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맨발 걷기’ 열풍이 뜨겁다. 산과 숲, 바닷가, 도심 공원까지 전국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건강’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맨발 걷기의 효과를 여러 차례 알린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이 지난 7월12일 ‘맨발로 걸으면 생기는 일’ 편을 방송하며 맨발 걷기 붐에 다시 불을 댕겼다.
존 레이티(John J. Ratey) 하버드 의대 임상정신과 교수는 삶과 병에 지친 현대인들을 향해 “야생으로 돌아가라”고 외친다. 미국의 저명한 맨발 걷기 운동가 로라 코니버(Laura Koniver)는 맨발 걷기는 물론 지구와의 어싱(接地)을 통해 치유의 효과를 얻을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다 은퇴한 박동창씨는 17년째 ‘맨발 걷기 건강론’을 전파하고 있다.
운동을 넘어 일상으로 스며든 맨발 걷기의 매력은 뭘까? 과연 맨발로 걸으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 존 레이티의 <맨발로 뛰는 뇌>, 로라 코니버의 <지구 처방전>, 박동창의 <맨발 걷기가 나를 살렸다> 등 3권의 저서를 바탕으로 맨발 걷기가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몸이 지구에 닿으면, 에너지 흐름 막던 염증성 손상, 꽉 막힌 상태 벗어나
맨발로 땅 밟는 ‘접지’ 중요…작은 세포만 닿아도 몸 전체가 땅에 닿는 셈
우리 몸은 스스로 생명체 회복 능력…맨발 걷기 통해 야생의 것으로 되돌려야
맨발 걷기 치유의 비밀은 땅속 자유전자…땅과 닿으면 혈액 묽어지는 효과
맨발 걷기는 발바닥 지압점과 감각신경 자극해 다양한 신체장기 반응 유도
![]() ▲ 서울 양천구 안양천 인근에 조성된 황톳길 산책로. |
몇 년 전부터 시작된 맨발 걷기 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주말이면 산과 숲, 공원 등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의 숫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맨발 걷기 인구의 증가와 수요에 맞추어 흙길과 황톳길을 조성하면서 전국적인 맨발 걷기 붐이 일어나고 있다.
◆ 로라 코니버의 ‘어싱’
미국의 내과의사이자 맨발 걷기 운동가인 로라 코니버는 <지구 처방전>이란 책에서 “지구와의 깊은 연결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도움을 준다”면서 “닿으면 치유된다”고 설파한다.
“‘어싱’을 하면 혈액의 점도는 낮아지고, 혈압은 정상화되고, 뇌파 패턴은 안정되고, 근육 긴장은 떨어지고, 고통은 사라지고, 기분은 가벼워진다. Earthing(接地)이 즉각적으로 심혈관 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모든 기관계에 혈류와 산소 공급이 증가된다. 시간이 지나면 호르몬이 정상화되고, 코르티솔이 떨어지고, 혈당이 안정화되고, 수면이 깊어지고, 염증이 줄어들고, 몸이 치유된다다.”
지구에는 전기 에너지가 흐르고 있고, 사람의 몸은 전기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전도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싱(Earthing, 接地)이 이루어지면, 지구 에너지가 사람 몸속을 순환해서 여러 가지 치유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코니버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여행 갔다가 길을 잃었을 때, 여고시절 남자친구와 사귀다 헤어졌을 때, 그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길가의 나뭇잎을 만지며 걷고, 연못 속의 물고기를 만지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밤하늘의 별을 쳐다봤을 때 자신의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었던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코니버는 아이가 저녁마다 보채고 울었다. 무엇을 해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품에 안겨 있는 갓난아기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세상에 없었지만, 아이의 고통을 치료할 수 없었다. 의사인 자신이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것을 고쳐서 아이를 도우려고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아이의 고통의 원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아이를 가슴에 끌어안고, 피부를 맞대고, 밖으로 나가서 달과 별 아래를 걷고, 기도하고, 노래를 불러주고, 아이와 함께 울었다. 시간이 지나자 딸아이를 품에 안고 맨발로 걷는 것이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용기를 주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딸아이에게도 편안함을 주었다. 밤이든 낮이든 함께 밖에 있을 때 그가 맨발인 상태에서 딸아이가 자신의 피부를 어떤 식으로든 만지면, 아이의 작은 얼굴에서 마침내 편안함이 보이고, 어리고 순진무구하고, 눈이 마침내 맑아지고, 고통이 아이의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알았다. 딸아이는 깊고 차분한 숨을 쉬었고, 그도 그랬다.
코니버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밖에 있을 때 딸아이의 고통이 순식간에 줄어든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았다. 그것은 지구가 미주신경 긴장도를 높여서 즉각적으로 고통을 줄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몸 안의 염증을 줄이는 것과 관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직 그것이 ‘어싱’의 치유력 때문이라는 것을 몰랐다. 아이가 좋아진 것에 대해 엄청난 감사를 느꼈을 뿐이다. ‘어싱’이란 우리 몸이 땅(지구)과 닿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 몸이 지구에 닿으면, 신선한 에너지를 흐르지 못하게 막는 모든 염증성 손상에 대해 꽉 막힌 상태에서 즉시 벗어난다. 우리가 본디 그렇게 만들어졌듯 몸은 생명이 흐르는 장소가 된다.”
그러므로 기다란 잔디를 헤치며 거칠게 달리든, 차가운 호수에서 열정적으로 헤엄치든, 바다에 떠서 명상을 하든, 튼튼한 나무 밑에서 쉴 곳을 찾든, 사랑스러운 정원의 흙에 손과 발을 묻으면서 편안함을 느끼든, 잔디밭 위에서 그냥 맨발로 서 있든, 지구와의 접촉은 즉각적으로 우리 몸의 건강에 변화를 준다고.
이후 코니버는 어싱, 즉 ‘접지’야말로 가장 직접적인 치유법임을 알게 됐고 그 이점에 대해 파고들었다. 그리고 ‘접지’의 과학적 근거는 많은 연구에서 땅에 닿았을 때 인간의 몸이 즉각적으로 치유 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을 발견했다.
“접지는 에너지를 지구로 다시 방출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일상적 활동으로 인한 모든 소모, 스트레스, 활성, 염증, 손상은 몸에 축적된다. 이러한 긴장 상태를 지구로 방출하지 않으면 그것은 계속 쌓여만 간다. 단순하다.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된 소모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염증을 방출해야 한다. 인간의 몸이 오랫동안 땅에 닿지 않은 상태는 너무도 부자연스럽다.”
그러나 현대 생활은 우리를 지구로부터 떼어 놓는다. 우리는 주로 실내에서 땅과 떨어져 생활한다. 야외에 있을 때조차 신발의 고무 밑창과 자동차의 고무 타이어로 인해 지구와 직접 접촉하지 못한다. 우리는 몸을 지구와 단절된 폐쇄 회로 속에서 활동하도록 만들고 있다. 몸은 우리가 매일 축적하는 모든 염증, 유리기(free radicals), 산화 손상이 방치되고 쌓이는 막다른 골목이 되었다.
“지구에 닿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저항이 쌓여 전도적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전기 시스템은 전류가 흐를 수 있게 땅과 연결되게끔 접지를 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야지 시스템에 정전기 축적이 일어나지 않는다. 정전기 축적으로 인한 합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폐쇄 회로 시스템의 기능 부전을 초래하는데, 합선 없이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땅에 닿도록 접지해서 손상이 축적되지 않게 해야 한다.
이러한 전기 시스템과 똑같이 우리 몸도 평생 최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땅에 닿기, 즉 접지를 통해 손상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몸은 폐쇄 회로 시스템이 되어, 접지되지 않은 회로가 정전기 부하를 축적하는 것처럼 염증을 축적한다. 시간이 지나면 접지되지 않은 전기 회로에서는 장치가 손상되어 기능을 멈출 것이다. 마찬가지로 땅에 닿지 않은, 그러니까 접지되지 않은 인간의 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이 손상되어 적절히 기능하는 것을 멈출 것이다.”
그렇다면 ‘어싱’에는 왜 뛰어난 치유력이 있는가? 코니버는 ‘접지’의 치유력이 뛰어난 이유에 대해 “사람은 전도성을 가진 존재(conductive beings)이고 지구 에너지는 언제나 우리 몸속을 통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구는 언제나 우리를 위해 존재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지구는 우리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내부와 외부에 걸쳐 웰빙을 얻기 위해 플러그를 끼워야 하는 접속단자이자 도킹 스테이션이다. 지구는 우리가 자연으로 나가 땅에 닿고, 재정비되고, 치유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맨발로 땅을 밟으며 걷는 ‘접지’에는 수많은 장점이 있다. 몸에 있는 단 하나의 작은 세포가 땅에 닿아 있어도 몸 전체가 땅에 닿는 것과 같다. ‘접지’의 효과는 즉각적이다. 자연은 사람에게 놀라울 정도의 회복력을 주기 때문에 지구와 다시 접촉하면 사람은 곧바로 치유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재미있고 즐겁게 놀면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코니버는 또한 “세포는 본래 전도성을 갖고 있으므로 제 기능을 하지 않을 때도 전도성을 잃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치유가 전도되는 통로는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아파도 결코 줄어들거나 막히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우리 몸이 계속 재생되는 것은 전도성 덕분이다. 조직은 끊임없이 수리되고, 재생되고, 최적화된다. 건강한 몸은 스스로 변화하고 적응하고 수리하고 방출하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몸 전체에 항상 신선하고 새로운 치유 잠재력을 흘려보냄으로써, 치유되고 수리되는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함으로써, 우리 몸은 제대로 기능한다. 하지만 우리의 건강은 새로운 세포가 낡은 세포를 끊임없이 바꿔가야 유지될 수 있으므로 몸의 웰빙은 조직과 기관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되살리는 능력에 달려 있다.”
◆ 존 레이티 ‘맨발로 뛰는 뇌’
하버드 의대 뇌의학 전문가인 존 레이티는 뇌를 젊어지게 하는 놀라운 운동법으로 ‘맨발로 뛰거나 걷기’를 추천한다.
‘두뇌는 유전적이다’라는 통설과 달리 두뇌 역시 근육과 같이 훈련해 발달시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운동과 뇌기능의 관계를 심도 있게 연구한 그는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운동과 뇌의 놀라운 메커니즘에 관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요법을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몸은 스스로 생명체를 회복시키는 경이로운 능력인 ‘항상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식습관, 운동, 수면 등 인간이 일상적으로 행하는 모든 활동을 야생의 것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누구나 운동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알지만 도대체 왜 그런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저 스트레스가 사라져서, 혹은 뭉친 근육이 풀어지거나 엔도르핀 수치가 높아져서라고 짐작할 뿐이다. 하지만 유쾌한 기분이 드는 진짜 이유는 운동을 해서 혈액을 뇌에 공급해주면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이때 근육이 발달하고 심장과 폐 기능이 개선되는 것은 부산물에 불과하다.”
실제로 운동은 우울증, 공포증 등의 기분장애뿐 아니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약물 중독, 임신 및 폐경기 증후군, 치매 등에 이르는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에도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아서 크레이머가 운동을 하지 않는 60~79세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그중 절반에게만 유산소운동을 시켰더니 6개월 후에 그들의 전두엽과 측두엽이 커진 사실을 알아냈다. 6개월간의 운동이 뇌의 중요 부위를 바꾸어버린 것이다.
레이티는 과학적이고 경험에 기초한 자료들을 근거로 하여 운동이 신체적 건강을 넘어서 뇌 건강, 즉 인간의 학습능력과 정신건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철저히 밝히고 있다.
“운동은 치료법보다는 예방법으로서 가치가 더 높다. 기분이 예전에 경험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가라앉기도 전에 나타나는 우울증의 첫째 증후는 바로 수면장애다. 잠들거나 깨어나기가 힘들거나, 혹은 둘 다 힘든 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나는 이런 증세를 수면 관성이라고 해석한다. 즉 멈춘 상태에서는 움직이기가 힘들고, 움직이는 상태에서는 멈추기가 힘든 상태다. 이렇게 수면장애가 발생하면 우선 활력이 줄어들고 만사에 흥미를 잃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당장 움직이는 것이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것이다. 하루 일과표에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당장 포함하는 것이다. 혹은 무용 강습에 등록할 수도 있다.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기 어려우면 당장 일어나서 걷기 운동을 하라. 매일 습관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개를 함께 데리고 가도 좋다. 어떻게 해서든 일과표를 바꾸어서 우울증으로부터 벗어나라.”
신경과학자 아서 크레이머가 이끄는 연구진은 운동하지 않는 59명(60~79세)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게만 6개월 동안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운동을 하게 했다. 비교집단은 스트레칭을 시켰다. 운동집단은 트레드밀 위에서 최대 심장박동 수치의 40% 정도로 천천히 걷기 시작해서 60~70%가 나올 정도로 점차 빠르게 달렸다. 이때 실험의 유일한 변수는 운동이었다.
6개월 뒤에 측정을 해보니 운동집단은 최대산소섭취량이 16%나 늘어났다. 최대산소섭취량은 산소를 처리하는 폐의 최대 능력, 즉 폐활량을 말한다. 하지만 선구적인 발견은 MRI 결과에서 나왔다. 운동으로 건강이 향상된 집단은 전두엽과 측두엽의 크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해마에서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지만, 대뇌피질의 크기가 커진다는 사실은 상상 밖의 일이었다.
존 레이티는 “6개월 동안의 운동이 뇌의 중요한 부위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라면서 “촬영 사진을 직접 살펴보니 운동집단의 뇌는 최소한 2~3년은 더 젊은 사람의 뇌처럼 보였다”고 전한다.
그렇다면 얼마만큼 운동해야 뇌를 튼튼하게 할 수 있을까? 레이티는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대답한다. 얼마만큼이 최선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몸이 건강할수록 뇌는 유연해지고 뇌의 인지 기능과 심리 기능도 보다 향상되고, 몸이 건강해지면 뇌는 저절로 건강해진다는 것.
그가 생각하는 최선의 운동법은 한 시간 정도의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여섯 번 하는 것이라고 한다. 4일은 중간 강도로 조금 오래, 2일은 높은 강도로 조금 짧게 하면 좋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걷기 운동부터 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가 조금씩 속도를 내서 달리게 되면, 뇌의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는 화학물질의 수치가 높아져 뇌의 회로가 튼튼해지고 스트레스 축이 강화된다. 그러면 사소한 스트레스는 물론, 감기에서 암에 이르는 온갖 질병에도 대항할 준비가 갖추어진다.
![]() ▲ 요즘 ‘맨발 걷기’ 열풍이 뜨겁다. 산과 숲, 바닷가, 도심 공원까지 전국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
◆ 박동창의 맨발 걷기 건강론
‘맨발 걷기’ 전도사 박동창은 숲길과 발에 주목한다. 발은 우리가 잊고 살지만, 우리의 체중을 지탱하며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고 제 할 일을 하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발은, 양말이나 신발 속에 갇혀 제대로 숨을 쉬지도 못하고 땀에 절어 지낸다. 박동창은 “발은 우리 몸의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걸을 때마다 발목 운동을 통해 심장에서 발끝까지 내려온 혈액을 다시 심장에 퍼올리는 펌프 역할을 한다”고 귀띔한다.
또 발바닥에는 온몸의 장기의 지압점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고 신경세포도 한쪽 발바닥에만 무려 20만 개가 모여 있다고 한다. 발바닥의 신경세포는 걷거나 뛸 때 발바닥에 느끼는 자극을 대뇌로 전달한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의 지압점과 감각신경을 자극해 여러 신체장기의 반응을 유도한다.
“맨발 걷기 치유의 비밀은 땅속 자유전자”라고 강조하는 박동창은 “숲길을 맨발로 걸으면 우리의 몸에는 접지(Earthing)를 통해 혈액이 묽어지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사람이 맨발로 땅을 밟거나 접지할 때 땅속의 음(-)전하를 띤 자유전자가 몸으로 올라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각종 만성질병과 현대 문명병을 치유한다고. 결국, 맨발 걷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질병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2016년부터 서울 강남 대모산에서 ‘무료 숲길 맨발 걷기로의 초대’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시민들과 함께 숲길 맨발 걷기를 하고 있다.
“우리가 땅을 밟는 순간, 땅 위에 있는 돌멩이, 나무뿌리, 나뭇가지 등 천연의 질료들이 우리들의 발바닥을 자극한다. 그리고 발바닥에 있는 온몸 장기의 지압점을 자극한다. 그것은 장기들의 혈액순환이 왕성해짐을 의미하고 외부 바이러스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숲길은 종합병원”이라고 강조하는 박동창은 맨발 걷기 치유의 이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맨발로 땅을 ‘접지’할 때 땅속의 자유전자들이 우리 몸에 들어와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첫째, 무궁무진한 음(-)전하를 띤 자유전자들이 몸 안으로 들어오면 양(+)전하를 띤 활성산소와 만나 중화된다. 활성산소는 몸속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악성 물질로 만병의 근원이자 염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를 통해 각종 만성질환들을 예방·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접지의 항산화 효과). 둘째, 자유전자는 적혈구의 표면전하를 올리고, 세포 간에 밀어내는 힘을 나타내는 제타전위(Zeta Potential)를 올려 혈액의 점도(Viscosity)를 낮추고, 혈류의 속도(Velocity)를 높여,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무서운 심혈관 질환, 뇌질환들을 예방·치유한다(접지의 혈액희석 효과).