고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이재용 회장은 매년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과 시장을 직접 점검하며 경영 구상을 해왔다.

 

2023년 추석에는 ▲이스라엘(전자 R&D센터) ▲이집트(전자 TV·태블릿 공장) ▲사우디아라비아(물산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 2022년 추석에는 ▲멕시코(전자 가전 공장·엔지니어링 정유 공장 건설현장) ▲파나마(전자 판매법인) 현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명절에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져 근무하는 임직원을 격려하는 시간도 가졌다. 장기간 해외에서 묵묵히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설 선물을 전달하고, 애로사항도 경청했다.

 

이어 2월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폈다. 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센헹’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전략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직접 살펴봤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로서, 앞으로도 동남아 시장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등기이사 복귀 미뤄진 이유

 

한편 관심을 모았던 이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가 다시 미뤄졌다. 삼성전자가 3월 20일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에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1심 무죄 판결 이후 2019년 이후 5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이 안건 자체가 상정되지 않는다.

 

2월 20일 삼성전자는 3월 20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고 공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선 ▲재무제표 승인 ▲사외이사 신제윤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조혜경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유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정관 일부 변경의 안건이 상정돼 처리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첫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사법 리스크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 임기가 만료된 뒤 계속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임원이다. 다만 이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상근이사면서 회장이자 그룹 총수로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사업 발굴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2월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준감위 3기 첫 정기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준감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이재용 회장이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시점에서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안건이 상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해당 사안은) 경영적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지금 현재 준감위가 뭐라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의 1심 무죄 판결과 검찰의 항소가 준감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어려운 사건을 장시간에 걸쳐서 심리해주시고 판결해 주신 재판부의 판결에 제 개인적으로는 감사와 존중을 표한다”며 “법관의 판결에 승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것이 수십 년에 걸친 법조인으로서의 제 경험과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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