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최태원 SK그룹 회장 취임 25돌 광폭 행보

“서로 연결하고 협력하면 더 많은 사회문제 풀 수 있다”

송경 기자 l 기사입력 2023-09-22

본문듣기

가 -가 +

“급변하는 사회문제, 연결과 협력으로 풀자!” “SK하이닉스가 도전과 혁신의 역사 쓰자!” 재계 2위 SK그룹과 국내 대표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연일 광폭 행보를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1일로 SK그룹 회장 취임 25주년을 넘긴 그는 경영환경 악화 등에 대해 미리 대비책을 강구하고, 기후 위기와 저출산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목소리도 내고 있다.

 

25년 전 SK그룹 자산은 32조8000억 원으로 재계 5위였지만 도약을 이뤄 지난해 현대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2022년 SK그룹 자산은 327조3000억 원(지난해 5월 기준)으로 10배가량 불어났다. 취임 25주년을 맞은 최 회장의 바쁜 행보를 들여다봤다. 

 


 

9월1일 SK그룹 회장 취임 25주년…9월엔 그룹·재계로 더 분주한 행보

기후위기 등 사회문제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 협력 강조

 

평소부터 대체식품 관심 많더니…세포배양 연어 이어 귀뚜라미 과자 호평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전략적 추진 프로젝트”

 

▲ 재계 2위 SK그룹과 국내 대표 경제단체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연일 광폭 행보를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회 각계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연결하고 협력하면 더 많은 사회문제를 풀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후 위기와 저출산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비영리단체 등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해 주목을 끌고 있다.

 

SK그룹 총수는 물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까지 수행하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9월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첫 ‘SV(사회적 가치) 리더스 서밋’ 기조연설에서 “기후위기, 사회안전망, 청소년 문제, 저출산 등 현대사회의 복잡한 사회문제 해결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소셜 벤처·사회적 기업·비영리 단체(NPO) 등 각 섹터가 통합적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2019년 출범한 SOVAC이 사회문제 해결 플랫폼으로 자리잡자 이번에는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들이 보다 협력해야 한다는 뜻에서 SOVAC이 대한상의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와 공동으로 SV 리더스 서밋을 마련했다.

 

이번 서밋에는 지자체와 정부, 민간기업, 사회적 기업·소셜 벤처, 학계 등 각계 리더 130여 명이 참석해 효율적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적·제도적 해법을 모색했고, 민간·공공 부문 협업 환경 조성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사인 사회적 기업·소셜 벤처·NPO가 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이 조성된다면, 사회문제 해결의 속도와 크기는 더욱 빨라지고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해 “정부·지자체는 소셜 벤처·사회적 기업의 창업 및 성장을 촉진할 솔루션을, 기업은 소셜 벤처·사회적 기업과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소셜 벤처·사회적 기업은 자체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이들 모두가 더 큰 차원의 연결과 협력을 추구해야 지속가능 성장 및 사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기업가정신협의회 소속 기업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벌이는 ‘다 함께 나눔 프로젝트’, 대한상의 솔루션 플랫폼 웨이브(WAVE) 등을 소개하면서 기후변화와 양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해법 모색에 사회 각계가 발벗고 나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남서 영주시장, 이달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김명규 충청북도 경제부지사, 염재호 태재대 총장, 소셜벤처 에누마 이수인 대표 등 각계 리더들이 함께했다.

 

▲ 최태원 회장이 9월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첫 ‘SV 리더스 서밋’에 참석한 모습.  

 

귀뚜라미 과자 홍보맨 자처

 

평소 대체식품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최 회장은 ‘SOVAC 2023’ 행사장에서 베트남 스타트업 전시관을 찾았고 이 회사의 귀뚜라미 과자를 먹고 호평을 하는 등 대체식품 홍보맨을 자처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최 회장은 전시관을 돌며 직접 행사를 챙겼다. 특히 베트남 기업 ‘푸드맵’이 운영하는 부스를 찾아 귀뚜라미 과자를 직접 먹어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회장은 “베트남 부스가 기억에 남는다”며 “벌레(귀뚜라미 과자)도 먹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SK그룹은 베트남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SK스타트업 펠로우십(SKSF) 베트남’을 진행 중이다.

 

해당 과자는 ‘푸드맵’의 귀뚜라미 모양 과자 ‘렉 렉(REC REC)’으로, 귀뚜라미를 이용해 만든 과자다. 최 회장뿐 아니라 해당 과자를 시식한 참가자들은 “미숫가루처럼 고소해 먹을 만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배양육, 대체유 등 지속가능 식품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 행사에 참석한 뒤 미국 푸드테크 기업 ‘퍼펙트 데이’가 만든 대체유단백질 아이스크림을 먹고 “우리나라에는 수입 안하느냐”며 연신 감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 세포배양 연어 생산 기업 ‘와일드타입’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것은 세포배양으로 만들어낸 연어살”이라며 연어 요리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세포배양 어류에는 자연산과 양식 어류에 들어 있는 메틸수은이나 항생제 등 건강에 치명적인 이슈도 없을뿐더러 오메가3, 단백질, 비타민과 칼슘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획 및 양식, 운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혼획으로 멸종 위기에 놓인 바다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고 지속가능 식품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맛이 자연산 연어와 같느냐’는 팔로워의 질문에는 “거의 구별이 가지 않는다. 블라인드 테이스팅도 했다고 한다”고 답글까지 달았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는 퍼펙트데이, 조이비오그룹, 네이처스파인드, 와일드타입 등 지속가능 식품 기업에 최근 3년간 약 2000억 원을 투자했다.

 

아이스크림, 치즈, 빵 등의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발효유 단백질을 생산하는 퍼펙트데이에는 약 1200억 원을 투자했으며, 중국 F&B 유통 기업인 조이비오 그룹과는 대체 식품 분야 공통 투자 및 중국 사업 협력을 위해 400억 원을 들였다.

 

발효 단백질 기술을 보유해 크림치즈, 대체육 패티 제품을 출시한 네이처스파인드에는 290억 원, 세계 최초 연어배양육 개발에 성공한 와일드타입에는 88억 원을 투자했다.

 

▲ 최태원 회장이 9월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사회적 가치 축제 ‘SOVAC 2023’에 참석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방문

 

최 회장은 9월15일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이하 용인 클러스터) 현장을 찾아 “도전과 혁신의 역사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부터 용인 클러스터 부지 조성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최 회장은 이날 공사 현황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사업현황을 보고받은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고 격려한 뒤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우선 효율성이 제일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오던대로 하는 것 이상의 도전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이 자리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떤 것을 미리 생각하고 반영하느냐가 과제이며, 이 부분이 미래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척도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가 기후 변화에 대한 깊은 고민도 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SK그룹 차원의 RE100 선언을 환기한 뒤 “앞으로 그린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 제품을 못팔게 되는데,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형 에너지 솔루션을 마련하고, 저전력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해 기후와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클라이밋 포지티브(Climate Positive) 생산기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당부다. 

 

최 회장은 용인클러스터가 혁신과 상생의 롤모델이 되어줄 것도 주문했다. 용인 클러스터에 소부장 기업과 대학의 인재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어 그 안에서 자유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자 해도 실험장비나 클린룸 등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대학과 소부장 기업의 현실을 염두에 둔 언급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클러스터 내에 ‘미니팹’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300mm 웨이퍼 기반 연구·테스트 팹이 될 미니팹은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이 반도체 양산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도록 모든 실증 작업을 지원하는 인프라로 건설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어 구성원들의 행복을 강조하면서 “미래 세대가 좋은 일터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회장은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지만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 즐거운 일이 새로운 도전이 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더불어 공사현장에서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방명록에 “도전과 혁신의 새로운 정신과 역사를 써나아가는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project)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현장에는 최 회장과 함께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 곽노정 사장, SK에코플랜트 박경일 사장 등 사업에 참여하는 SK 멤버사 경영진과 용인일반산업단지(SPC) 김성구 대표가 참석했다.

 

▲ 최태원 SK 회장이 9월15일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에 위치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사무소를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울산 간 최 회장 “희망 봤다”

 

최 회장은 9월15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포럼’에 참석해 “향후 ‘울산포럼’은 제조업 중심 도시라는 울산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울산의 미래를 디자인할 수 있는 포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울산포럼’은 SK그룹과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마련한 행사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에서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자, 본 포럼에 앞서 사전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포럼 주제 역시 실천방안 논의에 중점을 두었다.

 

이번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 SK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김기환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SK구성원 외에 울산지역 대학생, 시민 등 700여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지역포럼이 흔하지 않은데 울산포럼을 보면서 지역을 포럼화하고, 토의를 통해 이 안에서 새로운 해답을 찾아간다는 희망을 봤다”며 “울산포럼이 잘 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회사 대신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한 최 회장은 ‘울산포럼에서 나온 논의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과 향후 울산포럼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질문을 받자 “울산은 제조업 중심 도시로 이것이 곧 울산이 가진 강점”이라며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 인공지능(AI) 중심의 소프트웨어 메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종류가 다르고 프로세스도 다르지만, 울산 지역의 제조업 데이터를 끌어 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AI 중심으로 도시가 탈바꿈하고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도 함께 할 수 있는 도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울산이 직접 새로운 제조업 모델을 만들어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제조업이 딱딱하고,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가 있는 곳이 아니라 멋있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람들이 제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고, 울산이 노력하면 이는 바뀔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여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에 관한 질문에는 “앞으로 제조업은 달라질 거고, 제조업의 혁신 과정에서 보면 남녀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지 않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AI 등 제조업 혁신을 이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이 어렵다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ESG를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 E는 사람과 자연과의 관계, S는 사람 그 자체, G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라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해주는 등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송경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최신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주간현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